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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들은 바쁘다 시즌2‘우리 바다 되살리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박종광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 사무관 2018년 11월호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것이 있다. 10명이 점심으로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했다고 치자. 젓가락은 탕수육으로 먼저 향하기 마련이다. 각자 앞에 놓인 짜장면은 어차피 내가 먹을 것이지만 탕수육은 내가 먼저 먹지 않으면 남이 다 먹기 때문에 선점하려는 욕심이 생긴다. 따라서 탕수육은 짜장면보다 먼저 없어진다.
주인이 없는 바다에서 수산자원은 남이 이용하기 전에 내가 먼저 사용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공유재다. 이러한 수산자원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자원이 고갈되는 ‘수산자원의 비극’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바로 여기 비극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가 있다.


산란기 어미물고기와 성장기 어린물고기 보호하고, 자율관리 어업 육성하고
사실 바다는 주인이 있다. 바로 국가다. 또한 수산자원은 아무나 대량으로 잡을 수 없다. 특별한 허가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제한 장치만으로 수산자원이 제대로 관리되기는 힘들다. 수산자원정책과는 국정과제인 ‘우리 바다 되살리기’를 목표로 다음과 같은 일을 하면서 어업인과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이용을 유도한다.
이를 위해 먼저 어획량을 관리한다. 총허용어획량(TAC; Total Allowable Catch) 제도를 도입해 어종별로 잡을 수 있는 한도를 정하고 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9년에는 4개 어종·2개 업종이 참여했으나 2018년 현재 11개 어종·13개 업종으로 확대됐다. 어획량을 관리하는 것은 산출(output)을 직접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 수산자원 관리체계의 근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참여 어종 및 업종을 확대하고, TAC 조사원을 확충하는 등의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란기 어미물고기와 성장기 어린물고기도 보호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법」에서 포획 금지 기간·체장(體長)이라 하지만 일반적으로 금어기·금지체장이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41개 어종에 대해 금어기, 40개 어종에 대해 금지체장을 설정해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강화하려 한다. 올 상반기에 주꾸미 금어기를 신설했고, 하반기에는 명태 연중 금어기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산란기 어종을 보호하고 미성어를 못 잡게 하는 것이다.
수산자원이 잘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갯녹음을 해소할 수 있는 바다숲, 수산자원의 놀이터인 바다목장, 어종별 산란장·서식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바다숲은 여의도 면적의 약 63배인 1만8,360㏊가 조성돼 있고, 2030년까지 지금의 3배인 5만4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바다목장은 현재 30개소가 완공된 상태며 2022년까지 50개소 완공이 목표다. 그리고 대문어, 말쥐치, 동해대게, 주꾸미, 꼼치, 해삼, 낙지 등 7개 어종의 산란장·서식장을 조성했다. 이와 함께 자율관리 어업을 육성해 어업인이 스스로 자율관리 공동체를 조직하고 자체적인 규약에 따라 수산자원을 조성·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2001년 63개였던 공동체가 2017년에 1,170개로 증가하고, 참여 어업인만 해도 7만2천명을 넘을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다. 매년 참여 정도와 활동실적 등을 평가해 지원 또는 교육을 통해 이제는 질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2019년부터는 새롭게 민간 자율휴어 지원 사업도 시작한다. TAC와 연계해 자율휴어까지 시행하는 경우 지원을 증대하는 것이다. 민간이 스스로 이행하는 자원관리를 지원해 말 그대로 자율관리가 될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함이다.


국민 레저된 낚시, 여가 활동과 자원 보호가 양립할 수 있게 관리
사라져가는 어종도 복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다. 과도한 어획 등으로 고갈된 국민 생선 명태를 회복시켜 국민 식탁에 제공하기 위해 2014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2016년 세계 최초로 완전양식(인공적으로 생산한 어린 명태가 어미로 자라 다시 어린 명태를 생산하는 것)에 성공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5년부터 동해안에 명태 종자를 방류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매년 100만마리를 방류해 명태 자원 회복에 박차를 가한다. 명태 외에 쥐치, 낙지의 자원 회복에도 도전한다.
끝으로, 낚시 인구가 7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민 레저가 된 낚시를 여가 활동과 자원 보호가 균형을 이루며 양립할 수 있게 관리한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을 통해 낚시 안전, 낚시산업 선진화, 낚시터 관리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수산자원보호구역 제도 운영, 연안어장 환경개선, 수산자원 조사 인프라 확충, 해파리 구제, 고래 자원 보호 등을 통해 자원관리에 힘쓰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공유지의 비극’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2009년 공공경제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의 말을 잠시 음미해보자.
“공유재의 딜레마로 추정되는 구조를 가진 경험적 상황을 발견한 분석가들은 종종 외부 행위자에 의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선다. (중략)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중앙집권화와 사유화라는 두 가지 입장 다 지나친 일반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많은 성공적인 공유자원 제도는 사적인 것처럼 보이는 제도들과 공적인 것처럼 보이는 제도들의 풍부한 혼합물이기 때문에 경직된 이분법의 틀에 맞지 않는다. (중략) 실제 상황 속에서 공적인 제도와 사적인 제도는 별도의 세계에 있기보다는 서로 얽혀서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한다.”
결국 공유재를 잘 관리하는 것은 정부만의 몫도, 어업인만의 책임도, 소비자만의 일도 아니다. ‘수산자원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정부, 어업인, 소비자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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