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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석의 신기술 토크
다시 한 번 VR시장에 전환점이 마련됐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 2020년 11월호


수년 전 많은 전문가와 미디어가 머지않아 전 세계적으로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시장이 도래해 관련 기기와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VR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헤드셋 가격만 100만 원에 달하고 고성능의 PC가 필요한 데다 킬러앱이라 할 만한 콘텐츠도 없어 여전히 기대주에 불과한 형편이다.
하지만 지난 9월 페이스북이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  2(Oculus Quest 2)’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VR시장의 붐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9달러 VR 헤드셋이라면 어떨까?
오큘러스 퀘스트 2는 PC 없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전작보다 100달러 더 저렴한 299달러(64GB)라는 가격에, 무게는 503g으로 10% 더 가벼워졌다. 또 강력한 스냅드래곤(Snapdragon) XR2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은 2배 더 높고, 전작보다 메모리 용량은 4GB에서 6GB로 커졌고, 한쪽 눈당 1832×1920으로 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한다. 지난 10월 국내시장에 출시됐다.
기존 오큘러스 제품군에는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오큘러스 리프트 S(Oculus Rift S)’와 단독으로 사용 가능한 저가형 ‘오큘러스 고(Oculus Go)’가 있으나,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에 PC와 연결이 가능한 링크 기능이 제공되고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퀘스트 2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나머지 제품은 단종됐다.
현재 페이스북이 소유한 오큘러스 플랫폼은 원래 2012년에 창업한 스타트업 오큘러스 VR이 개발한 것으로,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VR 플랫폼이었다. 2014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을 23억 달러(약 2조6천억 원)에 인수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로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VR 창업자와의 갈등, 대규모 IP 소송, 제품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VR 사업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VR 사업에 참여한 다른 기업들도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디어에서는 VR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표출하기 시작했고 수년간 많은 VR 스타트업이 폐업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필자와 같은 기술애호가(technology enthusiast)들은 대체로 VR 기술에 만족했으며 여전히 VR의 미래에 대한 밝은 기대를 갖고서 시장이 붐업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드디어 PC 없이 헤드셋만으로 충분히 사용할 만하면서 가격도 납득할 만한 오큘러스 퀘스트 2가 출시됐다. 보다 고성능의 콘텐츠 가동이 필요하다면 PC와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성능상의 문제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제품을 먼저 접한 전문가 다수의 의견은 제품 완성도가 상당하며 환상적인 하드웨어라는 평가다.
하지만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계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대부분의 기술애호가가 페이스북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페이스북이 돈벌이만 생각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 점이 오큘러스 퀘스트 2의 성공에 일정 부분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하드웨어 전문 기업이 아니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출시한 이유는 이를 통해 하드웨어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입과 더불어 VR SNS를 통해 광고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지난해 9월 행사에서 VR SNS ‘호라이즌(Horizon)’을 공개한 후 올해 8월부터 클로즈 베타서비스를 개시했다.
호라이즌은 기존에 공개한 ‘스페이스(Spaces)’를 더욱 발전시킨 서비스로, 친구들과 가상공간에 모여 게임을 하고 모래, 물, 황금빛 지평선이 있는 가상 해변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자신이 원하는 환경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현재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친구와 모임을 갖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VR 세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친구가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서비스 활성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G와 AI를 통합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5G 플랫폼
스마트폰 AP(Application Processor)로 잘 알려진 퀄컴은 5G 통신과 인공지능(AI)을 통합하는 세계 최초의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또는 Cross Reality) 플랫폼을 선보였다. XR은 사물인터넷 네트워크와 온라인 가상세계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환경의 한 형태를 뜻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X가 확장될 수 있는 연속체라는 의미에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MR, VR 등을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하고 유연한 용어로 쓰인다.
스냅드래곤 XR2는 MR을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MR은 가상 환경과 물리적 환경을 혼합하므로 주변 세계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VR 콘텐츠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냅드래곤 XR2는 정확한 동작 추적 및 제스처 인식을 위해 7개의 동시 카메라를 지원한다.
특히 스냅드래곤 XR2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AI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에 대해 배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XR 경험이 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됨으로써 사용자의 욕구를 더 잘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또한 5G 통신 기술을 사용해 보다 빠른 상호작용 속도로 언제 어디에서나 VR 세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
페이스북은 헤드셋과 서비스로, 퀄컴은 칩셋으로 VR시장을 제패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다시 한 번 VR시장에 전환점이 마련됐다.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게임, 교육,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VR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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