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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포용적 성장의 길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2019년 02월호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포용적 성장의 추구가 기득권의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전환의 고통과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 문재인 대통령은 포용국가 또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국정 비전으로 제시하는 한편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경제정책으로서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IMF, OECD와 같은 국제기구나 많은 나라들에서 포용적 성장이 주장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전개됐던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 경제적 불평등이 급속히 심화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재벌과 그 대기업들이 우리 경제를 주도하는 가운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된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는 우리 경제의 불평등을 급속히 심화시켰다. 더구나 압축적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복지 수준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켰다.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이 낮아져 저성장의 기조는 일상적이 되는데, 현재 우리 경제는 그러한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저성장이 일상화된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화와 산업화가 이뤄졌음에도 국민의 다수인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낙수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복지 수준도 낮은, 따라서 경제적 불평등이 커지고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이러한 현실에서 기존 방식의 경제는 지속 가능할까? 그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다수를 배제시키는 이 같은 경제 현실에 대해 서민과 중산층은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촛불항쟁은 그 불만의 반영이기도 하다.
촛불항쟁을 통해 등장한 문재인 정부가 기존의 경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출범 당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비전 아래 경제 목표로서 사람 중심의 경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 및 혁신성장의 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것은 근래에 들어 포용국가 또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비전 아래 포용적 성장으로 표현되고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 초기의 사람 중심 경제가 근래의 포용적 성장과 질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기의 사람 중심 경제는 근래의 포용적 성장을 통해 그 지향과 목표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포용적 성장의 추구가 기득권의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전환의 고통과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선 포용적 성장은 기존의 경제에서 혜택을 보는 기득권층의 강력한 저항을 야기시킨다. 나아가 포용적 성장은 기성 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시장질서에서 중소기업과 노동자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질서로의 변화를, 그리고 수출 중심의 경제에서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는 경제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인데, 이러한 구조개혁은 시간을 요하는 일일뿐더러 그 전환의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국민 다수의 인내를 요구한다.
하지만 기존의 경제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이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는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갈등과 정체를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촛불항쟁을 통해 등장한 문재인 정부가 그 등장을 가능케 만든 국민 다수에게 보답하는 것은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개척해 그것을 정착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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