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4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가 마비가 되면서 전 세계가 멈췄습니다. 은행에서는 송금 서비스가 멈췄고요. 그리고 병원에서는 여러 예약 시스템들이 마비가 되면서 환자들이 제시간에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항공권 발권이나 여러 가지 우리 일상의 많은 것들이 멈추는 아주 무서운 상황이었죠.
#2. 안녕하세요. 가천대학교 AI·소프트웨어학부 이주형 교수입니다.
#3. 에지 컴퓨팅에서 ‘에지가 어디를 의미하느냐‘에 대한 대답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4. 첫째, 데이터가 생성되는 기기 그 자체입니다. 간단한 얼굴 인식이나 번역과 같은 가벼운 AI 기능은 스마트폰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스마트폰이 에지 디바이스가 되는 것이죠. 둘째, 데이터와 생성되는 곳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에지 서버입니다. 스마트폰에서 직접 처리하기 힘든 AI 기능은 가까운 에지 서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통신사에서는 5G 기지국 근처에 에지 서버를 두고, 스마트폰에서 처리하기 힘든 기능들을 도와주면서 부가가치를 높이려고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기술을 멀티 엑세스 에지 컴퓨팅 기술이라고 합니다.
#5. 2024년 7월에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가 먹통이 됐을 때 다양한 서비스가 마비됐는데요. 항공사의 발권 서비스라든지 부가 서비스가 다 멈췄습니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업자가 자체 서버를 운영했었는데, 지금은 자체 서버를 운영하는 것보다 클라우드가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클라우드에 어떤 문제나 오류가 생겼을 때, 사업하는 모든 비즈니스가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와 달리 에지 컴퓨팅은 각 서비스가 이뤄지는 지점에 분산된 서버를 운영하기 때문에 만약 (한) 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그 특정 지역의 문제로 국한될 수 있다는 건데요. 클라우드에서 모든 서비스를 실행하면 편리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지만 반대 문제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여러 곳으로 확산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갖게 됩니다.
#6.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은 경쟁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인데요. 예를 들어, 챗GPT와 같은 범용 AI는 엄청난 연산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클라우드와 같은 엄청난 연산력을 바탕으로 학습이 필요하고요. 상대적으로 특정 타겟을 위한 AI 서비스, 반응 속도가 중요한 AI 서비스 같은 경우는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에지 컴퓨팅으로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AI의 보안 등급, 그리고 AI 모델의 규모 등 여러 가지 요구 사항에 따라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이 협동하면서 다양한 AI 서비스들을 만들어 내는 거죠.
#7. 에지 컴퓨팅의 장점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다 보니까 (에지 컴퓨팅은) 훨씬 더 빠른 AI 처리가 가능합니다. 두번째는 비용인데요. 클라우드로 모든 데이타를 전송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 처리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버 부담도 줄어들고, 네트워크 전송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보안입니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데,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낸다면 때로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곳, 내가 소유한, 내가 믿을 수 있는 에지 서버에서 AI 처리를 할 수 있으면 훨씬 더 안전한 AI 서비스 확산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8. 어떤 광고를 볼 때 사용자의 연령대나 성별을 식별해서 맞춤형 광고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에지 컴퓨팅을 적용하고 있고요. 화재를 빨리 인식해서 긴급 의료 서비스를 호출하기 위해서도 에지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는 원격 진료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할 때는 반응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에지 컴퓨팅을 적용한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었고요. 스마트 팩토리의 경우, 로봇을 제어하고, 관리하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데요. 이를 클라우드로 하게 되면 반응 속도도 느리고, 회사의 굉장히 중요한 기밀 데이타가 수집되다 보니 에지 컴퓨팅과 5G를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9. 에지 컴퓨팅의 시대가 온 건 아니고 에지 컴퓨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은 영역에서 에지 컴퓨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클라우드 컴퓨팅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에지 컴퓨팅의 비중이 늘어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과 공존하면서 상호작용을 할 겁니다.
#10.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의 흐름은 돌고 돕니다. 마치 유행처럼 말이죠. 다시금 돌아온 분산 컴퓨팅 시대, 에지 컴퓨팅은 AI를 위한 기찻길 같은 핵심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에지 컴퓨팅 기술은 반도체, AI, 시스템 설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 사이에 협업이 필요합니다. 에지 컴퓨팅 생태계를 잘 구축해서 미래 AI의 먹거리를 많이 발굴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