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감탄고탄 맞춤법헷갈리는 사이시옷, ‘장마비’일까, ‘장맛비’일까
이대성 학예연구관 2016년 03월호


정오 무렵부터 오락가락하던 장맛비는 오후가 되면서 굵어졌고 그렇게 한차례 퍼붓고 나면 다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강영숙: 빙고의 계절》



‘사이시옷’은 ‘사잇소리현상’을 반영하기 위한 일종의 부호입니다. ‘사잇소리현상’이란 명사와 명사가 합성어를 이루는 과정에서 두 말 사이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이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말하자면, ‘사이시옷’은 특정한 조건에서만 쓰이므로 그 조건만 잘 정리해 두면 생각보다 쉽게 맞추어 적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첫째, ‘촛불(초+ㅅ+불), 이야깃거리(이야기+ㅅ+거리), 먹잇감(먹이+ㅅ+감), 베갯잇(베개+ㅅ+잇)’ 등에서 보듯이 사이시옷은 명사 합성어 사이에서만 쓰입니다. 사잇소리현상은 명사와 명사가 합쳐질 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햇님’으로 적으면 틀린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님’은 명사가 아니라 접미사이기 때문입니다. ‘*호랑잇님’이나 ‘*교숫님’ 같은 표기를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명사와 접미사 사이에서는 사잇소리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음도 [*핸님]이 아니라 [해님]이 맞고 표기도 ‘해님’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사이시옷은 명사와 명사 사이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뒤에 오는 명사가 된소리가 되는 경우에만 쓸 수 있습니다. ‘바다’와 ‘물’이 합쳐지면 [바단물]이 됩니다. ‘ㄴ’이 덧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바닷물’로 적는 것입니다. ‘초’와 ‘불’이 합쳐지면 [초뿔]이 됩니다. 뒷말이 된소리로 바뀐 것이지요. 그래서 ‘촛불’로 적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이시옷을 정확하게 적으려면 표준발음을 잘 익혀 둬야 합니다. 같은 ‘말’로 끝나는 단어라 하더라도 ‘노랫말, 존댓말’에는 사이시옷을 쓰고 ‘머리말, 인사말’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 까닭은 각각의 표준발음이 [노랜말, 존댄말], [머리말, 인사말]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뒤에 오는 명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잇소리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와 ‘쪽’이 합쳐지면 [위쪽]이 됩니다. 발음의 변화가 없습니다. [족]이 [쪽]으로 바뀐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냥 ‘위쪽’으로 적어야 합니다. ‘아래’와 ‘층’이 합쳐지면 [아래층]이 됩니다. 이때도 발음의 변화가 없으므로 그냥 ‘아래층’으로 적는 것이 맞습니다.

    

 

넷째, 사잇소리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앞말에 받침이 없는 경우에만 사이시옷을 씁니다. ‘바닷가’나 ‘시냇가’에 대비해 ‘물가’를 ‘*?가’로 적지 않는 것은 앞말에 받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더라도 합성어 전체가 한자어이거나 외래어가 섞여 있을 때에는 사이시옷을 적을 수 없습니다. ‘소수(小數)’와 ‘점(點)’이 합쳐지면 [소수쩜]이 되니까 ‘*소숫점’으로 적을 만하지만, 전체가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을 적지 못하는 것입니다. ‘소수점’이 맞습니다. 전체가 한자어가 아닌 ‘꼭짓점(--點)’에서는 사이시옷을 적는 것과 대비가 됩니다. ‘핑크(pink)’와 ‘빛’이 합쳐지면 [핑크?]이 되니까 ‘*핑?빛’으로 적을만하지만, ‘핑크’가 외래어이므로 사이시옷을 적을 수 없습 니다.


 

끝으로 한자어로만 이루어진 말 중에서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등 2음절로 된 6개 단어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사이시옷을 적습니다. 말 그대로 이 6개만 예외이므로, 셋방 중에서도 ‘월세로 사는 방’을 가리킬 때는 ‘월세방(月貰房)’으로 적어야지 ‘*월셋방’으로 적으면 안 됩니다.


 

이제 ‘장마비’와 ‘장맛비’ 중 무엇이 맞는지 알아볼까요? 이 말은 명사 ‘장마’와 ‘비’가 합쳐진 말이고, [장마삐]로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장마’와 ‘비’ 모두 고유어입니다. 따라서 ‘장맛비’가 바른 표기입니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