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신을 위한 일본 기업들의 노력이 최근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인터넷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가 중요한 고객확보 수단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물류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유통업계, 그중에서도 인터넷 쇼핑업계에선 물류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물류혁신을 위한 일본 기업들의 노력이 최근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륙 운송비가 비싸 물류비 절감이 중요한 과제라는 일본 물류의 고질적 특징 때문만은 아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인터넷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가 중요한 고객확보 수단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더 가까이, 더 빠르게, 日 온라인 쇼핑업계 물류경쟁 치열
일본의 인터넷 쇼핑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4년 일본 인터넷 쇼핑시장은 전년 대비 14.6% 성장 한 12조8천억엔을 기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18년 인터넷 쇼핑시장이 2012년 10조엔의 2배인 20조엔까 지 확대 가능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10% 정 도인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가 2018년에는 3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손끝에서 기업 매출이 결정되는 시대다.
인터넷시장이 커지면서 주문제품 배송을 위한 택배취급 건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4년 택배취급 건수는 36억1,400만개로 10년간 약 26% 증가하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물류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본 국내 화물 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트럭업체 수 및 차량 수는 수년 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트럭 운전수는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따라 일본업계는 트럭 대신 철도 수송을 늘리고, 간선 수송 트럭을 공동 운행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특히 유통업계, 그중에서도 인터넷 쇼핑업계에선 물류 쟁탈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트럭차량수와 운전수가 부족하다고 고객이 주문한 제품 을 늦게 배송했다가는 생존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객의 기대수준을 상회하는 배송서비스는 고객확보의 무기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주문한 제품을 받게 하기 위한 거대 기업 간 합종연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시장변화를 주도해온 아마존은 패밀리마트, 로손과 연계해 매장에서 상품을 주문하거나 수령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해왔다.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세븐&아이홀딩스는 전국 1만8,600개 세븐일레븐 매장을 물류 거점화하고 있다. 2015년 11월부터 그룹 산하의 세븐일레븐 재팬, 이토요카도, 소고, 아까짱혼포 등 8개 유통채널의 판매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옴 니 세븐사이트를 오픈했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 오전 7시까지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당일 밤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라쿠텐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주소를 알리고 싶지 않은 고객의 수요에 주목해 2015년 4월부터 고객이 지정하는 시간, 지정하는 우체국 등에서 택배를 받을 수 있는 택배사물함을 일본 우편과 손잡고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에게 보다 빠르게 물건을 배송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아마존 재팬은 2015년 11월부터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1시간 이내 배송서비스인 ‘프라임 나우(Prime Now)’를 일본에서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라쿠텐은 이에 더해 최단 20분 배송서비스인 ‘樂우편’을 도쿄 시부야구 등 4개구에서 2015년 8월부터 24시간 제공하기 시작했다. 라쿠텐에 따르면 이용고객의 30%가 재이용하는 등 고정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향후 서비스 대상지역 및 제공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좀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서비스를 위해 ‘하늘 위의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드론도 동원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월 14일 국가전략특구로 치바시를 지정하고 드론을 통해 의약품과 생필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임을 발표했다. 이 방침대로 실현되면 아마존 재팬은 드론을 통한 배달을 세계 최초로 실용화하는 것이다.
물류 효율화로 가격경쟁력 확보하면 승산 있어
한편 국경을 초월하는 인터넷의 특징상 일본 해외 직구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4년 일본 직구시장은 전년 대비 8.9% 성장한 2,086억엔을 기록했으며, 2018년 일본 소비자의 미국 및 중국 사이트에서의 구입은 2014년 대비 40% 증가한 2,923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세 나라 정상은 인구 15억명, 전 세계 GDP의 20%를 차지하는 한·중·일 3국을 하나의 디지털시장으로 만드는 데 합의하고 전자상거래 규제와 장벽을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3국 간 정보공유, 공동연구 및 훈련, 기타 교류 등 전자상거래 관련 가능한 협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에서의 물류 생존경쟁이 우리에게도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우리의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필요성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로 비유돼 왔다. 그러나 우리의 위치는 양국 사이에서 동북아 물류 허브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산항은 동북아시아 중심지에 위치한 지리적 우위성, 주변국으로의 우월한 네트워크, 저렴한 하역료, 안개 및 태풍의 영향이 적어 안정적 항만운영이 가능한 점 등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은 부산항을 원산 지 국가와 일본 간 물류중계, 배송거점으로 활용해 물류비용 삭감, 리드타임(상품 생산 시작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으로 물류의 최적화 및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 온라인매출액 3위 기업인 센슈카이는 2013 년 3월부터 부산 물류창고를 가동, 첫해에 재고 감소로 일본 국내 창고비용 1억5천만엔을 절감했으며, 수송기간 도 4~7주에서 1.5주로 단축했다. 센슈카이 외에도 나이스(주택자재 상사), 시모노세키 해륙운송, 야마토 홀딩스 등이 부산항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가격이 중요한 시장이다.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와중에 절약형 소비가 소비자들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2년 이후 진행된 엔저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매우 낮아졌다. 동북아 물류 허브로서 우리나라의 우월적 위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우리의 강점인 IT 기술을 활용해 물류를 효율화해 인터넷시장에서 고객확보의 무기로 삼아야 한다. 마침 라쿠텐에서 지난해부터 해외기업의 출점을 허용해 한국의 화장품과 옷 등을 직접 일본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는 등 인터넷시장의 장벽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인구 1억2천만명, 소매시장 규모 141조엔에 달하는 거대시장을 우리 기업도 인터넷과 물류로 적극 공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