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신혼집 이사를 앞두고 짐 정리를 하는데 무려 두 박스 분량의 묵힌 옷가지가 쏟아져 나왔다. 누굴 주기엔 애매하고 마땅히 판매할 곳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헌옷들이 드레스룸 한구석을 가득 채웠다. 예전 같았으면 동네 헌옷수거함에 넣고 말았을 테지만, 2년 전부터는 안 입는 옷이 생기면 차곡차곡 모아놨다가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내겐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쓰인다는 것도 좋지만, 헌옷 기부를 통해 연말정산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지갑 직장인인 내게 헌옷 기부가 매력적인 이유다. 귀찮다는 이유로 헌옷이나 잡화를 길거리 또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헌옷수거함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동네 헌옷수거함은 장애인단체나 보훈단체와 위탁 계약을 맺은 사설 수거업체가 운영하는 곳이 대다수다. 버려진 옷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은 손질을 거쳐 동남아에 수출하고, 낡은 옷은 고물상에 판매해 수익을 낸다. 정작 어려운 이웃에게 옷이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사설 헌옷수거업체에 판매할 수도 있지만 옷의 상태에 관계없이 1kg당 매입가가 200~500원에 불과해 노력 대비 가성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반면 헌옷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기부금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을 챙길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 등 홈페이지에서 기부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유선으로 기부 의사를 전달하면 단체에서 무료로 기부물품을 수거해간다. 직접 단체에 방문해 기부할 수도 있다. 기부한 옷은 수량과 상태 확인을 거쳐 기부금으로 환산해주는데, 의류 1벌당 1천~5천원 수준이다. 총기부금이 확정되면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해주고, 이를 통해 기부금의 15%를 세액공제 받게 된다. 예를 들어 3회에 걸쳐 헌옷을 기부하고 총 24만원의 기부금영수증을 받았다면 연말정산 시 3만6천원(24만원×15%)을 세액공제로 돌려받는다. 방치된 옷들을 이웃에게 나눔했을 뿐인데, 매달 2만원씩 현금 기부하는 일반 후원자들과 같은 세제혜택을 챙기는 셈이다. 발급받은 기부금영수증은 연말정산 때 자동으로 기부금공제에 반영되며, 언제든 조회와 출력이 가능하다. 단, 훼손이 심하거나 재판매할 수 없는 상태의 헌옷은 기부에서 제외되며, 부피가 크고 무거운 물품 또는 택배 수거 시 파손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은 수거 자체가 안 되니 주의해야 한다. 중고물품을 처리할 때 의류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게 헌책이다. 오랜 시간 책장에 쌓아둔 헌책은 기부보다 중고매매로 현금화하는 것이 가성비가 높다.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서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서점 앱을 다운받으면 간단하게 중고책 매매가 가능하다. 앱을 실행시킨 후 스마트폰으로 책의 바코드를 찍으면 매입 가능 여부와 평균 매입단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총매입가가 1만원 이상이면 서점에서 책을 무료로 수거해가고, 배송이 완료되면 매입처리 결과와 최종 매입금액을 알려준다. 판매대금은 현금 또는 서점 포인트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복잡한 삶의 규모를 줄이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최대의 행복을 찾는 미니멀라이프가 일상의 영역으로 옮겨온 지 오래다. 이번 주말엔 집 안에 방치된 헌옷, 헌책 등 재활용품을 정리해 소소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