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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꽃보다 아빠가을만세
유신재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장 2019년 11월호



올해처럼 가을을 실컷 즐겨보긴 처음이다. 쌍둥이들 덕분에 거의 매주 주말마다 나들이를 다녀온다. 처음 이 칼럼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기저귀를 찼고 음식도 가려야 했기 때문에 나들이라기보다는 잠시 외출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가장 큰 제약은 낮잠이었다. 올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낮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힘들어하고 칭얼댔다. 점심을 먹고 나면 곧 자야 하니 장시간 외출이 힘들었다. 지난여름부터 쌍둥이들은 낮잠을 자지 않고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시간적·공간적으로 제약이 사라졌다.
얼마 전 주말에는 쌍둥이들의 어린이집 동창(?)인 산희네 가족과 함께 1박 2일로 시골 체험농장에 다녀왔다. 양, 염소, 사슴 등 동물들한테 먹이도 주고 너른 풀밭에서 두 집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았다. 아이들만 재미를 보는 건 불공평하지 않은가. 저녁에는 산희네 아빠와 밤늦도록 실컷 술을 마셨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내도 술 마시는 것에 대해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또 지난 주말에는 과천 서울랜드에 다녀왔다. 쌍둥이들은 신이 나서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서둘렀다. 먼저 신발 신고 문 열고 나가 엄마가 꾸물거린다며 투덜대기까지 했다. 오전 10시에 도착한 쌍둥이들은 타고 싶은 놀이기구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키가 1미터가 넘으니 탈 수 없는 놀이기구가 별로 없었다(사실 아이들이 키가 작아 타지 못하는 놀이기구는 나도 무서워서 엄두가 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스릴을 즐기는 둘째는 급류타기처럼 어른도 가슴이 철렁해지는 놀이기구를 타면서도 깔깔거렸다. 겁이 많아 이제껏 회전목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첫째도 둘째한테 자극을 받았는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급류타기는 울면서 후회했지만 말이다). 쌍둥이들은 30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지루해하지 않았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줄을 서는 동안 김밥을 먹었다.
해가 지고 저녁 먹을 시간이 됐지만 아이들은 집에 갈 생각을 안 했다. 원래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첫째는 야간공연이 시작되자 내 어깨 위에 목말을 탄 채로 리듬을 탔다. 둘째는 낮에 탔던 놀이기구를 한 번씩 더 타며 어둠 속 스릴을 즐겼다. 쌍둥이들은 폐장시간이 다 돼서야 서울랜드를 나왔다. 무려 12시간을 놀이동산에서 놀았다. 아이들뿐 아니라 나도 놀이동산에서 이렇게 오래 있었던 건 처음이다.
나와 아내는 서울랜드를 다녀온 뒤 이틀 동안 온몸이 쑤셨지만 아이들은 피로라는 게 안 쌓이는가 보다. 벌써 놀이동산에 또 가자고 성화다. 이번 주말에는 강원도로 단풍놀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가을이 좋긴 좋은데 너무 힘들다. 체력관리에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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