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잘 모르는’ 한식 및 외식산업. 한식 및 외식산업은 문화·산업적 가치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일상생활과도 매우 밀접하고 중요한 산업이다. 국내 한식·외식산업의 육성 및 세계화의 중심 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 외식산업진흥과가 있다.
한식과 관광의 융합, ‘K-Style Hub 한식문화관’ 개관
외식산업이 국내 산업·내수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정부의 정책대상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과거 오랫동안 우리나라 식품·외식산업 정책은 규제 중심이었다. 2008년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식품산업육성 정책을 농림부가 맡게 되면서 비로소 산업육성 중심으로 정책방향이 전환됐다. 외식산업진흥과의 주요 업무는 크게 ‘한식 진흥’과 ‘외식산업 육성’으로 나눌 수 있다. 한식진흥정책은 2014년에 발표한 ‘한식정책 발전방안’을 기본으로 국내 한식기반 정비 및 해외확산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한식 전문인력 양성, 해외 한식당협의체 구축, 음식관광상품 개발 및 보급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식산업 진흥정책은 국내 외식산업 육성기반 구축과 함께 해외진출 확대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식재료 대량 소비처인 외식업계와 농업의 연계강화, 외식업 경기동향·외식 소비트렌드 등 정보분석 데이터 제공, 글로벌 외식 전문인력 양성 등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4월 개관한 한식문화관은 한식과 관광의 융합을 통 한 한류관광의 랜드마크 조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업으로 조성됐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위치한 한식 문화관은 전시관(3층), 체험관(4층), 농식품 등 판매관(5층)으로 구성됐다. 개관 이후 약 한달이 지났는데 벌써 4층 체험관에서 운영하는 요리프로그램에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개관식에 참석해 약과 만들기 시범을 보였던 한류스타 송중기 씨 덕분에 약식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은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 관광코스다.
외식산업진흥과는 ‘K-Style Hub 한식문화관’이 한식 세계화는 물론 한류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한식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외식산업진흥과는 우리 음식·식재료를 활용한 음식관광 활성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외식트렌드와 외국인 관광객의 니즈(needs) 등을 고려해 음식관광의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높은 10개 식재료(한우·인삼·콩 등)를 우선 선별하고, 소재별로 제안된 여행상품에 대한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음식관광프로그램 ‘K-Food Road’를 올해 3월에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된 음식관광프로그램은 매월 이달의 음식관광테마로 발표할 계획인데, 6월의 음식관광테마 인 한우(서울 마장동/예산 광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모든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는 정확한 통계에서부터 시작한다. 외식산업진흥과는 한식·외식산업과 연관된 통계·정보를 생산·제공함으로써 산업육성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 외식 및 한식산업 정보조사’는 해외 30여개 주요 도시의 외식시장 전체 규모 및 한식시장 현황, 외식 소비경향 등에 대한 조사로 매년 결과를 DB로 구축해 해외진출 희망기업 등에 제공하고 있다. 매 분기 발표하고 있는 ‘한국외식업경기지수’는 외식업계의 현재 실태와 미래 예측을 담은 종합지수로서 외식산업의 성장과 위축 정도를 알 수 있으며, ‘외식 소비트렌드조사’는 식당선택 기준, 재방문 이유, 외식빈도 등 다양하고 상세한 소비관련 통계와 주요 이슈에 대한 유명 셰프들의 인식을 조사 분석해 국내 외식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도출하고 있다. 그 밖에 ‘외식경영실태조사’, ‘식재료유통현황조사’,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 등도 실시하고 있다.
‘민ㆍ관 합동 글로벌 외식기업협의체’ 구성… 해외진출 기업 애로사항 해결
‘음식은 손맛’이라고 한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솜씨,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표현한 말인데, 외식산업진흥과는 한식·외식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을 위해 한식 및 글로벌 외식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한식 부분은 국내 한식 전문인력 양성(연간 100명 수준) 및 한식조리 특성화학교 지원, 해외 유명 요리학교 한식강좌 개설지원 및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 등 국내외 한식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외식 부분은 외식기업들의 해외진출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어·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있는 대학생들에게 외식기업 운영·관리에 필요한 전문교육을 실시해 외식기업의 해외사업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형 전문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길거리의 수많은 외식점포들. 이젠 해외에서도 낯익은 국내 외식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외식기업의 해외진출 성공은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하다. 그 나라의 법규는 물론 상표권, 식재료 통관, 검사, 검역, 현지인력 고용 등 점포개설에 필요한 일 말고도 현지고객의 요구와 반응을 살피고, 그 나라 정서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외식산업진흥과는 외식기업이 해외진출 과정에서 겪는 여러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민·관 합동 글로벌 외식기업협의체’를 구성했다. 2014년 첫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총 7차례의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협의체를 통해 수렴한 의견들은 세부 추진과제로 정리·과제화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외식기업·해외 바이어 간 정보플랫폼 구축’, ‘외식산업 공익캠페인 추진’ 등 10개의 세부과제를 선정해 중점 추진하고 있다.
외식산업진흥과 직원들에겐 일종의 직업병이 있다. 점심시간에 청사 주변 식당을 가거나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음식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특이한 식재료인데 공급처는 어디고 유통방식은 무엇일까’, ‘외식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기본제공 반찬 수를 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적절한 접근방식은 무엇일까’, ‘외식업소와 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각하다는데 실질적인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등 메뉴가격, 반찬으로 나오는 식재료의 변화, 직원의 서비스 태도 하나하나가 그들의 눈엔 정책과 사업의 대상으로 보인다. 점심시간이 토론의 장이 되는 것은 다반사. 외식산업진흥과 직원들의 머릿속엔 오로지 한식과 외식으로 꽉 차 있다. 외식산업진흥과는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길고 꾸준한 호흡으로 한식과 외식산업 진흥이라는 중요하고도 무거운 책임을 이끌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