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산업-친환경ㆍ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신을 꿈꾼다!

유성임/KDI 경제정보센터 | 2009년 05월호

 “짜게 먹는 사람과 싱겁게 먹는 사람 중 누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살까?”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싱겁게 먹는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정답은 “둘 다 일찍 죽는다”다. 미국의학저널의 2006년 발표에 따르면 소금을 적게 섭취한 사람이 적당히 먹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7%가량 높다고 한다. 적게 먹어도 많이 먹어도 몸에 탈이 나는 소금. 하지만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존재인 소금.

 

 천일염 식탁에 오르다
소금은 크게 바닷물을 증발시킨 천일염, 바닷물을 전기분해한 기계염, 소금을 재처리ㆍ가공한 제재염, 염호나 광산에서 캐낸 암염 등이 있다. 전세계 인류가 사용하는 소금의 70%는 암염을 캐내어 만든 것이며, 바닷물을 원료로 하여 만드는 소금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섭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염은 전체 소비량의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는 전부 공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소비량 340만톤 중 식용은 63만톤에 불과하고 나머지 277만톤이 공업용이었다. 공업용 소금은 주로 염료, 비누, 폴리염화비닐(PVC) 등에 쓰인다.
 우리나라는 필요한 소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소금 생산량은 2007년에 49만톤으로 이 중 천일염이 32만톤, 기계염이 17만톤이다. 나머지는 수입하고 있는데, 주요 수입국은 호주, 멕시코, 중국 등이며, 수입금액은 1억4천만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에는 암염이 없기 때문에 천일염과 기계염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천일염의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다. 1907년에 경기도 주안에 염전을 조성한 것이 시초다. 그 이전까지는 자염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했는데,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법이다.
 천일염이 우리나라 소금 생산량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지난해까지 천일염은 광물로 분류돼 공업용으로 규정돼 와 식탁에 오르지 못했다.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모래나 흙 등 불순물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천일염은 장류, 김치, 젓갈 등을 담그는 데에만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천일염이 기계염에 비해 염도는 낮은 반면 기계염에는 없는 인체에 유익한 각종 미네랄이 들어 있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천일염이 재조명되기 시작했고, 드디어 2008년 염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세계 명품 소금과 견주어도 손색없어
 우리나라 최대 천일염 생산지는 전라남도로 전체 생산량의 85%가 신안 등 전남 서해안 갯벌에서 생산된다. 2008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 천일염 허가 면적은 4,649ha인데, 이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3,330ha가 전남에 위치해 있다. 허가 업체수도 전국 1,268개 가운데 89%에 해당하는 1,134개가 전남에 있다. 특히 전남에서도 신안군은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64%, 전남 생산량의 73%를 차지하는 국내 제일의 소금 생산지로 2008년 12월에 천일염 산업특구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소금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안군 증도면에 위치한 태평염전을 찾았다.


 태평염전은 단일염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40만평으로, 연간 1만5천톤의 소금을 생산하여 약 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구술 차장에게 국내산 천일염이 왜 특히 좋다고 하는지 궁금하다고 하자 “갯벌 천일염이기 때문입니다. 갯벌에는 각종 미생물이 사는데, 염전의 염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미생물들은 각종 미네랄을 토해 놓고 죽습니다. 그래서 갯벌 천일염에는 미네랄이 많은 것입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은 캐나다 동부 해안,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 등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지형적인 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 갯벌에는 미네랄과 유기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국내산 천일염은 미네랄 함량이 높으며, 그중에서도 칼륨과 마그네슘은 수입산에 비해 3배 정도가 많다고 한다. 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됨에 따라 대기업의 참여나 수출 등이 활발할 것 같다고 하자, “대기업 OEM 방식의 생산이나 수출의 경우 ISO와 같은 인증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데, 우리 같은 큰 업체는 ISO 인증을 갖추고 있지만 국내 업체 대부분이 규모가 영세해 어려운 상황입니다.” 프랑스 게랑드 소금이 세계 명품 소금으로 알려져 있는데 품질이 궁금하다고 하자 “품질은 신안의 천일염이 훨씬 좋습니다. 게랑드 소금이 유명한 것은 품질보다는 문화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해외 유명인사를 동원한 홍보를 통해 ‘프랑스=천일염’을 각국에 인식시키고, 염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천일염 홍보가 되겠죠. 또한 굵은 소금을 포함해 비누, 캐러멜,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이제 시작이다. 오랫동안 광물로 여겨져 왔고, 1997년 소금시장 완전 개방 이후 가격경쟁력에서 수입산에 밀려 국내 염전이 대부분 폐전되면서 생산기반도 취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천일염의 식품 인정을 계기로 소금산업을 친환경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염전의 안전성 기반 확보, 연구개발, 유통시스템 개선, 홍보강화 등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세계적인 품질을 갖춘 우리의 천일염이 세계 명품으로 발돋움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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