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대한민국 인재를 말하다인재의 두 조건, 재능과 겸손
임진모 음악평론가 2019년 02월호



든 생물체가 그렇듯 인간도 정확히 좌우 대칭의 반반 구성을 취하고 있다. 신체공학이 말하기론 한쪽을 더 사용한다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균형을 상실해 바이오리듬이 깨진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하나의 가치에 헌신할 것이 아니라 그것과 균형을 이룰 다른 가치, 즉 두 가지 가치에 봉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친다.
그럼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가 주문해야 할 인간의 좌우 조건은 무엇일까. 먼저 오른쪽 조건은 만인이 주지하다시피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재능은 위기가 닥쳤을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의제와 방법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인재는 평시가 아니라 난시(亂時)에 빛을 발하는 인물이다.
재능은 어떻게 함양하는가. 웬 교과서 타령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부지런히 책을 보면서 지식을 쌓고 정보수집에 게을리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새로운 의제는 저자의 고뇌와 시대 응시가 아로새겨진 책에서 구하는 것이지 TV나 스마트폰에서 얻는 게 아니다. 모름지기 지금까지 지식과 정보가 부재한 인재는 접하지 못했다.
그리고 재능을 쌓기 위해 또 하나 해야 할 게 있다.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한다. 칩거 지식인 혹은 은사(隱士)는 옛날 말이다. 개체 인자(因子) 못지않게 중요한 게 ‘관계 인자’라고 본다. 관계를 잇고 풀고 정리하는 사람이 인재 아닌가. 그러기 위해선 요즘 말로 ‘인적 네트워킹’이 풍부해야 한다. 어떤 점에서 과거에는 조롱의 의미가 담겼을지 모를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요즘의 인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랜 유교 관습의 영향인지 몰라도 점잖음, 얌전함, 엄숙을 높게 보는 경향이 있다. 가령 어떤 모임에서 딱딱한 분위기를 깨려고 사회를 자청해서 노래도 부르고 좌중을 웃기는 사람보다 결국 끝에 가서 인기를 누리는 사람은 자리를 점잖게 지키는 ‘선비 스타일’인 경우를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선비가 인재인가.
지금은 오히려 관계 속에서 충분히 말하고 많이 웃기며 어떤 의미에서 조금은 ‘나대는’, ‘선비 아닌’ 사람이 필요하다. 사회학자 김찬호는 신간 「유머니즘」에서 “웃음은 삶과 사회의 자화상을 비춰보는 하나의 중요한 거울”이라며 사회적 공감에 유머가 필수적임을 주장한다. 확실히 이 시대의 인재는 지적이고 정보수렴이 원활한 동시에 유머러스하고 따라서 관계 구축과 소통에 민감한 사람이다.
재능이 오른쪽 조건이라면 왼쪽은 무엇인가. ‘겸손’을 들고자 한다. 그간 매체 출연과 대중강의 활동을 통해 한국의 고위층을 두루 만나봤지만 겸손한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겸손은커녕 대체로 으스대는 스타일이었고 더러는 상대의 허점을 발견하면 비아냥 조로 말하기도 했다. 마치 “난 능력이 있어서 이 자리까지 왔으니 당신네는 날 올려다봐야 해!” 하는 것 같았다. 물론 예의 바른 분들도 많았지만 솔직히 진심으로 겸허, 겸양, 겸손하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21세기의 인재, 갑질과 미투라는 현실에서의 인재는 지식과 학력의 인물이 아니라 재능과 겸손을 갖춘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지성과 감성의 컨버전스’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그래서 우리는 성인이 되기 전 성장기와 사춘기 때 두 가지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는 ‘책 읽기’고 다른 하나는 ‘음악 듣기’다. 책을 읽어 머리를 채우고, 음악을 들어 가슴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의 인재상이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