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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세상 읽기
움직이는 경기,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일상의 경제 뉴스에서 ‘경기’라는 단어를 많이 보거나 들었을 것입니다. 경기는 한 나라 전체에서 경제가 활동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이상 사람들은 크든 작든 경기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생산이 늘거나 주는 일, 물가가 오르거나 내리는 일, 실업자 수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일 모두 경기에 관한 일입니다.

♦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경기
경기를 표현할 때 자주 쓰는 형용사 두 개가 있습니다. 바로 ‘좋다’와 ‘나쁘다’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경기가 좋아지는 상승 국면과 경기가 나빠지는 하강 국면은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을 경기 변동 또는 경기 순환이라고 부릅니다. 그림 1 에서와 같이 경기는 저점에 있다가 정점을 지난 다음 다시 저점에 이릅니다. 처음의 저점에서 정점에 이르기까지를 경기 상승 국면이라고 하고, 정점을 지나 다음 저점에 이르기까지를 경기 하강 국면이라고 합니다.

경기 상승 국면은 회복기와 확장기로, 경기 하강 국면은 후퇴기와 수축기로 나뉩니다. 생산과 소비 같은 경제 활동은 회복기에 점차 개선되기 시작해 확장기에 가장 활발해집니다. 이어 경제 활동은 후퇴기에 접어들면서 약화하기 시작하다가 수축기를 지나며 저점에 도달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제 활동이 활발할 때를 호황, 경제 활동이 침체될 때를 불황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듯 경제 활동은 여러 대내외 요인에 의해 무한히 상승하지도, 무한히 하강하지도 않으며 순환적 양상을 띱니다.


그림 1 에서 보듯 경기 변동은 실질 국내 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GDP는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 새롭게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합한 금액으로, 경제 활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에 적합한 지표입니다. 그런데 GDP는 물가 변동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습니다. 물가의 변동으로 인해 GDP가 증가하거나 감소했다면 실질적인 경제 활동이 변화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물가 요인을 제거한 실질 GDP 통계를 활용해 경기 변동을 분석합니다.2)
 
1) ICT는 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의 약자로, 정보 통신 기술을 의미함.
2) 물가 요인이 반영된 것은 명목 GDP라고 함. GDP와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경제로 세상 읽기> 2024년 1호 ‘우리에게 성장과 발전이 모두 필요한 이유’를 참고하기 바람.

♦ 경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 주는 경기 종합 지수
현재 우리나라의 경기가 어떤 상태인지, 앞으로 어떤 상태일지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경제 지표가 있습니다. 통계청이 매달 집계해 발표하는 경기 종합 지수가 그것입니다. 경기 종합 지수는 다시 선행 종합 지수, 동행 종합 지수, 후행 종합 지수로 나뉩니다. 선행 종합 지수는 실제 경기보다 앞서서 경기를 예측해 주는 지표이고, 동행 종합 지수는 현재의 실제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후행 종합 지수는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과거의 경기 변동을 검토할 때 활용됩니다. 현재의 경기를 판단하는 동행 종합 지수, 미래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 종합 지수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선행 종합 지수는 건설 수주액, 경제 심리 지수 등의 지표를 종합해 작성합니다. 건설 수주액은 건설업체들이 수주3)한 신규 프로젝트의 총금액을 뜻합니다.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장기적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건설 수주액이 증가하면, 건설업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에서 경제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건설 수주액이 감소하면, 당분간 경제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경제 심리 지수는 기업과 가계가 경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은 가계와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제 심리 지수를 통해 향후 경제 활동의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가계와 기업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면 소비와 투자를 늘릴 것이고,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면 소비와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행 종합 지수는 광공업 생산, 소매 판매액 등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광업 등에서의 생산 활동 수준을 측정한 지표로, 이를 통해 기업들이 상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지, 줄이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소매 판매액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나타내므로 가계의 소비 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소비는 생산과 마찬가지로 경제 활동의 핵심 요소로, 소매 판매액의 증가 또는 감소를 통해 경제 활동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광공업 생산, 소비 판매액 등 동행 종합 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지표들이 기준 연도보다 증가했다면, 경제 활동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수주란 제품 생산자가 계약 상대자로부터 생산 주문을 받는다는 의미임.

♦ 단기적인 경기 변동에 초점을 둔 순환 변동치
경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 발전, 인구 증가,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추세적 성장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림 1 에는 경기 변동 곡선에 장기 추세를 나타내는 직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 선이 바로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의미합니다.

경기 종합 지수 통계를 살펴보면 그림 2 에서와 같이 순환 변동치라는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순환 변동치란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추세를 배제하고, 오로지 경기의 단기적인 상승과 하강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 지표입니다. 순환 변동치가 100보다 크면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음을, 100보다 작으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순환 변동치는 정부의 경제 정책 결정, 기업과 소비자의 투자 및 지출 계획 수립, 투자자의 금융 시장 분석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선행 종합 지수와 동행 종합 지수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림 2 를 보면 2024년 들어 두 지수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선행 종합 지수에 반영된 경제 지표들이 예측한 대로 실제 경기가 움직이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때 두 지수가 괴리를 보입니다. 따라서 이때는 경제적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경기에 반영된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경기 변동에는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경기 종합 지수의 선행 종합 지수를 작성할 때 경제 심리 지수가 반영됩니다. 이 경제 심리 지수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가 담겨 있습니다. 이때 기업의 심리는 기업 경기 실사 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로 파악합니다. BSI는 경기 상황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조사해 지수로 만든 것으로,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해 발표합니다. 수치가 100 이상인 경우,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100 미만은 기업들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림 3 을 보면 업황 실적과 업황 전망으로 수치가 구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업황 실적은 현재 시점에서 판단한 것이며, 업황 전망은 미래의 경제 환경을 고려해 판단한 것입니다. 내수 부진과 지정학적 갈등 상황으로 인해 최근 기업 경기 실사 지수는 지속적으로 100 미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심리를 보여 주는 지표로는 한국은행이 집계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 지수(Composite Consumer Sentiment Index, CCSI)가 있습니다. 선행 종합 지수 작성에 반영되는 경제 심리 지수에서 가계의 심리는 소비자 동향 지수(Consumer Survey Index, CSI)를 통해 파악합니다. 현재 생활 형편, 가계 수입 전망, 소비 지출 전망 등 CSI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을 종합해 하나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 바로 소비자 심리 지수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림 4 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던 2022년에 이 지수가 100 미만에서 움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에는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소비자 심리 지수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경기 변동의 의미, 경기 변동을 판단하고 예측하는 지표, 경기에 영향을 주는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 지표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 추세 안에서 경기는 단기적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의 투자, 소비자의 지출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매달 발표되는 경기 지표들을 눈여겨보면서 현재의 경기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해 보면 어떨까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함께 만드는 <경제로 세상 읽기>는 매달 1편씩 ‘경제배움e+(econedu.go.kr)‘에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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