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기 라면이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바로 그 라면이죠. 그리고, 1971년에는 라면을 컵에 담아 파는 컵라면이 등장했습니다.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더 자유로워졌지만 컵에 담긴 것은 변함없는 ‘라면’이었죠. 오늘 소개할 개념은 이 라면, 아니 토큰증권입니다.
#2.
라면은 쫄깃한 ‘면’과 맛을 완성하는 ‘스프’로 구성됩니다.
컵라면은 라면을 컵에 담았을 뿐, 라면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죠.
토큰증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증권이라는 라면을, 토큰이라는 컵에 담은 것이죠.
#3.
그렇다면 토큰에 담긴 증권이란 무엇일까요?
증권이란, 말 그대로 재산상의 권리를 증명하는 문서입니다.
‘이 회사의 주인은 나야’, ‘나한테 돈을 갚아야 해’ ‘내가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나눠줘’와 같은 권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권리를 눈에 보이는 문서에 담아 사고팔 수 있게 되면 어떨까요?
기업은 회사의 주인이 될 권리인 주식이나 미래에 돈을 갚겠다는 약속을 담은 채권을 팔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합니다. 정부도 국채를 통해 나라 살림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죠.
이 모든 행위가 바로, 증권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는 해당 증권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겠죠.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상의 권리를 누구나 사고팔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문서에 담은 것.
그것이 바로 증권의 본질입니다.
#4.
자, 이제 증권을 토큰에 담을 차례입니다. 토큰은 그리 낯선 개념이 아닙니다.
과거에 버스비 대신 사용하던 버스 토큰을 기억하시나요?
이처럼 토큰이란 특정한 가치나 권리를 담고 있어, 약속된 재화나 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 교환권 같은 개념입니다.
오늘날 금융에서는 이 토큰의 개념을 디지털 세계로 옮겨왔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합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복제가 너무 쉽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토큰의 안전한 디지털화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블록체인은 여러 사람의 컴퓨터에 장부를 나누어 기록하기 때문에 위조나 변조가 어렵습니다.
덕분에 디지털 토큰의 진위 여부를 증명할 수 있죠.
이렇게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와 안전성을 입힌 디지털 그릇이 됩니다.
#5.
컵라면의 등장으로 우리는 라면을 비교적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디지털 그릇에 담긴 증권, 토큰증권은 어떨까요?
기존 증권은 중앙기관이 장부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죠. 하지만 토큰증권은 다릅니다.
여러 이용자의 블록체인에 장부가 안전하게 기록되기 때문에 중앙기관이 장부를 모두 확인할 필요가 없죠.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면, 배당이나 정산 같은 업무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거래 속도가 매우 빨라집니다.
과거에는 주식이나 채권처럼, 딱 정해진 틀에 맞춘 증권 위주로 거래되었지만 이제 기존 증권으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시장도 열리게 됩니다.
부동산 월세 수익, 고가 미술 작품 사용료, 음악 저작권 수익처럼 기존에는 거래가 어려웠던 권리들까지 말이죠.
#6.
컵에 담긴 라면이 편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더 좋은 맛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토큰에 담긴 자산과 증권의 적정 가격을 평가하기 어렵고, 해킹의 위험이 있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이 아직 미흡한 편이죠.
따라서 화려한 포장 기술보다 그 안에 담긴 본질을 보는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라면을 컵에 담는 기술은 우리 삶을 더 편하고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증권을 토큰에 담는 기술은 우리 금융 생활을 얼마나 더 자유롭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