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은 중소·중견 기업 지원정책의 전환방안을 모색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전 세계적으로 ‘산업정책’이 귀환하고 있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 발생하였고, 미·중을 비롯한 선진국 간의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었음. 이에 반도체, 인공지능, 탄소중립 산업 등 전략적 분야에서 자국의 경제와 기술을 우선시 하며 적극적으로 정부가 개입하는 ‘뉴 워싱턴 컨센서스’가 새로운 국제 경제 질서로 부상하였음.
- 선별적 산업정책의 주요 전형 중 하나에 해당하는 ‘국가 챔피언(National champion) 기업 육성정책’은 정부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선정하여 재정 및 기술개발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을 돕는 산업정책에 해당함.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은 성공할 경우 해당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발전하여 경제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분야에서 경제안보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은 기술, 에너지, 방위 등 국가 이익에 중요한 전략적 분야에서 합작사 설립(예: 일본의 르네사스, 라피더스 등)을 지원하거나, 특정 산업의 대기업을 육성(예: 유럽의 Airbus, 한국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음 하지만 국내외 연구에서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며, 각국의 다양한 사례나 효과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 본 연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유망 기업을 선별하여 글로벌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함. 대표적으로 ‘월드클래스300’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기업 육성을 통해 성장동력과 질 좋은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2011년부터 매년 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소수의 기업을 선별하여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수행되고 있음. 이 외에도 ‘글로벌 강소기업 1,000+’, ‘강소기업 100+’, ‘그린뉴딜 유망기업육성 100’ 등 다수 정책이 유사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시행되고 있음. 한편,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신규 사업으로 ‘도약(Jump-up)’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유망 기업에 대해 컨설팅과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 있음.
- 본고에서는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 중 하나인 월드클래스300 사업의 시행 방식과 효과를 분석함. 이를 바탕으로 정책 지원 방식의 실효성을 논의하고, 지원방식 전환을 통해 정책의 효과성을 제고할 가능성을 제시함. 특히 국가 챔피언 기업 육성정책의 수단을 단기적인 보조금 지원에서 벗어나 성장 병목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실질적’ 지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함. 이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들이 직면한 성장 병목 현상은 해당 기업의 특수한 문제로서 단순한 보조금 지원만으로는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임. 이에 따라 해외에서 적용된 사례를 참고하여 기업의 개별적인 수요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른바 ‘비스포크(bespoke)’ 방식의 새로운 지원 모델을 제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