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은 글로벌 탈달러화 동향 및 시사점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 최근 국제금융체제에서 달러화 비중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음. 이는 단순히 외환보유액 구성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국제금융질서 전반에서 달러 중심 구조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을 반영함.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 규모와 깊이 있는 금융시장, 군사·외교적 영향력을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달러를 대체할 완전한 국제통화는 부재함. 그러나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과도한 재정적자 확대는 달러 패권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확대시키고 있음.
- 국제금융시장은 이에 대응해 점차 다극화(multipolarization)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 일부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결제 인프라 차원에서는 SWIFT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대체 결제망의 확대와 실험이 진행 중임. 민간 부문에서도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무역결제, 자산운용, 투자전략에서 점차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통화 기반의 거래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음. 이러한 변화는 당장의 달러 패권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제금융질서가 보다 다원적이고 분산된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함.
- 한국은 이러한 구조 변화를 리스크 관리와 기회 요인 모두로 인식해야 함.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 안정과 달러 의존도 완화가 필요하며, 외환보유액 구성의 다변화와 시장 대응력 제고가 중요함.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국제화, 역내 결제·금융 인프라 참여, 국제금융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변화하는 질서 속에서 금융주권을 강화해야 함. 요컨대, 탈달러화는 단일 기축통화의 대체보다는 국제금융질서의 점진적 전환을 의미하며, 한국은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