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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세상 읽기
K-아파트 이야기
KDI 2025년 3호 8p



 
  2024년 말, 걸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라는 노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는 ‘아파트’ 열풍에 휩싸였습니다. 로제는 이 곡을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해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노래의 인기에 힘입어 1980년대의 인기 가요인 윤수일의 ‘아파트’도 다시금 주목을 받았습니다. 흔히 대중가요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합니다. 과거부터, 현재의 K-팝까지 반복적으로 노래의 소재로 등장한 아파트. 이러한 현상은 아파트가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늘 관심을 이끈 대상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한국형 아파트(K-아파트)의 탄생

  아파트란 공동주택 양식의 하나로, 5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로 일정하게 구획하여 각각의 독립된 가구가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주거 형태를 말합니다.1) 경제 개발과 산업화로 인해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자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부족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아파트가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정된 토지 위에 주택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공급하는 데에는 아파트가 가장 효과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1930년대부터 단독 건물 또는 소규모의 형태로 건설되다가, 1960년대부터는 오늘날 아파트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단지형 아파트(여러 동의 아파트가 모여 하나의 단지를 이루는 형태의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아파트의 시대가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는 1962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대한주택공사(약칭: 주공)가 건립한 ‘마포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는 당초 10층으로 계획되어 엘리베이터와 중앙집중식 난방, 수세식 화장실 등을 갖춘 당시로서는 최고급의 초현대식 아파트로 구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설이 당시 전력과 기름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결국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으로, 난방은 가구별 연탄보일러로 변경되는 우여곡절 끝에 총 10개 동 642가구의 단지가 탄생하였습니다.2) 준공 초기에는 비싼 가격과 생소한 주거 형태로 인해 입주율이 절반도 안 될 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차츰 재력 있는 사람들이 입주하기 시작하고, 쾌적한 주거지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입주 희망자들이 몰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파트는 유행처럼 번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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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택법」 제2조 제3호, 「주택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 및 「건축법 시행령」 별표1 제2호 가목
2) 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 아파트 편」, 2016.



♦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는 2018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습니다. 즉, 두 집 중의 한 집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후 이 수치는 상승세를 이어가 가장 최근 발표된 통계에 의하면 2023년 기준 53.1%의 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독주택(28.4%), 연립/다세대(11.2%) 거주 가구 비율을 크게 앞서는 수치로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시(78.0%)이고,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도(25.7%)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아파트가 있을까요? 아파트가 포함된 주택 종류 통계는 1975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아파트의 비율이 1.9%에 불과했고 반면 단독주택의 비율은 92.6%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50여 년이 지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의 ‘주택 종류별 구성비’를 보면, 총주택 1,955만 호 중에서 아파트는 1,263만 호로 전체의 64.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주거 공간으로서의 아파트

  우리는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 세 가지로 의식주를 꼽습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 공간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필수재입니다. 그런데 서민이나 주거 빈곤층, 또는 청년이나 신혼부부와 같이 아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은 안정적인 주거지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계층의 주거 안정 차원에서 공공 재정이나 기금을 통해 직접 아파트를 지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공공분양 아파트나 공공임대 아파트 등이 그 예입니다. 그리고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을 위해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과 같은 저금리의 전용 대출 상품을 만들어 무주택 서민의 주택 구입을 돕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날 아파트는 세대별 주거 공간 뿐만 아니라 단지 내 공원과 같은 녹지 시설, 입주민 편의시설(놀이터, 어린이집, 경로당, 운동시설 등), 경비 및 보안 서비스 등을 갖추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되는 주거 형태로 꼽히고 있습니다.


♦ 자산으로서의 아파트

  아파트는 주거 공간일뿐만 아니라 가계의 주요 자산이기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부동산’으로서의 아파트를 의미합니다.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실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구 평균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5%에 달하며, 전·월세보증금까지 포함한다면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은 77.3%로 매우 높습니다. 앞서 살펴본 우리나라 가구의 거처 형태나 주택 종류별 구성비를 고려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 중에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2년에 발표한 보고서3)에 의하면 2006년 1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16년간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수익률은 4.0%로 정기예금(2.8%)보다 높았고, 같은 기간 코스피(KOSPI)의 연간 수익률(4.6%)보다는 다소 낮지만 가격 변동성은 훨씬 낮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주식과 예금 등 국내 다른 자산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위험은 낮고 가격 상승률은 높은 투자자산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아파트는 구조 및 입지의 동질성이 높아 매매가 쉽게 이루어져 자산으로서 유리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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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은행, 「자산으로서 우리나라 주택의 특징 및 시사점」, 2022.5.23.


  그런데 단순한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투기의 대상이 되면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사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빚을 내면 금융 시장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의 전반적인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아파트 시장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대출 관리 정책’이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소 수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구입 자금을 한 번에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파트를 구입할 때 금융 기관에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대출을 주택담보대출, 줄여서 ‘주담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을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습니다.4) 금융 기관은 이렇게 큰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하는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담보물의 가치나 대출자의 신용 등을 꼼꼼하게 따져 이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특정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거나 투기가 성행하는 경우 이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별도의 규제 지역을 설정하여 대출 조건을 강화하거나,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이 대출과 관련된 별도의 기준이나 상한선을 설정하기도 합니다.

  대출 규제는 주로 담보인정비율(LTV, Loan-to-Value),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to-Incom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의 상한을 조정하여 이루어집니다. LTV는 담보물인 주택 가치 대비 대출금의 비율, DTI는 연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과 기타 부채의 연간 이자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 DSR은 연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구입을 희망하는 아파트의 시세가 5억 원이고 LTV가 50% 적용되고 있다면 대출은 2억 5천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서 대출 신청자의 소득과 대출 상환금액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대출 한도가 결정됩니다. 주택 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 이러한 비율을 더 낮춰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반대의 경우 비율을 상향 조정해 대출 한도를 늘리기도 합니다. 또한 지역이나 개인별 상황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좀 더 강화한 ‘스트레스 DSR’ 제도가 마련되어 단계별로 실행되고 있습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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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5년 1분기 가계대출 잔액 1,810.3조 원 중 주택담보대출(개별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및 집단대출의 합) 잔액은 1,133.5조 원으로 62.6%를 차지하고 있음(한국은행, 2025.5.20.).
5)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 2025.5.20.


  아파트는 이제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이자 정부 정책의 핵심 대상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정책이 빠르게 쏟아지고 시장 상황도 급변하는 만큼,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흐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나와 무관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구나 언젠가는 집을 구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임효상 KDI 전문연구원
hyosang@kdi.re.kr
 
 
 
참고문헌
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 아파트 편」, 2016., https://theme.archives.go.kr/next/koreaOfRecord/apartment.do
국가기 록원 , 「마포아파트 항공사진(1963 촬영)」, https://theme.archives.go.kr/viewer/common/archWebViewer.do?singleDat
a=Y&archiveEventId=0051145235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 2025.5.20.
통계청,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 방식 결과」, 보도자료, 2024.7.29.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보도자료, 2024.12.9.
한국은행, 「자산으로서 우리나라 주택의 특징 및 시사점」, 2022.5.23.
한국은행, 「2025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 보도자료, 2025.5.20.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분양(일반) 공급 대상」, 2024.,https://www.lh.or.kr/main/img/sub/graph_img2_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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