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시장의 변화와 대응방향」
중국 소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한·중 FTA 발효와 중국 소비재 관세인하라는 기회요인들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중국만큼 성(省)·지급시(地級市; 지급도시와 이를 둘러싼 지급농촌지역)·도시·농촌에 따라 인구와 소득 및 소비패턴이 이질적인 나라도 없다. 하나의 국가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소비시장들이 매우 달라서 타깃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해가 없이 무턱대고 들어갔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중국 진출 성공사례로 꼽히는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이랜드는 모두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앞서 이러한 중국의 시장환경과 소비자 특성을 오랜 기간 조사하였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의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번 달 KDI 포커스에서 소개하는 이진국 연구위원의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와 대응방향」은 이렇게 급성장하는 중국 소비시장의 성장과 변화에 관한 분석을 토대로 ‘중국 시장의 어디를, 어떻게, 무엇으로 진출할 것인가’에 대한 기업전략 및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중국 소비시장은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낸다. 근로자 최저임금이 매년 10% 이상 증가하면서 소득이 대폭 향상되었고, 인터넷보급률 증가와 맞물려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자)와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자)가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여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매년 20% 이상 증가하였다. 여기에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소비보조금 제공 및 유통시스템 현대화 정책 등이 추진되어 농민들의 소비도 꾸준히 확대되었다.
그 결과 2008년 세계 5위 수준이었던 중국 소비시장은 2009년에 영국을, 2010년에 독일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일본까지 추월해 세계 2위 규모인 3조 4,250억달러에 이르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위축되던 시기에도 중국 소비자들은 연평균 10% 이상의 소비증가율을 유지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2004년부터 1인당 소비증가율에서 농촌주민이 도시주민을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농촌주민의 소비증가율과 평균소비성향은 도시주민의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농촌의 소비증가율이 도시수준을 상회한 시기가 간혹 존재했으나 이같은 현상이 최근 약 10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품목별 소비패턴도 도시주민의 패턴을 빠르게 닮아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식품과 의복 중심의 필수 생계유지를 위한 지출 비중은 낮아지고, 건강 및 여가생활 관련 지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로, 이는 소득과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발현되는 소비의 서비스화가 중국 농촌지역에서도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도시와 농촌지역을 각각 1선·2선·3선 도시 및 농촌으로 세분화하고 각 지역별 소비추이를 분석한 결과 2선·3선 농촌지역의 1인당 소비증가율이 가장 높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2선·3선 도시지역과 더불어 중국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시화의 소비확대 및 농촌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이들 지역의 소비구심점 역할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저자는 중국 농촌 시장의 확대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이 농촌지역에서 소비증가세가 뚜렷한 가전제품, 생활용품, 가공식품 중심으로 진출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존 도시민과 이주농민공의 수요가 혼재하는 도시 소비시장에는 가격과 품질 면에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들을 입점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부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유통기업, 국내 소비재기업 그리고 이들을 잇는 물류기업 간 수출협업체계를 강화하고 각 업계가 이 협업시스템에 적극 가담할 수 있도록 수출과 유통, 물류, 중소기업 정책들 간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기대 나라경제 기자 요약·정리
원문은 KDI홈페이지-KDI포커스(http://www.kdi.re.kr/research/subjects_view.jsp?pub_no=14692&pg=1&pp=10&mcd=001003001)에서 확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