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비(非)대면채널 시대 개막

강서진 KB 경영연구소 연구원 | 2015년 08월호

인터넷 전문은행이란, 영업점 없이(또는 소수의 영업점 운영) 은행업무의 대부분을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영위하는 은행을 의미한다. 1990년대 IT 발전과 함께 인터넷 이용률이 증가하고 음반·영화 등 전 산업에 걸쳐 온라인 채널 혁신이 일어나면서, 은행 산업에서도 인터넷을 주 영업채널로 활용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했다. ·적금 등의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번거롭게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집이나 회사에서 편하게 온라인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기본적으로 무점포 영업을 통한 저렴한 업무처리비용으로 기존 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며, 온라인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어 지역적 활동영역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 구조조정기 거쳐 성장단계 진입 

인터넷 전문은행은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뱅킹과 유사해 보이지만, 핵심 영업채널, 법적 실체 등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은행이 오프라인 지점을 기반으로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추가적인 고객 접점 확보 차원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온라인을 핵심 영업 채널 또는 유일한 영업채널로 활용한다. 또한 인터넷 전문은행은 자체가 개별 독립회사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은행 내 영업채널 또는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는 인터넷 뱅킹과 상이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세계 최초로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199510월 미국에서 설립된 이후 유럽·일본 등 전세계로 확산됐다. 인터넷의 활성화와 금융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 말까지 미국에서만 40개 이상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도입 초기 IT붐에 힘입어 새로운 금융거래의 주류를 형성할 듯 보였으나, 낮은 브랜드 인지도,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 투자 실패 등이 맞물려 2001~2006년에만 미국에서 11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영업을 중단하는 등 급격한 구조조정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 전략으로 영업실적이 향상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일부 인터넷 전문은행을 중심으로 기존 상업은행들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20149월 말 총자산 기준으로 미국 50대 은행에 6개 인터넷 전문은행이 순위에 올랐으며, 일본의 SBI(Sumishin Net Bank)는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 최초로 예금규모 3조 엔을 달성하며 일본 은행 전체 37(105개 지역은행 기준)를 기록하는 등 위상이 증대됐다.


미국의 경우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지점기반 은행 대신 인터넷을 영업채널로 활용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거나, 일부 자동차 제조회사(GM·BMW)가 자동차금융(auto-financing)에 특화하며 진출했다. 이들은 온라인채널에서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 고객의 예금을 빠르게 확보했으며, 이 자금을 설립 주체의 영역에 따라 특화된 대출상품으로 운용하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Discover, American Express 같은 카드사가 설립 주체인 은행들은 카드론과 학자금대출, 정부지원기업이 모태인 Sallie Mae Bank는 학자금대출 등 교육관련 대출에 특화하며 기존 은행들의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특히 자동차회사 GM이 모태인 Ally Bank는 자동차구매대출, 딜러전용대출 등 모회사의 고객기반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 내 자산 기준 2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의 보안성과 확실한 수익 모델 확보가 관건 

일본의 경우 개별 회사의 독자 진출보다는, 금융 및 IT 기업의 연합이나 금융권역 간 연합 등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Bank of Tokyo Mitsubishi UFJ2위 통신사인 KDDI가 합작하여 설립한 Jibun Bank는 은행과 이동통신사가 결합한 모바일 전문은행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바일 채널을 통한 거래의 편의성 개선에 주력했다. 계좌개설 시 고객이 운전면허증 등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은행에 전송하면 신속하게 본인 확인이 완료되는 기술을 적용한 것이 한 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Rakuten그룹이 설립한 Rakuten Bank는 그룹 계열사에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룹 전체의 로열티 프로그램인 슈퍼포인트(Super Point)’를 도입해 고객이 자신의 등급에 따라 획득한 포인트를 각종 수수료 납부에 활용하거나 Rakuten의 전체 계열사 서비스 구매에 사용이 가능토록 해 그룹 전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핀테크의 꽃이 될까 

한국에도 인터넷 전문은행이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18, IT를 활용해 한국 금융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소유 규제를 완화(현행 4%50%)해 창의적이고 혁신성을 갖춘 ICT 기업 등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계좌개설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비대면 확인 방식을 허용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다음카카오가 일찍이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했고, 인터파크, KG이니시스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PG사 등도 설립을 추진하며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은행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은 고객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정체되었던 국내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도 결국 은행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객 편의성뿐 아니라 거래의 보안성도 담보되어야 하며 고객에게 높은 예금금리로 수익을 돌려줄 수 있도록 확실한 수익모델도 확보해야 한다. 최근 논의사항들이 너무 고객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고객의 가치를 제고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인터넷사업자를 위해 결제 업무를 대행해 주는 업체로, Payment Gateway 앞 철자를 따 편의상 PG사로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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