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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고객서비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다
장용훈 KOTRA 미국 뉴욕무역관 현지부관장 2016년 11월호


미국은 반품을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정기간 내에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구입을 망설이지 않게 된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대표 기업인 아마존은 어떤 제품이든지 한 번에 45달러 이상을 구입하면, 무료 배송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반품을 자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통계청 센서스국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중간 소득이 5만6,516달러로 2014년 대비 5.2% 상승해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8년 만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가구 소득의 증가는 미국의 국민총생산(GNP)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 중 개인소비지출의 증가율은 2014년 2.9%, 2015년 3.2%, 2016년 2분기에는 4.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어느 국가이건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소득 증가를 꼽는다. 그러나 소득 증가가 다소 더디더라도 국민들이 꾸준히 그리고 원활하게 소비를 하려면 소비자가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반품해도 손해 보지 않는 시장 환경이 조성된 미국

거 현금 대신 사용했던 신용카드는 소비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었다. 최근에는 모바일결제의 기술적 발전에 힘입어 신용카드가 스마트폰 결제 앱으로 변화했다. 일상생활에서 한시도 놓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송금, 구매, 결제가 가능한 것이다. 소비 진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편리한 기술뿐만이 아니다. 바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A/S(After-Sales Service)서비스, 즉 고객서비스다. 구입한 제품의 반품과 수리를 얼마나 잘 해주느냐가 좋은 고객서비스 환경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소비를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이 구축돼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일반 소매점에서는 영수증을 보유한 소비자에 한해, 1개월에서 최대 90일까지 반품을 해주고 있다. 물론 반품에 대한 이유는 일체 묻지 않는다. 영수증이 없는 경우는 2주 내 반품하면 매장 내 포인트(적립금)를 통해 다른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물론 대폭적인 할인으로 최종 세일을 한 제품의 경우, 판매를 할 때 소비자에게 반품이 불가함을 사전에 안내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입 후 반품으로 인한 분쟁을 피하고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반품을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정기간 내에 자유롭게 반품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구입을 망설이지 않게 된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대표 기업인 아마존은 어떤 제품이든지 한 번에 45달러 이상을 구입하면, 무료 배송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반품을 자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제품을 배달할 때 아예 반품 시 사용할 수 있는 반품용 배송 라벨을 같이 보내준다. 아마존의 반품서비스는 이처럼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결정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비 구조가 정착되면 소비자들은 온라인 구매 결정에 있어 반품 부담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소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반품·수리는 애프터서비스 아닌 비포서비스(Before Service)

그렇다면 적극적인 고객서비스가 어떻게 소비 진작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일까? 이는 한국과 외국의 사례에서 그 차이점을 명확히 알 수 있다.

 

2년 전 한국에서 선글라스의 나사못이 풀려 백화점 매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나사못을 끼워 달라는 필자의 요청에, 직원은 대뜸 제품품질보증서부터 물었다. 제품품질보증서가 없으면 백화점에서 수리할 수 없고 해당 브랜드의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말에 선글라스 수리를 포기했다.

 

지난해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에 우연히 똑같은 경우가 발생했다. 급한 마음에 눈에 보이는 가까운 백화점 매장에 가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리 요청을 해보았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 직원은 자리에서 바로 나사못을 끼워주고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것이다. 또한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추후에 선글라스를 구매할 때 그 브랜드를 우선 고려하는 것도 당연하다.

 

제품을 판매하기만 하고 반품이나 수리와 같은 A/S 고객서비스를 소홀히 여긴다면 소비자는 구입을 망설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반품이나 수리는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가 아니라 비포서비스(Before Service)라 봐도 무방하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소비 진작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내수시장 소비 진작을 위해 대폭적인 할인율을 앞세운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시작됐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큰 폭의 할인율이겠지만,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바로 고객서비스라는 점이다.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국민들의 평균소득 증가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가 정착된 시장 환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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