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규제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에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경제 분야 총괄·조정 부처로서 경제관계장관회의, 무역투자진흥회의 등을 운영하면서 보건·의료, 관광, 금융 등 여러 부처에 관련된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조정함으로써 정부 전체적인 규제개혁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기획재정부 소관 업무와 관련해선 외국환·공공조달·민간투자 등과 관련된 기업투자 장애요소를 속도감 있게 제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외국환 관리, 사전 예방·통제에서 사후 모니터링·지원으로
외국환 관련 규제는 기재부 전체 규제 건수의 30%를 차지할 만큼 그동안 사전예방과 통제 위주로 운영돼 왔으나, 대외경제 규모에 걸맞도록 국민과 기업의 편의 제고를 위해 사후 모니터링 및 지원강화 방향으로 전환했다.
2014년에는 소액송금을 자유화해 은행 확인이 불필요한 송금한도를 1천달러에서 2천달러로 확대했으며, 기업의 대외채권 회수기한은 1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금액에 관계없이 사전신고제로 운영하던 해외직접투자 역시 누적 50만달러 이하의 경우는 사후보고로 전환했고, 지급수단 반출입 신고위반 시 일률 형벌 처리하던 것을 2만달러 이하 경미한 금액은 과태료로 전환해 범죄자 양산을 막도록 개선했다.
2015년에는 외화차입요건 완화 등 대형증권사의 외국환 업무 제약을 은행 수준으로 대폭 완화해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이미 해외 LNG 플랜트사업에 참여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또한 직구·역직구 시장의 거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PaymentGateway)에도 외국환업무를 허용, 지난 12월 기준 KG이니시스, 한국사이버결제, 엘지U+결제 등 16개 업체가 이미 외국환업무를 등록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 6월에는 이러한 외환정책 방향을 체계화하기 위해 자본거래 사전신고제 원칙적 폐지, 대외채권 회수의무 폐지, 외환이체업 도입 등을 담은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발표했으며, 이를 법제화하기 위해 1998년 「외국환거래법」 제정 이후 16년 만에 대대적인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내 공공조달시장은 GDP의 약 7.5% 수준인 연간 112조원 규모로, 기재부는 공공조달시장의 막대한 구매력을 활용해 내수시장 활성화와 창업기업 및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다각적인 규제개선을 추진해 왔다. 먼저 조달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주계약자 방식 공동도급 확대, 종합심사낙찰제의 공동도급 평가방식 개선 등을 통해 공공공사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체급별 경쟁을 통해 보다 쉽게 낙찰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공공계약과 관련한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계약업체의 단독 소유를 허용했으며, 물품 납품가격의 적정성을 제고하도록 낙찰자 결정을 최저가 낙찰제에서 적격심사로 개편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 개선을 지속 요구해온 실적공사비 제도를 표준시장단가제로 개선해 공사비 산정 시 현행 계약단가 외에 시공단가, 입찰단가 등 다양한 시장거래가격을 활용하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론 현행 가격 중심의 기존 낙찰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수행능력 및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 고려하는 ‘최적가치 낙찰제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300억원 이상 공사는 종합심사낙찰제로 전면 전환하는 내용의 국가계약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이와 함께 계약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8월 공공기관 퇴직자가 임원으로 근무하는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금지했고, 공공기관에서 입찰비리 발생 시 단위 계약업무를 2년간 조달청에 의무 위탁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으며, 2015년 6월에는 자의적인 입찰공고기간 단축을 막기 위해 긴급입찰사유를 법령에 규정했다.
전면적 규제완화로 민간투자시장 활성화
지난 20년간 민간투자사업은 부족한 재정을 보완, 시중의 풍부한 여유자금으로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을 제때 확충하는 데 기여해 왔으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 수익성 악화 등으로 최근 투자 규모가 지속 감소해 왔다.
기재부는 지난 4월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전면 철폐하는 내용의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BTO-rs(BTO-risk sharing, 위험분담형), BTO-a(BTO-adjusted, 손익공유형)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정부와 민간이 사업리스크 및 수익을 합리적으로 분담함으로써 민간기업의 요구수익률 및 자금조달비용을 낮춰 투자유인을 높이는 방식이다. 경쟁적 협의절차 등 신속추진절차(Fast Track)를 도입해 사업 소요기간을 현행의 4분의 1까지 대폭 단축하고, 건설기간 중 최소자기자본비율 인하 및 산업기반 신용보증기금 지원사업당 보증한도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동원 부담도 덜어줬다. 이러한 대대적인 규제완화 및 새로운 민간투자 사업방식 도입으로 인해 최근 민간투자사업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서울-세종 민자고속도로 및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현재 총 1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논의 중에 있다.
서비스산업의 제조업과의 전후방 연계효과, 높은 고용창출 효과 등을 생각해볼 때 서비스산업 육성은 저성장과 청년실업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기도 하다. 기재부는 유망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중심으로 6개월 단위로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해 왔다. 2014년 8월 보건·의료, 교육, 관광, 금융, SW, 콘텐츠, 물류 등 7대 유망 서비스산업을 선정해 이를 육성하기 위한 135개 정책과제를 발표했으며, 2015년 1월 25조원 이상의 투자효과와 신산업 발전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 시내면세점 추가 개설, 복합리조트 추가유치 등 4개 분야 53개 과제의 관광인프라 확충방안을 발표했다. 또 7월에는 관광산업·벤처·건축투자 등 성과의 조기 확산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회복을 선도할 수 있도록 5조원 이상의 투자효과를 갖는 223개의 과제를 확정·발표했다. 또한 장기 비전 아래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2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 법안은 여러 해 의료 영리화 등 정치적 논쟁에 휘말려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옴부즈만실 조사(2014년 말) 결과 규제개혁에 만족하는 기업은 13.4%에 불과했으며, 중소기업중앙회(2015년 초) 조사기업 중 59.3%가 아직도 규제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개선방안이 마련돼도 실제 현장에서 집행되기까지는 장시간이 소요되고, 일선기관의 집행절차나 담당공무원의 업무관행이 규제개선에 따른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그동안 마련된 각종 규제개혁 과제들이 현장에서 실제 적용되는 과정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점검할 것이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들이 규제완화 효과를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