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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세상 읽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대한민국의 특별한 여정
KDI 2025년 7호 7p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촌은 서로 긴밀히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와 지역 간의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남아 있습니다. 어떤 나라들은 높은 경제력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가 하면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빚어진 현상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전체가 참여해 장기간에 걸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국제사회가 빈곤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협력을 이어온 역사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특별한 여정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 공적개발원조(ODA)란 무엇인가요?

우리가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보면 조금씩 힘을 보태어 도와주듯, 국제사회도 기술, 지식 및 제도가 아직 충분히 보급되지 않아서 산업의 근대화와 경제개발이 뒤지고 있는 나라, 즉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와 사람들은 개발도상국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도로, 철도, 병원, 학교 등의 사회기반시설을 세워 주기도 하며, 교육과 기술훈련을 통해 자립을 돕기도 합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사회 개발을 지원하는 공공·민간 부문의 모든 활동을 국제개발협력이라고 합니다.

국제개발협력 과정에서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개발재원(Development Finance)1) 은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부를 비롯한 공적 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사회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라고 합니다.


ODA에 대한 정의는 개발협력을 제공하는 공여국(원조를 주는 나라)들의 협의체인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에 의해 1969년 도입되었습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 지원되는 자금이 ODA로 분류되기 위해서 다음의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우선, ODA는 공적기관이 제공하는 자금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개인이나 비정부기구, 민간기업이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자금은 ODA에 포함되지 않습니다.2) 다음으로 지원의 목적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복지 증진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상업적이나 군사적 목적으로 제공되는 자금은 ODA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이 아닌 OECD 개발원조위원회가 발표하는 협력대상국 및 다자개발기구 목록에 포함된 나라나 기구에 대한 지원만 ODA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상으로 빌려주는 자금의 경우, 이자율이 매우 낮아 증여의 성격이 강한 양허성 차관(Concessional Loan)만 ODA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1) 개발도상국의 개발에 사용되는 공적개발원조와 그 밖의 자금. 수출 신용, 투자금융 같은 기타공적자금과 해외직접투자 민간자금 그리고 NGO의 민간 증여 등이 포함(국무조정실, 2025)
2) 공적부문 재원’만 포함하므로 민간 자체 재원은 ODA가 아니지만, 정부 재원을 받아 NGO가 집행하는 경우는 ODA로 집계됨.


 
◆ ODA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ODA는 공여국(원조를 주는 나라)이 협력대상국(원조를 받는 나라)에 직접 지원하느냐, 국제기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느냐에 따라 양자원조(Bilateral Aid)와 다자원조(Multilateral Aid)로 구분됩니다. 양자원조는 다시 협력대상국의 상환의무에 따라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로 나뉩니다. 무상원조는 협력대상국이 상환할 의무 없이 현금, 현물, 기술 등을 지원받는 것으로, 법적 채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면 유상원조는 상환 의무가 있는 지원으로, 개발도상국이 민간 자금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받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자원조는 공여국이 UN 등의 국제기구 활동에 재정적으로 기여하거나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다자개발은행에 자본금을 출자함으로써 협력대상국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협력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도시의 부유한 동네를 선진국, 형편이 어려운 동네를 개발도상국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부유한 동네가 형편이 어려운 동네에 직접 도움을 주거나 지원하는 것을 ‘양자원조’라고 합니다. 이때 아무런 대가 없이 지원한다면 ‘무상원조’, 나중에 갚아야 하는 돈이지만 낮은 이자나 좋은 조건으로 빌려주는 경우는 ‘유상원조’에 해당합니다. 반면 부유한 동네가 직접 나서기보다 이 도시의 자선단체가 부유한 동네에서 돈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동네를 대신 돕는다면 이것이 바로 ‘다자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ODA를 지원하는 동기는 무엇인가요?

그렇다면 공여국이 협력대상국에 ODA를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일까요? 기본적인 목적은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협력대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에 있습니다. 하지만 공여국의 국가 이념이나 목표, 협력대상국과의 역사·문화적 관계에 따라 ODA를 제공하는 동기는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우선 빈곤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 보편의 도덕적 의무이므로 인도주의적 동기로 ODA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공여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간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외교적 동기로 ODA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 각 진영에는 세력 확장 및 외교적 지지 확보를 위한 원조 경쟁이 이루어졌는데, 미국이 전쟁으로 황폐화된 서유럽에 지원을 제공한 마셜 플랜(Marshall Plan)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상업적인 이익을 고려한 경제적 동기도 존재합니다. ODA를 통해 협력대상국의 산업 기반이 성장하면 장기적으로 공여국의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국산 상품과 인력으로 협력대상국에 원조를 제공하여 자국 시장을 개척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세계화로 인한 환경파괴와 기후변화, 질병 확산, 테러와 난민 사태와 같은 문제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고 전세계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라는 인식하에 상호의존적 동기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 ODA와 한국의 경제 발전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한동안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수원국(원조를 받는 나라)이었습니다. 1945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약 127억 달러의 원조를 지원받으며, 전쟁으로 파괴된 경제를 복구하고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1950년대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무상원조가 식량과 의약품 등 긴급구호 성격의 지원에 집중되었습니다. 이후 경제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경공업 중심의 지원이 이어졌습니다. 1960년대에 들어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본격 추진되면서 개발차관 등 유상원조가 확대되었고, 이를 통해 도로와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과 기간산업이 확충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고도성장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우리나라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이 수출 확대와 해외 진출 기반 확충 등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는 ODA를 확대하여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ODA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1987년에는 재무부가 300억 원을 출연하여 대외경제협력기금(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EDCF)을 설립하고, 운용을 한국수출입은행에 위탁했습니다. 이어 1991년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을 외무부 산하에 설치하여 무상원조를 전담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유·무상원조를 병행하는 본격적인 국제개발협력 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1995년 우리나라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ODA 수원국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2000년에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수원국 명단에서도 제외되어 원조를 받던 나라의 역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마침내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정식 가입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한 국가로 기록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우리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ODA 사업과 자문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지원하는 등 개발협력 분야에서 책임 있는 중견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성장 과정은 ODA를 활용한 경제·사회 발전의 좋은 모델로 국제사회에서 인식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과제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은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줄이고, 여성·아동·장애인·청소년 등 인권 취약계층의 인권을 향상시키며, 성평등의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 인도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고 개발도상국과의 경제협력관계를 증진하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것을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ODA도 이제 단순히 ‘도움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 함께 성장하는 협력의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지구촌 가족의 일원으로서 ODA를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여정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임효상 KDI 전문연구원 hyosang@kdi.re.kr

참고문서
국무조정실, 「2020 대한민국 ODA 백서」, 2020.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본부, 「2024 대한민국 ODA 백서」, 2025.4.
한국국제협력단, 「KOICA와 함께하는 국제개발협력 첫걸음」 강의자료, 2025.
관계부처 합동, 「’25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