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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평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를 지향하자
김광현 창업진흥원장 2020년 06월호


“한국이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로 뜨는 이유”. 미국 경제매거진 『포브스(Forbes)』는 2014년 2월, 이런 제목의 글을 실었다. 필자는 한국이 테크 스타트업 허브로 뜨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았다.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최고라는 점, 정보통신기술(ICT)에서 앞서 있다는 점, 연구개발(R&D) 투자를 많이 한다는 점, 산업정책 중심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 등이다. 그렇다면 6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테크 스타트업 허브가 됐는가? 아니다. 서울은 세계 5대 창업도시를 꿈꾸지만 스타트업 분석기관인 스타트업게놈이 발표한 ‘2019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서 30위권 밖에 머물렀다. 베이징(3위), 싱가포르(14위), 홍콩(25위)에도 뒤졌다.
『포브스』의 6년 전 예측이 다소 성급한 감이 있지만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를 지향해 달려갈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창업생태계와 투자생태계가 놀랍도록 발전한 데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이미지가 획기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포브스』에 해당 글이 실린 2014년 이후 서울 곳곳에 마루180, 팁스타운, 롯데액셀러레이터, D2 스타트업 팩토리 등이 들어섰고, 대도시에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섰다. 예비·초기 창업자가 카페를 전전하며 일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 정부의 기술창업 지원도 대폭 증가했다.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 예산은 2013년 1,584억원에서 2019년 5,779억원으로,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운영은 같은 기간 1조6,216억원에서 4조5,217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다. ‘창업국가’ 요건을 두루 갖췄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카카오뱅크는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마켓컬리는 식료품 유통을 혁신하고 있다. 6년 전 단 하나도 없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도 11개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이미지도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나라’였고 ‘역동적인 나라’로 봐주면 다행이었다. 지금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하이테크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산 제품에 태극기를 표기해달라고 요구하는 바이어도 등장했다. 이제 ‘테크 스타트업 허브’를 지향할 때가 됐다.
테크 스타트업 허브가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낡은 규제를 혁신해 ‘창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고,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야 함은 물론이다. 창업생태계 선순환이나 대기업 참여 확대도 생각해볼 만한 과제다.
최근 수년 새 대기업들이 창업계에 적극 뛰어든 것은 청신호다. 자발적으로 창업지원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가 하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은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아쉽긴 하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을 적극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대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글로벌 허브를 지향한다면 글로벌 관점에서 바라보는 안목도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을 민간에 맡겨 세계적인 행사로 키우기로 한 것이나 해외에 창업지원정책을 수출하려는 시도도 좋은 사례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들이 기술창업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K방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우리 국민의 자부심도 커졌다. 국산 진단키트가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판에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를 꿈꾸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몰려와 창업하고 서울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날이 어서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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