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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도서관에서 문득 스친 생각, “이대로 행복할 수 있을까?”
조준기 여행에미치다 대표 2020년 02월호


학점 4.2, 토익 965, 토익스피킹 7급, 한자 2급, HSK 3급, 국제무역사, 카투사 전역 등 6년 전 26살의 조준기는 다른 대학생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하거나 자기소개서에 뭔가를 적을 때 스펙 하나라도 더 만들어 열거할수록 내 인생이 점차 의미를 더해가는 것만 같았다.
수업 시간에는 맨 앞에 앉아서 교수님이 들어오실 때 밝은 미소로 음료수를 드린다거나, 굳이 물어보지 않으면 과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같이 밥 먹으러 가는 시간이 아까워 친구들의 연락을 피하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었고, 커피 한잔 같이 마시는 시간이 부담스러워 도서관 오갈 때도 혹여나 아는 사람을 만날까 조마조마했다.
같은 하루를 살더라도 남들보다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과, 다른 경쟁자들이 놀 때 공부해서 더 좋은 스펙을 쌓아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그 당시 나에게는 미덕과도 같았다. 열심히 나를 조이고 다른 사람과 경쟁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고 사회에서 말하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앉아 있다가 문득 이렇게 살면 행복할 것 같지 않은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아무리 열심히 스펙을 쌓는다고 해도 만족스러울 것 같지 않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마치 열심히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간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때 살면서 처음으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 것이라면 딱 1년만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체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많은 잡념을 뒤로하고, 3시간 만에 페이스북에 ‘Travel Factory’라는 페이지를 만들었고 그것이 지금은 ‘여행에미치다’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다.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여행커뮤니티이자 전문적으로 여행콘텐츠를 만드는 곳이 됐지만, 그 속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라’는 것. 여행이 답이 될 수는 없어도 여행이라는 과정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세상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가다 보면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길’을 찾아 당당하게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는 제2의 조준기들이 조그마한 용기와 결심을 통해 먼 미래 뒤돌아봤을 때 ‘결정적 순간’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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