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세계적인 그룹 BTS의 공연이 전통문화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BTS는 자신들의 음악과 봉산탈춤, 부채춤, 오고무, 농악을 한데 어우른 공연을 선보였는데, 유명 아이돌그룹 공연 레퍼토리에 우리의 전통춤이 포함돼 전통문화계는 크게 환영했다. 2019년 상반기에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송가인이 판소리를 전공했고 그 가족들도 남도소리와 진도씻김굿을 전승한다는 배경이 알려지면서 그의 인기와 더불어 판소리와 진도씻김굿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대중문화, 나아가 한류를 이끄는 K-컬처(culture)의 저변에 든든히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문화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무형문화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이어져오는 문화유산을 일컫는다. ‘인간문화재’라는 용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무형문화재는 문화재 중에서도 조금은 특별하다. 고정된 형태를 가진 대부분의 문화재와 달리, 무형문화재는 고정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가는 사람이 향유하는 방식에 맞춰 변화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및 보유자·단체 인정
국가무형문화재를 지정하고 관리하며 보호하는 무형문화재과의 업무는 이를 반영해 구성돼 있다. 무형문화재를 지정하고 이를 구현하는 사람(보유자) 또는 단체(보유단체)를 인정하며, 이들이 안정적인 전승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 무형문화재의 전승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무형문화재 제도를 시행한 1960년대는 전통사회에서 이어져온 다양한 삶의 방식이 시대변화와 맞물려 급격히 변화하거나 사라져가는 상황이었다. 이때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무형문화재가 제도적인 보호의 틀을 갖게 됐고, 이를 통해 한때 궁중에서 펼쳐지던 왕가의 제사에서부터 부녀자들의 길쌈하는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리의 문화가 무형문화재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또한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던 예인과 장인들도 ‘인간문화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자부심을 드높일 수 있게 됐다. 국가무형문화재는 2015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을 계기로 음악, 무용, 연극, 공예, 의례, 놀이 등 기·예능 요소가 확실한 분야를 넘어서 전통적인 생활관습이나 생업기술 관련 지식에 이르기까지 지정 범주가 확대됐다. 즉 ‘아리랑’, ‘씨름’, ‘김치 담그기’, ‘온돌문화’ 등 기·예능이나 지식이 보편적으로 공유되거나 관습화된 것도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무형문화재과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 발굴해 지정을 확대해가고 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의 인정도 무형문화재과의 핵심 업무 중 하나다. 50여년이 넘는 기간 누적 608명의 예인과 장인이 보유자로 인정됐으며, 많은 전승자가 양성되고 전통문화에 종사하는 이들의 저변도 확대됐다. 무형문화재과는 보다 많은 예인과 장인을 보유자로 인정하고 이들이 자신의 기량을 다음 세대에 전승해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쟁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경우도 있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무형문화재위원회에 심의 절차를 마련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를 적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1964년 12월 ‘종묘제례악’, ‘양주별산대놀이’, ‘꼭두각시놀음(현재 남사당놀이로 통합)’을 시작으로 지정된 국가무형문화재는 2020년 2월 기준 146개에 이르며, 이를 전승하고 있는 보유자는 171명, 보유단체는 70개다.
지원금 확대, 교육관 건립 등으로 보유자와 전승자의 연행 지원
무형문화재과의 역점 사업 중 하나는 보유자와 보유단체, 그리고 전승자들이 지속적으로 연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무형문화재과는 보유자를 비롯한 전승자들이 자신의 생애를 바쳐 이어온 소중한 기량을 다음 세대에 전해줄 수 있도록 크게 두 분야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첫째, 보유자와 보유단체에 매월 지급하는 전수교육지원금을 비롯해 공개행사 및 기획행사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문화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활동 영역이 좁고, 일부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전수교육을 실시하고 전승활동을 이어간다. 이에 지속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전승활동에 필요한 지원금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20년부터는 매월 보유자에게 지급하는 전수교육지원금을 월 13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해 지급할 수 있게 됐다.
둘째, 전수교육 전담 공간인 전수교육관 건립 및 시설개선 사업, 공예 분야 보유자의 노후공방 개선사업을 통한 지원이다. 이는 전승자들이 전수교육과 전승활동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전국 지자체와 협력해 진행한다. 2020년 2월 기준 전국적으로 157개의 전수교육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는 국가무형문화재 103종목, 시도무형문화재 220종목의 전승자가 입주해 활동하고 있다.
국민들이 무형문화재를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또한 펼치고 있다.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을 통해 실시하는 이 사업은 일반인 대상의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과 2020년부터 실시되는 전수교육관 문화예술교육사 배치 지원사업으로 구체화된다. 전수교육관에 배치되는 문화예술교육사는 전승자를 도와 무형문화재 체험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담인력으로 역할을 맡게 되는데, 무형문화재를 전승하는 젊은 이수자들이 자격을 갖춰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이 외에도 2020년에는 고령의 전수교육조교에 대한 명예보유자 인정을 시작해 전승자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국가무형문화재와 시도무형문화재 간 경력인정 체계를 정비해 시도무형문화재 전승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별 무형문화재의 전승환경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문화강국의 자부심은 다양한 문화가 꽃피는 환경에서 비로소 단단해질 것이다. 무형문화재과는 이를 위해 우리 전통문화의 든든한 뿌리라 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가 굳건히 전승되고 향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