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평양 그곳은주민의 40%가 식량 부족, 계란도 겨우 1년에 2~3차례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북한전문기자 겸 통일문화연구소장 2019년 06월호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문제가 대북정책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주민들이 처한 인도적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에 따른 움직임이다.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기간에 평균 강수량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은 기록으로 될 것”(조선중앙TV 5월 11일 보도)이란 북측의 발표가 나오는 등 기후여건이 심상치 않은 점도 대북 식량지원 여론에 힘이 실리게 하고 있다. 대북제재에 힘을 싣고 있는 트럼프 미 행정부도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심각하다는 경종을 울리고 나선 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기구다. WFP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공동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이래 최악이라고 지적하면서 136만톤의 곡물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은 5월 중순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대북 식량지원의 절박성을 직접 호소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북한 주민의 40%가 식량 부족에 처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쌀 등 곡류와 김치 등 약간의 야채만 일상적으로 먹을 뿐 단백질 섭취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기는 고사하고 계란의 경우도 1년에 2~3차례 먹는 데 불과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시급히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 고통이 가중될 것이란 점도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만성적인 기근에 시달리는 국가로 전락한 요인을 두고 북한은 미국 등 ‘적대세력’의 대북제재와 기후 문제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전근대적 방식을 탈피 못한 북한의 영농 수준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를 드러낸 영농방식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990년대 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대량 아사사태를 겪고도 아직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3대 세습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초 선전일꾼 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57년 전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4차 노동당 대회에서 언급한 ‘이팝에 고깃국, 기와집과 비단옷’ 얘기를 꺼냈다. 김 위원장이 북한경제와 식량 문제의 절박성을 제대로 인식했다면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핵과 미사일을 거머쥐고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갈구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에 대해 무례한 언사를 쏟아내는 것도 경우에 맞지 않다. 북한 동포에 대한 대한민국의 측은지심이 대북지원이란 결실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