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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류한석의 신기술 토크공유경제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 2019년 03월호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여전히 역동적이고 많은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공유경제란 간단히 말해 ‘유무형의 자산 공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속 가능한 경제체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공유경제에서 다뤄지는 자산의 종류에는 차량, 주택, 사무실, 주차장, 의류, 전자제품, 의료장비, 장난감, 노동력, 에너지 등 거의 모든 유무형의 자산이 포함된다. 공유경제에서 거래 대상으로 삼는 자산은 첫째, 사람들의 필요성이 높은 자산이면서 둘째, 동시에 자산 소유자 입장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많고 셋째,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는 소유하는 것보다 빌려 쓰는 것이 효율적일수록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대표적인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공유경제 사례로 포시마크(Poshmark)를 소개한다. 또한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진화하고 있는 차세대 공유경제 사례로 일렉트리파이(Electrify)를 살펴본다.


개인화 알고리즘 통해 물품 추천하고 쇼핑 이상의 사회적 경험 제공하는 중고장터, 포시마크
미국의 스타트업 포시마크는 개인 간 중고 의류·신발·핸드백 등 패션 물품을 거래하는 중고장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포시마크는 사업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여러 투자자로부터 총 1억5,3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2019년 1월 말 기준).
포시마크에서 물품을 팔려는 사람은 스마트폰에서 바로 물품 사진을 찍어 자신의 클라우드 옷장에 등록할 수 있다. 판매자는 등록된 물품 목록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할 수 있으며 더 많이 공유할수록 판매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는 포시마크의 배송시스템을 이용해 손쉽게 발송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거래금액의 20%를 수수료로 지불하게 된다.
포시마크의 특징은 나이키, 아디다스, 빅토리아 시크릿, 제이 크루 등의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루이비통, 구찌 등 소위 명품 브랜드의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중고물품이지만 갖고 싶었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큰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구매한 물품은 빠른 배송을 통해 이틀 만에 받아볼 수 있다. 구매한 물품이 싫증 나거나 필요 없어지면 다시 포시마크를 통해 판매하면 된다. 포시마크의 사용자는 판매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다. 포시마크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단순히 장터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고도의 개인화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이 선호할 만한 물품들을 추천해준다는 점이다. 개인이 자신의 클라우드 옷장에 등록한 물품들과 그가 검색한 물품들을 통해서 취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 기업으로서 포시마크의 특성은 ‘공동체(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여실히 찾아볼 수 있다. 포시마크에는 수많은 패션 리더들이 판매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구매자들을 위한 패션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포시마크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는 서로 연결돼 쇼핑 이상의 사회적 경험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하며, 포시마크는 이를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P2P 에너지 거래 플랫폼 제공하는 일렉트리파이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의 연간 에너지 비용이 2035년 1조6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설립된 싱가포르 스타트업 일렉트리파이는 전통적인 중앙 집중식 전력시스템의 한계를 탈피하고자 전력 생산의 탈중앙화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전통적인 전력시스템이 에너지 공급체계 및 비용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고 높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반해, 일렉트리파이의 새로운 전력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P2P(Peer to Peer)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
일렉트리파이는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소매용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중개자 없이 에너지 소매업체나 소규모 에너지 생산자를 검색해 그들에게 전력을 구매함으로써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력 구매자는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주택, 공장, 창고 등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생산자일 수도 있다.
일렉트리파이의 플랫폼에서는 일렉(ELEC)이라는 토큰이 생산자가 지불하는 거래 수수료, 소비자를 위한 로열티 보상금 등으로 사용된다. 일렉트리파이는 2018년 3월 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 공개)를 통해 3천만달러의 자금을 마련했으며, 올해 내에 일본에서 알파 테스트(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능시험)를 개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융합 비즈니스를 하는 일렉트리파이와 같은 기업은 산업적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기업이면서, 테크놀로지 관점에서 보면 블록체인 기업이기도 하고, 동시에 유휴자산을 공유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공유경제 기업이라서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기업의 성공 여부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인데,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새로운 도전들이 이어질 것이다.
공유경제에서 개인은 더 이상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소비도 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바꿔 말하면, 그러한 소속감을 제공하지 못하는 공유경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에서 살펴본 두 가지 사례는 공유경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앞으로 공유경제는 점점 더 많은 산업으로 확대돼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관행을 파괴하면서 한편으로는 산업을 재창조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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