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식량이 부족한 미래사회? 과거의 보릿고개? 아니면 요즘 TV·인터넷 가릴 것 없이 한창 유행하고 있는 먹방·쿡방?
식량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사람의 먹을거리’ 라고 나온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선 의식주 모두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식(食)’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산업이 고도화되더라도 농업이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뜻이다. 여기 우리나라 식량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책임지며 국민들에게 활기찬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실 식량산업과를 소개한다.
식량은 쌀과 쌀 이외의 곡물로 나뉘는데 쌀의 경우 과거 공급부족 시대에는 증산이 가장 최우선의 과제였다면, 지금의 목표는 고품질의 쌀을 적정량 생산해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쌀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영농규모화 촉진, 기계화, 생산비 절감, 자연재해 최소화 등 쌀 안정생산대책을 유관기관·단체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해 운영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 반영한 쌀 소비촉진 및 가공제품 개발
담당자의 수많은 정책적 고민과 정책수요자와의 대화, 유관기관과의 회의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올해에는 최근 3년간 풍작과 쌀 소비 감소로 인한 쌀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 벼를 재배한 3만ha의 논에 벼 이외 타 작물 재배를 추진한다. 기존 정책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국비지원 없이 실시한다는 것인데, 이는 생산자 스스로 쌀 수급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대신 정부는 농가의 원활한 작목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논 농업 현장기술지원단’(이하 지원단) 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원단은 중앙·시도·시군의 3개 단위 체 계로 구성돼 일선현장의 애로사항을 즉각적으로 대응해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으로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나 기술을 현장에 바로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갖춰 앞으로 쌀 수급안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쌀 생산의 효율적 측면으로 본다면, 그간 영농규모화사업, 쌀 전업농육성사업 등 농가단위 규모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당 벼 재배 면적은 1.2ha 수준으로 고령농·소농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단위 규모화 영농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2009년부터 들녘 경영체(생산비 절감 및 품질 고급화로 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영농시스템)를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벼를 우리가 먹는 쌀로 만들기 위해선 적정량의 수분만 남도록 잘 건조시키고 껍질을 벗겨내는 도정과정이 필요하다. 연세가 많은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일일이 하기엔 이 일도 만만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쌀 주산지에서 벼를 일관처리(수집, 건조, 저장, 가공, 판매 과정)하는 RPC(미곡종합처리장)에 벼 매입자금 지원, 도정시설 현대화 및 벼 건조·저장시설 증설지원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세상으로 나온 쌀이 소비자의 손길을 기다리지만 식생활의 서구화, 다양한 먹거리의 확산 등에 따라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쌀 소비촉진을 위해 쌀 소비 활성화 홍보사업으로 백설기데이(3.14), 쌀의 날(8.18), 가래떡데이(11.11)라는 ‘데이 마케팅’ 홍보, 쌀의 가치 확산 및 쌀산업의 미래비전 제시를 위한 ‘러브미 농촌사랑 마라톤 대회’, ‘쌀가공품산업대전’ 등을 추진하는 한편, 민관합동 쌀소비 촉진협의회를 활용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현장 중심의 쌀 소비촉진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밥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쌀을 소비할 수 있도록 쌀빙수, 케이크, 흑미와플, 누룽지 스콘, 미미파이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저트를 개발하는 한편, 제과·제빵 경연대회, 쌀가공품 품평회 등을 개최해 우수한 쌀 가공제품 개발 및 쌀 가공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담당자 발에 땀이 나도록 만들고 바짝바짝 긴장하게 했던 대중국 쌀 수출이 성사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시장으로 우리 쌀이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식량산업과는 ‘국산 쌀 중국 수출검역요건’ 체결 이후 대중국 쌀 수출추진 TF를 운영하면서 등록예정 가공공장, 무역·유통업체와 함께 수출절차 안내, 라벨링 작업 등 사전 수출작업을 준비해 우리 쌀 30톤이 중국으로 첫 수출길에 오르게 했다.
대중국 쌀 수출은 그간 수입쌀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중국과의 쌀 교역 형평성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앞으로 우리 쌀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에 우리 쌀 2천톤가량을 수출할 계획으로 중국 도시별 소비자 선호 조사 및 우리 쌀의 고급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판촉과 중국 백화점, 온라인몰, 현지 TV홈쇼핑 등 입점을 지원할 예정이다.
곡물산업 활성화로 곡물자급률 제고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나라들의 경제성장으로 식용, 사료용 등 곡물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그동안 곡물의 생산·유통체계 구축 및 농가 조직화를 위해 2009년부터 밭작물 계열화경영체 육성사업, 맥류 건조·저장시설 및 콩 유통종합처리장 지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수급 및 가격안정을 위한 정부비축 및 수매자금 지원, 농가 소득보전을 위한 밭직불제 및 보험제도 운용 등 다각적인 지원과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올해부터는 신규사업으로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기존의 건조, 저장 등 시설 위주의 지원에서 탈피해 주산지를 중심으로 고품질 밭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 유통토록 함으로써 재배확대는 물론 수급 및 가격안정 도모에도 연계할 계획이다.
어려운 식량산업이 위기에서 성장산업으로 탈바꿈되기를 기원하며 박선우 식량산업과장과 직원들은 머리털이 다 빠지고 발꿈치가 닳아 없어지도록 헌신한다는 ‘마정방종(摩頂防踪)’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며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