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1960년 당시 사망수준을 이용해 우리나라 출생아의 기대수명을 52.4세로 계산했는데 최근 자료를 이용해 다시 계산해보면 73.7세로 측정된다. 두 시점의 기대수명에 무려 21.3세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같은 조건의 일본이 12세, 미국이 6.3세인 것에 비해 각각 2배, 3배 수준이다.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있다. 소득과 의료수준이 높아지면서 전 연령대에 걸쳐 사망률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기대수명 증가는 전 세계 공통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 사망률 개선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기대수명 증가는 개인에게는 길어진 노후대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국가적으로는 공적 연금과 사회보장 관련 지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최용옥 KDI 연구위원은 지난 8월 11일 「급속한 기대수명 증가의 함의」를 통해 우리나라 기대수명 증가현황을 살펴보고 고령층 인구를 과소예측할 경우 위험이 무엇인지, 특히 정부재정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할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다섯 차례(1991, 1996, 2001, 2006, 2011년) 장래인구추계를 분석한 결과, 매 인구추계 시 65세 이상 인구가 과소예측됐으며, 누적되는 오차가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의 사망률 예측 모형이 우리나라 고령층 인구 사망률 개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예상치 못한 고령층 인구의 증가로 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얼마나 될까. 국민연금, 기초연금, 건강보험, 국민기초생활보장에 추가적으로 들어갈 비용은 2020년엔 GDP 대비 0.1%에 불과하지만 2060년에는 2.8%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년 추가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고, 이것이 누적돼 국가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장래인구추계는 정부 장기재정전망의 기초자료로 사용되며, 따라서 각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층 인구가 과소추계되면, 관련 지출을 과소추계해 제도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반감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국민연금 개혁에서 사용된 2050년 기준 고령인구는 불과 10년 사이에 270만명이나 더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 보다 강력한 제도개혁이 필요했음을 암시한다. 최용옥 연구위원은 “이러한 관점에서 재정준칙을 세우고 사회보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재정건전화법’ 제정이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를 통해 언급했다. 현재는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재정부담을 정부가 전담하게 돼 있어 현세대가 후 세대에게 부담을 이전시키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 “이와 같은 노력의 전제조건은 보다 정확한 고령층 인구추계에 기초한 사회적 합의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