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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동향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통일문제: 노동시장과 사회보장
통일연구원
2025.02.05
통일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통일문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한반도 통일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나와 있지만 통일여건은 계속 변하고 있으므로 재검토와 수정?보완 작업이 필요함. 가장 중요한 변화는 남북한에서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임. 남한은 출산율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떨어져 20년 후에는 세계 최고의 초고령 사회가 되고 총인구와 생산연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할 전망임. 북한에서도 남한보다는 속도가 훨씬 느리지만 역시 저출산?고령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임. 더욱이 통일이 되면 북한의 출산율은 더 떨어지고 기대수명은 상승해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큼.

- 저출산?고령화는 통일?통합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 과거에는 남북한 소득격차가 매우 크고 북한 인구가 남한의 절반 정도로 상당히 많아 노동시장 통합의 부정적 충격이 클 수 있으므로 통일 초기 일정 기간 이주를 통제하고 이주 허가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음.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저출산?고령화로 남한의 인력 부족이 심해질 전망이므로 이제는 훨씬 전향적인 통합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임. 통일 초기 일정 기간 이주 허가제를 실시하더라도 이주 허용 규모를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대폭 확대하고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 주민의 권리를 외국인의 경우보다 훨씬 폭넓게 인정해야 할 것임. 또한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이주 자유화로 이행해 통일 취지를 구현하고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함.

- 반면 사회보장 통합에 대해서는 신중한 정책이 필요함. 통일이 되면 저소득층인 북한 주민을 위한 사회보장이 필요해질 뿐 아니라 통일한국 전체의 고령화에 따라 사회보장 지출소요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임. 이 점을 고려해 북한에도 남한식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되 관련 제도 및 재정을 남북한 간에 장기간 분리운영하고 북한 주민을 위한 혜택을 남한 주민보다 훨씬 낮게 설정하는 차등화 방안을 제안함. 북한에 남아 있는 북한 주민에게는 공공부조와 사회보험 등 제반 사회보장제도를 도입?적용하지만, 이에 따른 혜택 수준은 남한보다 훨씬 낮게 설정하고 그 격차는 북한의 경제성장에 따라 남북한 소득격차가 해소되는 속도에 맞춰 점차 축소해 나감. 남한으로 내려와 취업활동을 하는 북한 주민은 남한 사회보험에 가입해 남한 주민과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지만 공공부조 수급 대상에서는 제외함.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이 공공부조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될 경우 북한으로 귀환해 북한에 적합한 수준의 급여를 받게 함.

- 본 연구에서 수행한 남북한 경제성장 및 소득수준 전망을 전제로, 위와 같은 방식의 사회보장제도 분리운영 및 차등화 방안을 적용할 경우,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을 위한 사회보장 지출 소요(고용?산재보험 등 일부는 제외)는 남한 GDP 대비 3% 이내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됨. 요컨대 저출산?고령화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적절한 분리운영 및 차등화 방안을 도입한다면 통일 이후 사회보장을 위한 재정부담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