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이 계열사별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히면서 국내에서도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컴플라이언스란 기업이 자발적으로 하는 법규 준수, 준법 감시, 내부 통제 활동을 뜻한다. 레그테크(RegTech; Regulatory와 Technology의 합성어)는 컴플라이언스 프로세스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뜻하며 규제 모니터링, 규제 준수, 보고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인공지능 ‘왓슨’ 기반의 레그테크 솔루션 제공하는 IBM
현재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을 플랫폼화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IBM은 특히 엔터프라이즈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IBM의 AI 플랫폼 왓슨(Watson)은 데이터세트를 통해 학습하고 그 결과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적용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레그테크는 특히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IBM의 오픈페이지스(OpenPages) GRC
(Governance, Risk and Compliance)는 기업 전반의 리스크와 컴플라이언스를 관리할 수 있는 레그테크 솔루션으로, 리스크와 컴플라이언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함으로써 민첩하고도 안전하게 기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픈페이지스 GRC에 포함된 ‘왓슨 규제 컴플라이언스 관리(RCM; Regulatory Compliance Management)’는 AI를 기반으로 관련 작업을 자동화해 컴플라이언스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이를 이용하면 왓슨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규제 콘텐츠를 분석함으로써 기업에 요구되는 의무사항 및 통제를 빠르게 식별하고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규제 변경을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지속적인 규제 준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레그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관련 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도 늘어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AI(Compliance.ai)는 업체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규제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컴플라이언스AI의 솔루션은 규제 모니터링, 분석, 작업, 보고서 등의 주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사용자는 자신의 업무와 연관성이 높은 규제를 파악하고 일정과 필요한 조치를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규제 업데이트, 우선순위 부여, 검색 및 필터링 등을 통해 규제 관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마일스톤(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지점들), 마감일 등에 따라 알림 통보를 받을 수 있고 위반 내역, 관련자 목록, 페널티 금액 등을 추적할 수도 있다.
규제 관리 위한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제공하는 컴플라이언스AI
컴플라이언스AI 또한 IBM과 마찬가지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AI의 AI는 규제 콘텐츠를 자동으로 분류, 요약하고 우선순위를 지정해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존 규제 문서와 업데이트된 규제 문서 사이의 차이점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 법적인 측면에서의 의무사항 목록과 필요한 조치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컴플라이언스AI의 솔루션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규제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규제와 관련된 작업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워크플로우 자동화(workflow automation)’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요한 작업을 위임하고 메모 및 의견을 공유하며 팀 활동이 가능한 협업 도구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통해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민첩하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작업은 자동으로 추적되며 수행한 단계와 활동에 대한 자동화된 감사 보고서를 만들어준다.
컴플라이언스AI는 플랫폼 기업의 최신 트렌드에 맞춰 개발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자사 플랫폼의 규제 데이터에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제공하는 것이다. 컴플라이언스AI는 미국 연방 및 주정부, 언론 및 규제 간행물, 백서, 행정명령 등 다양한 규제 콘텐츠에서 자동으로 규제 데이터를 집계한다. 개발자는 API를 이용해 컴플라이언스AI의 규제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으며 검색, 필터링 등과 같은 기능을 추가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대기업, 스타트업의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사례를 하나씩 살펴봤다. 추가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들을 간략히 언급하면, 브이컴플라이(VComply)는 컴플라이언스·리스크·계약·정책 관리 등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오사노(Osano)는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및 CCPA(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 등과 같은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를 도와주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 외에도 중소기업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텀리(Termly), 웹사이트 운영자를 위한 컴플라이언스를 지원하는 이유벤다(iubenda) 등이 있다.
레그테크는 특히 금융기관과 규제당국에 있어 중요한 기술이다. 디지털경제의 가속화로 데이터 유출, 사이버 해킹, 자금 세탁, 내부자 범죄, 각종 사기 등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자동화된 솔루션을 이용해 각종 범죄를 사전에 막고 규제 준수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규제의 양이 늘어나고 복잡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컴플라이언스 활동 간의 투명성을 높여 규제를 철저하고 정확하게 관리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률 리스크가 큰 사업에 종사하는 기업이라면 레그테크 기반의 컴플라이언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