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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정욱이 만난 혁신기업가킥보드 공유서비스 ‘킥고잉’, 단거리 이동방법을 바꾸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2019년 05월호



요즘 서울 강남을 다니다 보면 다양한 유형의 이동수단을 볼 수 있다. 일반 자전거부터 전기자전거에 이어 갈수록 많이 보이는 것이 전동킥보드다. 그 가운데 ‘킥고잉’이라고 쓰인 전동킥보드가 유달리 많이 보인다. 나도 이용자 중 한 명이다. 예를 들어 선릉역 인근의 사무실에서 선정릉역으로 갈 때 걸어서 가면 1km가 넘어 20분 가까이 걸린다. 그런데 킥고잉 전동킥보드를 타면 5분이면 갈 수 있다. 킥고잉 앱을 이용해 킥보드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처음 5분에 1천원, 이후 1분에 100원씩 부과된다. 이용하고 나서 적당한 곳에 세우고 앱에서 반납버튼을 누르면 된다. 아주 쉽다.
킥고잉은 지난해 9월 강남역과 선릉역 사이 일부 지역에서 처음 선보였고 점점 서비스지역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지금은 송파, 여의도, 신촌, 상암과 경기도 판교, 부산 해운대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용자도 늘어 킥고잉 앱 가입자는 8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킥고잉을 처음 접하고 한국에서 과연 이런 서비스가 잘 될지 의심했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도시에 차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 풀고자 시작
사실 이런 공유 전동킥보드는 2017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등장한 ‘버드(Bird)’가 시초다. 버드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투자받았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라임(Lime), 스핀(Spin) 등 전 세계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수백 개 쏟아져 나왔고, 수백 개 도시와 대학 캠퍼스에서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벌써 1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서울에서는 이제 공유킥보드 전쟁이 벌어질 참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킥보드 공유서비스인 킥고잉을 내놓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최영우 올룰로 대표를 만나봤다.
최 대표는 원래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요즘 많아지고 있는 대기업 출신 창업자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커넥티드카 등 첨단 부문에서 16년이나 일했다.
2017년 3월 그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라는 유명한 콘퍼런스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됐다. 여기서 그는 모바일앱으로 빌려서 타다가 아무 곳에서나 반납할 수 있는 중국의 자전거 공유서비스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니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비슷한 것을 직접 해보고 싶었다. 사내벤처에 들어가는 등 궁리하다가 2018년 4월 초에 회사에서 나와 올룰로를 창업했다. 처음에 킥보드 공유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니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장난감을 가지고 뭘 하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공원에서 대여서비스를 할 것이냐는 말도 하더군요.”
그런 조소를 딛고 회사 설립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기업을 나와서 빠르게 스타트업 팀을 구성하고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실행했는지 궁금했다.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얘기했고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그렇게 했기에 함께할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배달의민족 출신인 이진복 님이 ‘그거 될 것 같다’며 최고기술경영자(CTO)로 합류했고 ‘럭시’, ‘원더스’ 등 카풀·물류 스타트업 출신들도 합류했습니다.” 한국 창업생태계의 인재층이 두터워지면서 빠르게 팀을 구성했고 축적된 경험을 통해 신속하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 27일 전동킥보드 20대를 강남에 풀었다. 그리고 대수를 계속 늘려나가 이제는 900대 정도 된다. 올해 안으로 2만대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에게 킥고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물어봤다. “도시에 차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를 풀고자 했습니다. 퍼스트·라스트마일 이동이 편리해지면 사람들은 당연히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도시에 차가 많아 생기는 교통혼잡이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전동킥보드는 친환경적이고 자리도 적게 차지하며, 무게도 승용차의 100분의 1도 안 됩니다.”


안전한 서비스 위해 운전면허증 요구하고 이용시간 제한
최 대표는 “승용차 이용 패턴을 보면 5km 이내의 단거리 이동이 전체의 절반쯤 된다”며 “새로운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이 잘돼 있는 한국에서 굳이 그런 서비스가 필요하냐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시장성은 의심하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대중의 이동수요가 높은 나라입니다. 대중교통이 잘돼 있기는 하지만 모든 곳을 다 촘촘히 연결하지는 못합니다. 대중교통으로 연결이 잘 안 되거나 크게 돌아가야 하는 애매한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수요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고객의 격려도 많고 “우리 동네는 왜 안 오냐”며 재촉하는 문의도 많다고 한다.
최 대표는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미성년자들의 킥고잉 이용을 막기 위해 앱에서 운전면허증을 등록하고 휴대폰 본인인증을 하도록 했다. 야간에는 음주운행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이용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로 제한했다. 또 도시 미관을 위해 아무 곳에나 주차하지 말고 지정된 위치에 반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편의점 등과 제휴해서 이용자에게 헬멧을 제공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공유킥보드를 위한 규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차도로만 주행할 수 있다. 인도와 자전거도로에서의 주행은 불법이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자들은 대부분 인도나 이면도로를 이용해 다닌다.
이 같은 규제도 앞으로는 전향적으로 풀릴 전망이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3월 제5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통해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수단의 시속 25km 이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새로운 이동수단을 위한 인프라가 열악하다. 최 대표는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이동수단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승용차가 쓰는 차선의 반만 내줘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역삼동에 있는 킥고잉 사무실에서 나와 대로변으로 걸어가다 보니 킥고잉 킥보드가 하나 보였다. 1.2km 떨어져 있는 선릉 사무실까지 킥고잉을 타고 7분 만에 도착했다. 앞으로 이런 마이크로모빌리티서비스가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꿀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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