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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뉴스 행간 읽기‘차이나 리스크’가 한국에 갖는 두 가지 의미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2016년 02월호


중국 상하이증시가 7일 7% 이상 폭락, 개장 29분 만에 문을 닫았다. 위안화 가치 급락이 촉발한 핫머니 대탈출에다 공포에 휩싸인 개인들의 투매가 겹치면서 증시가 걷잡을 수 없이 미끄러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7.04% 급락한 3125.00에 마감했다.

- 2016년 1월 8일, 한국경제신문


연초부터 ‘중국발 위기론’이 거세다.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로 우리 경제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 경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와 성격이 정반대로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세계가전박람회) 2016’에서 보였듯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을 추월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중국의 거센 공세에 맞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낮은 PMI가 중국 증시 폭락 촉발

 

중국 경제는 새해 들어 연일 파열음이다. 약한 고리 중 하나는 실물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주식시장이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6% 이상 폭락한 데 이어 7일 또다시 7% 넘게 추락했다. 연초 4일 동안 무려 7조4천억위안(약 1,332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증시 패닉의 방아쇠를 당긴 건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구매관리자 지수) 하락과 위안화 가치 급락이다. 새해 첫 날 폭락은 중국 경제주간지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중국 제조업 PMI가 시장 예상치였던 48.9에 훨씬 못 미치는 48.2라고 발표한 영향이 컸다. PMI는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경기동향을 알아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50이 넘으면 경기가 좋은 것으로, 50 미만이면 경기가 나쁘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BSI(Business Survey Index, 기업경기실사지수), CSI(Consumer Survey Index, 소비자기대지수)나 미국 공급자관리 협회(ISM; 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발표하는 ISM지수와 비슷하다. PMI가 50 을 밑돌았다는 뉴스 하나에 중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그만큼 현재 중국 경제가 취약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7일의 급락은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때문이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51% 떨어뜨린 미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위안화 환율은 아직 자유화가 안 돼 있다. 매일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환율의 상하 2%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그동안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간주됐다. 하지만 이날 시장은 위안화 가치 절하를 정반대로 해석했다. 위안화 값이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금 탈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2015년 12월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1,079억달러 줄어들어 3년 만에 최저인 3조3,304억달러에 그쳤다는 인민은행의 이날 발표가 이런 우려를 부채질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4조달러에 육박했다가 수출 부진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컨센서스’와 차이나 리스크

 

차이나 리스크의 또 다른 장면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창업 2년 차에 불과한 스타트업 이항(Ehang)은 사람을 태우고 비행하는 드론 ‘e항 184’를 선보였다. CES 2016에 드론을 출품한 27개 업체 중 12개가 중국 업체였다. 하이얼, 하이센스, TCL 같은 중국 가전업체들은 삼성, LG처럼 퀀텀닷(자체발광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양자점이라고도 부르며 차세대 발광소자로 주목받고 있음.) TV 같은 첨단 제품을 전시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선 화웨이, 중국인이 미국에서 설립한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짝퉁’이나 만들던 예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은 IT,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에서 한국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드론, 전기차, 우주항공, 친환경산업, 전자상거래 등의 IT 서비스와 핀테크 등은 이미 우리를 추월했다. 영국에 원자력발전소를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우리는 수출 실적이 전무한 고속철도 해외 수출 중이다. 중국 경제의 하강보다도 중국 산업경쟁력의 급상승이 우리에겐 진짜 쓰나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의 향방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도 견해가 엇갈린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는 “증시 폭락은 일시적 현상이며 중국은 앞으로 10~15년 동안 매년 7~8%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미니크 살바토레 미 포덤대 교수는 “중국도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등 일본 등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며 “성장률이 1995~2014년 연평균 9.3%에서 2015~2020년 5.5%, 2021~2025년 3.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중국 경제는 빚이 많아 극도로 취약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경제를 낙관하는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적지 않고 지도부도 스마트하다.”는 점을, 그렇지 않은 전문가들은 “고속성장으로 인한 후유증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든 연착륙하든 성장률은 예년에 크게 못 미칠 게 확실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로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높다.

 

미국과 맞먹을 정도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은 대한민국의 생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가 중국을 앞선 것은 광복 이후 60여년뿐이었다. 이제 이런 흐름이 다시 바뀌었다. 중국은 과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정부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그 달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 우리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D램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10년 후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생존’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차이나 리스크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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