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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수출 부진, 이젠 우리를 되돌아볼 시간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2016년 03월호

수출이 비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5,272억 달러를 기록해 2014년에 비해 무려 455억달러, 7.9%나 감소했다.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세계경기 회복세 둔화, 저유가 지속 및 수출경쟁국 통화의 약세 지속이 교역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물량 측면에서 보면 그리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물량 기준 전 세계 교역량은 1.7% 증가했다. 2000년 이후 평균 3.9%씩 성장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세계 교역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물량 기준 우리나라 수출은 5.4% 증가해 일본의 3.0%, EU의 2.9%, 중국의 -0.9%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또한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0.11%p 정도 상승해 세계 수출순위도 6위로 한 단계 올랐으니 악재 속에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경제 성장이 주춤하고 교역이 감소하는 시기일수록 우리 내부를 되돌아보고 수출의 구조적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우선 물량과 금액 기준 수출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우리 수출물량은 5.4% 증가했지만 총금액은 6.6%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물량이 0.9% 감소했음에도 총금액은 2.5%만 감소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유가하락으로 인한 단가하락이 심했던 품목 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우리 수출 중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9%에서 2014년 17.3%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유가하락으로 인해 2015년에는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수출은 292억달러, 29.5% 나 감소하면서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2% 로 5.9%p나 급감했다.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이 우리 수출에 기여한 바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단가하락과 같은 외부환경 변화가 워낙 심한 부문이기 때문에 수출비중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것은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편 주력상품의 구성도 다시 한번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SITC(표준국제무역분류) 2단위 기준으로 2014년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1%를 기록했다. 2004년 67.6%에서 7.5%p나 증가한 것이고 2000년에 59.1%였던 점까지 감안하면 10대 수출품목 의존도는 그간 상당히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점은 우리나라 10대 수출품목 의 전 세계 교역 비중이 같은 기간 1%p 정도 감소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주력 상품이 전 세계에서 점차 잘 팔리는 품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비록 소폭이지만 점차 덜 팔리는 품목에 우리 수출이 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두 가지 문제점의 원인은 하나라고 볼 수 있다. 10대 수출품목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여년간 우리의 10대 수출품목을 보면 2006년 10위였던 영상기기가 탈락하고 평판디스플레이가 새로 진입했고 2013년에는 줄곧 10위를 기록하던 컴퓨터가 탈락하면서 플라스틱제품이 새로 진입했다. 하지만 그 외 품목들은 10년 전과 변함이 없다. 특히 10대 수출품목 중 중상위권을 형성하는 반도체·자동차·조선·석유제품 등은 지난 10년간 순위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중국 제품의 품질향상으로 우리와 중국 수출 간 보완적인 성격은 점차 약해질 것이고 인도와 같은 개도국의 저가공세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제는 세 계경기가 회복돼도 과거처럼 우리 수출이 크게 성장 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수출품목 개발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신성장동력을 개발하기 위해 특정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도 이런 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각종 투자환경을 개선해 기업들이 알아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장사도 해 본 사람이 잘 한다는 말이 있다. 정부가 모든 것을 정해 주기보다는 기업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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