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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통계, 세상과 소통하다취업준비생은 실업자인가? - ‘체감 실업’ 지표의 이해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2017년 01월호



지난가을 방영된 한 드라마에는 다양한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등장한다. 고시원에서 가장 좋은 ‘화장실 딸린 방’을 쓰며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인물, 집안 형편 탓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인물 등 공무원시험 준비생의 모습도 다양하다. 이와 같은 공무원시험 준비생 외에도 각양각색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통계청에서 매월 발표하고 있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의 청년층(15~29세 기준) 실업률은 평균 9.9%였다. 그러나 개인이 체감하는 고용상황은 위의 실업률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실업률 외에 ‘체감 실업’을 보여주는 지표는 없을까?


취업 준비생, 상황에 따라 실업자로 포함되거나 다른 활동상태로 분류
고용통계 작성과 관련된 국제기준은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정한다. ILO 정의에 따르면 실업자란 ‘①조사대상주간에 수입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②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으며 ③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한 자’다. 여기서 적극적 구직활동(active job-seeking)이란 단순히 구직광고를 보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활동이 아니라 전화, 사업장 방문, 구인광고 응모, 원서접수 및 시험응시 등 구체적인 행동이 수반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구직활동도 포함된다.


위의 실업자 기준에 비춰보면 취업 준비생들은 상황에 따라 실업자로 포함되거나 다른 활동상태로 분류된다. 드라마의 한 등장인물처럼 구체적인 구직활동 없이 공무원시험 공부만 하고 있는 경우는 실업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또 다른 인물과 같이 어떤 형태든 일을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취업자로 우선 분류된다. 이 경우에도 만약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구직활동을 한다면 ‘실업자’로 분류될 수 있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경우를 취업자로 보는 게 타당하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ILO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활동상태를 가지게 되는 경우 반드시 하나의 활동상태에만 배타적으로 속하도록 ‘우선성’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자인지 여부를 먼저 파악하고 나머지 사람들 중에서 실업자를 파악한 뒤 마지막으로 남는 사람들을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하는 규칙이다. 이때 취업형태와는 관계없이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정의하는데 이는 한 나라에서 이뤄진 총생산(GDP)에 기여한 모든 노동투입활동을 빠짐없이 파악하기 위해서다. 통계청은 이러한 취업자에 대해 ‘18시간 미만, 36시간 이상’ 등과 같이 별도로 분석해볼 수 있도록 취업시간대별 통계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취업자 중에서 일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사람, 구직활동은 하지 않았으나 일을 희망하고 할 수 있는 사람 등에 대해서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는 요구를 많은 연구자들이 제기했다. 이와 같이 실업자는 아니지만 ‘일하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지표가 바로 고용보조지표다. 통계청은 이러한 이용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수년에 걸친 연구결과와 2013년 10월에 마련된 ILO의 국제기준[ILO의 제19차 국제노동통계인총회에서 노동저활용지표(labour underutilization)를 포함한 Resolution 확정)]을 적용한 고용보조지표를 개발해 2014년 11월부터 공표하고 있다.


체감 실업을 반영하는 ‘고용보조지표’
고용보조지표는 실업자,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잠재경제활동인구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고용보조지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는 잠재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잠재구직자’로, 취업준비생의 상당 부분을 포함한다. 고용보조지표는 3가지 지표로 작성되는데 가장 포괄범위가 넓은 지표가 ‘고용보조지표3’이다. 각 지표 산식과 구성요소 개념은 <그림>과 같다.



실업률을 포함한 각 고용보조지표는 상호보완적 성격을 가진다. 각 지표에 속한 집단은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해 있어 이들의 취업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때도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어떤 단일 정책이 고용시장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듯이 단일 지표가 고용시장 전체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실업률’이라는 단일 지표로 노동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기준을 토대로 취업 희망 여부와 무관하게 성격이 서로 다른 요소를 혼합해 ‘체감 실업률’로 확대 해석해 제시하기도 했다. 통계는 작성 시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며 실업률이라는 지표의 성격이 서로 다른 요소를 모두 포함시켜 확대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한편 고용시장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므로 통계청은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실업률, 고용보조지표 이외에도 다양한 보조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즉 비경제활동인구 내에서 취업준비자, 쉬었음, 구직단념자 등 고용과 관련된 세부상태를 구분해 제공하며, 취업자에 대해서도 정규직·비정규직 등 근로형태별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작성·공표하고 있다. 또한 2016년에는 한국 청년고용의 특수성을 심층 분석할 수 있도록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개발해 지난 11월에 공표했다.


통계청은 앞으로도 노동시장의 심층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고용통계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정책부서 및 이용자들이 이러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노동시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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