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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레거시 반도체 정책 현황 및 시사점
한국무역협회
2024.07.18
한국무역협회는 주요국의 레거시 반도체 정책 현황 및 시사점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최근 레거시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음. 기존에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을 세계 선진 수준으로 도약시킬 것을 선언했으나,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차질이 빚어졌음. 네덜란드 ASML사의 EUV 장비를 단 한 대도 공급받지 못했으며,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통제 리스트(Entity List)’에 오르면서 반도체 장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음. 이에 중국 정부는 제재 대상이 아닌 범용의 레거시 반도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확대했으며, 첨단 장비 조달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전 세계 반도체 신규 투자의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투자를 지속했음.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전 세계 반도체 공급에서 중국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28나노 이상의 레거시 반도체에서 중국의 생산능력 비중이 2028년 3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

- 향후 레거시 반도체에서 대중국 의존도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음. 美 하원 중국 특위는 중국이 레거시 반도체 시장을 장악할 경우 미국의 군사 능력이 중국에 의존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레거시 반도체 분야에서 대중국 제재를 강조했음. 이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범위는 레거시 분야까지 확장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기존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조치는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등 첨단 부분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2023년부터 미국이 네덜란드 ASML사에 EUV 장비보다 한 단계 사양이 낮은 심자외선 노광장비(DUV)까지 대중국 수출통제를 요구했으며, 2024년에는 네덜란드와 일본을 넘어 한국에까지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음. 또한 2024년 1월 미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 조달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공급망 조사를 착수하는 등 첨단 반도체에 이어 레거시 분야에서까지 대중국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으며, 레거시 반도체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으며 EU와 일본 등 동맹국과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도 했음.

- 레거시 반도체 특성상 비용과 편익 고려 시 개별 기업 차원에서 설비를 확장하는데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름.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반도체와 달리 수익률이 높지 않아 신규 투자 유인이 크지 않은데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상황 하에 국내 기업들이 쉽게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임. 또한 미국과 일본, EU 등 주요국에서도 레거시 반도체를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지원법을 제정하여 동법 하에 레거시 설비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다수 발표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우려가 있음. 레거시 반도체는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자동차용 반도체나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중단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었던 것처럼 범용 부품이라도 해외 의존이 과도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국내 수요에 맞춰 레거시 반도체 산업 육성과 안정적인 해외 조달처 확보 등 장기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