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베트남의 정치지형 급변에 따른 정치환경과 대내외 정책방향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2023년 초부터 시작된 정치국원의 연이은 사임과 응우옌푸쫑 총비서의 사망은 베트남의 정치지형을 전례 없이 급변하게 만듦. 응우옌쑤언푹 제10대 국가주석(대통령), 보반트엉 제11대 국가주석, 브엉딩후에 국회의장, 쯔엉티마이 서기국상무 등 정치국원 7명이 불과 1년 반 사이에 사임하였고, 뒤이어 국가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총비서가 2024년 7월 19일 사망하였으며, 공안부장관 또럼이 국가주석에 오르고 4명이 신규로 정치국원에 선임됨. 총비서의 사망을 제외한 정치국원의 연이은 사임은 ‘당규 위반’으로 발표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해임 또는 경질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데, 주요 배경으로는 △ 응우옌푸쫑 총비서와 또럼 당시 공안부장관이 주도한 반부패 캠페인, △ 당내 권력다툼 또는 파벌싸움, △ 최근 도입된 사퇴문화 등을 들 수 있음.
- 최근의 이러한 변화는 베트남의 정치지형과 정치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표적으로는 사회주의체제 수호와 공산당 역할 강조, 반부패 캠페인의 지속과 사퇴문화 정착, 또럼 국가주석의 경쟁력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됨. 특히 또럼 국가주석은 총비서 임시대행을 통해 당 최고 영도기관과 최고정책결정기관을 통솔하게 됨과 동시에 정치적 라이벌들이 대거 물러남에 따라 차기 총비서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짐.
- 정치지형 급변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대내외 정책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나 △ 체제 강화 추진, △ 경제정책의 추동력 약화와 비즈니스 환경 악화, △ 상대적인 친중정책 추진 등도 예상됨. 무엇보다 사회주의 시장경제 창안자가 사망하고 과학이나 경제 전문가가 정치국에서 대거 물러났다는 점은 베트남 정책수립 과정에서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 변동이나 추진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으며, 정부 내 의사결정 공백, 인허가 지연, 대형 인프라 사업 추진 지연 등을 통해 비즈니스 환경의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음.
- 한국은 전례 없는 정치적 변화를 겪고 있는 베트남에 대해 모든 시나리오를 점검함과 동시에 ‘포스트 응우옌푸쫑’ 시대를 대비할 필요가 있음. 호찌민 사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응우옌푸쫑 총비서의 사망이 주는 의미와 그의 사후 펼쳐질 베트남의 대내외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이에 더해 최근 나타난 정치국원의 잇따른 사임과 그로 인한 정치지형 급변, 더 나아가 ‘포스트 응우옌푸쫑’을 향한 권력투쟁이나 파벌싸움과 2026년 1월 개최될 제14차 전당대회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음. 베트남이 한국의 최대 경제협력국이자 글로벌 공급망 및 외교안보의 핵심 파트너인 점을 고려해 최근의 정치적 격변으로 인한 정책변화 가능성과 양국 간 경협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