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인사이트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진학률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2018년 11월호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70%를 넘어선 지 오래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1991년 33.2%로 집계된 대학진학률은 1990년대에 가파르게 상승해 2001년 최초로 70%를 넘어섰다. 2008년을 전후로 역대 최고치인 80%까지 근접했으며, 이후 줄곧 70~80%를 유지하고 있다. 학력 인플레에 따른 자원 낭비라는 비난과 고용시장 미스매치(mismatch)의 우려 속에, 지난 정부들은 ‘선취업 후진학’, ‘마이스터고 육성’,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채용’ 등 고졸 취업을 장려하는 각종 정책들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대학진학률을 현저히 떨어트리는 데는 실패했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향후 대학정책 역시 역대 정부들과 같이 고졸 취업 장려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정말 비정상인가? 이러한 고민을 지속하는 사이, 어느덧 우리는 디지털경제(Digital Economy)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노동인력의 상당수 자동화 장비들로 빠르게 대체될 것
로봇, 기계학습,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사람들의 직업과 삶의 모습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로부터 근로자들을 해방시킨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일자리의 점진적 소멸을 앞당긴다. 최근 OECD의 「디지털경제 보고서(OECD Digital Economy Outlook 2017)」에 따르면, OECD 회원국 내 약 14%의 일자리가 향후 자동화 기술로 대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Nedelkoska, L. and G. Quintini, “Automation, Skills Use and Training”). 추가적으로 32%의 일자리는 자동화로 당장 대체되지는 않겠으나 그 수행 방식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한다. 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자료를 기초로 직업별 향후 자동화 가능성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자동화로 가장 크게 위협받는 일자리는 음식, 숙박, 광산, 건설, 제조, 운송업 등의 저숙련 일자리다. 간호, 가사보조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저숙련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 기술농, 금속공, 공예가 등 기계와의 상호작업을 중시하는 기술직 역시 자동화로 인한 위협에 상당 정도 노출돼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건 교육, 경영, 보건업 등 전문적 훈련 혹은 고등교육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들뿐이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의 소멸만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예들 들어 ATM이 은행창구 직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우려한 바 있으나, 현실은 이와 달랐다. 은행업의 고도화에 따라 전자금융 개발 및 유지·관리, 금융상품의 다각화, 전문적인 금융상담 등으로 더 많은 은행 내 일자리가 창출됐다. 인공지능 및 자동화의 발전 역시 새로운 형태의 무수한 일자리들을 창출해낼 것이다. 하지만 이들 일자리의 대다수가 중·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전문적 훈련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노동인력의 상당수가 자동화 장비들로 빠르게 대체될 것이 예견되는 지금, 단순 사무업무나 기타 저숙련 직종에 미래를 내맡기기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너무 크다. 보다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자동화 기계 혹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확고한 역량을 쌓아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고등 전문교육이 미래의 일자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라져갈 일자리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디지털경제로의 전환기에 세계 각국 고등교육 확대에 주력

〈그림〉은 1965년 이후 현재까지 OECD 각국 청년들(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을 나타낸다. 약 반세기 전에는 약 30%만이 고등교육을 이수했다. 그런데 최근 이 수치는 50%까지 상승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러한 큰 폭의 상승이 대부분 지난 10여년 사이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OECD 평균 약 10%p의 고등교육 이수율 증가가 목격된다. 우리나라가 가장 극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이 기간 약 20%p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2000년대 들어 줄곧 70%를 상회하면서 과잉교육 논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디지털경제로의 전환기에 있어 세계 각국이 고등교육의 확대와 고도의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고등교육이 전적으로 과잉이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고등교육 확대라는 세계적 추세를 선도적으로 앞서간 형국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그림〉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캐나다, 스페인, 영국 등의 고등교육 이수율 역시 최근 60%를 상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어서 만약 4년제 일반대학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대학진학률이 50% 안팎에 그친다. 오히려 4년제 대학 이수율은 OECD 상위그룹 국가들보다 낮은 편에 속한다. 


우리 대학교육의 진정한 문제는 과잉 진학률이 아닐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속히 증가한 다수의 일반대학이 충실한 교육과정을 마련하지 못하고 사회적 수요의 변화에도 긴밀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보다 큰 문제다. 진학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대학 교육과정과 내용상의 질적 혁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대학교육은 기술 변화와 새로운 직업 수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 등장하는 직업은 이전의 사라진 직업이 요구했던 지식, 기술, 숙련 등과는 상당히 다른 유형의 역량을 요구할 것이다. 흔히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라고 불렸던 기획력, 문제해결력, 의사소통, 협동심 등의 역량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다. 소프트웨어·앱 개발 등 기술적 차원에서의 역량도 중시될 것이다. 직업적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유연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도 추가로 요구된다. 이런 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학교육의 꾸준한 자기 혁신과 반성이 요청된다. 과도한 대학진학률만을 탓할 때는 아닌 듯싶다.


※ 이 글에는 「고등교육 분야 미래 교육비전 및 교육개혁 방향 연구」라는 국가교육회의 보고서 중 저자가 집필한 내용이 일부 포함됐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