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에는 띄어 쓰는 ‘님’과 붙여 쓰는 ‘-님’이 있습니다. 띄어 쓰는 ‘님’은 의존명사이고 붙여 쓰는 ‘-님’은 접미사입니다. 먼저 의존명사, 그러니까 띄어 쓰는 ‘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홍길동 님, 홍 님, 길동 님’처럼 띄어 쓰는 ‘님’은 사람의 성이나 이름 뒤에 쓰여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이 ‘님’은 ‘씨(氏)’와 곧잘 대비되는데, ‘씨’에도 높이거나 대접하는 뜻이 있긴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윗사람에게 쓰기 어렵습니다. ‘씨’는 주로 동료나 아랫사람을 막 대하지 않고 적절히 대접하면서 부를 때 쓸 수 있습니다.
요즘엔 인터넷상의 대화에서 누구인지 모르는 상대방을 가리킬 때 흔히 성이나 이름을 뺀 채 ‘님’을 쓰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쓰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바른 표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래 예문처럼 상대방의 대화명을 ‘님’ 앞에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래의 노랫말처럼 사모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에도 ‘님’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모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임’입니다. 이런 경우에 쓰인 ‘님’은 ‘임’의 옛말로 보아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들 노랫말에 쓰인 ‘님’은 모두 ‘임’으로 고쳐야 합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1926)’도 지금의 표기법을 따른다면 ‘임의 침묵’이라고 해야 합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라는 구절도 ‘임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임은 갔습니다.’로 적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접미사, 그러니까 붙여 쓰는 ‘-님’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님’도 높임의 뜻을 나타내는데, 앞에 오는 말의 특성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사장님, 임금님, 의원님, 도사님, 공자님, 예수님’처럼 직위나 신분, 또는 성인이나 신격화된 인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서 높임의 뜻을 더하는 ‘-님’이고, 다른 하나는 ‘달님, 토끼님, 호랑이님’처럼 사물이나 짐승을 인격화해 높임의 뜻을 더하는 ‘-님’입니다.
‘해’에도 ‘-님’이 붙으면 ‘해님’이 됩니다. ‘햇님’으로 쓰면 잘못입니다. 사이시옷은 ‘촛불, 콧날’처럼 명사와 명사가 합쳐질 때에만 나타납니다. 그런데 ‘-님’은 접미사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 호랑이님’을 ‘교숫님, 호랑잇님’으로 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참고로, ‘씨’도 띄어 쓸 때가 있고 붙여 쓸 때가 있습니다. 누구를 부를 때 쓰는 ‘씨’는 앞에서 살펴본 ‘님’과 마찬가지로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씁니다. 반면에 ‘성씨 그 자체’ 또는 ‘그 성씨의 가문이나 문중’을 나타낼 때는 접미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