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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흡한 노동시장에서의 양성평등
전명숙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고용노동부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장 2020년 11월호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여성의 삶은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 방향으로 바뀌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변화를 보면 여성고용률은 2019년 51.6%(65세 이상 포함)로 2009년에 비해 3.8%p 상승했으며, 여성취업자 중 임금근로자의 비중 역시 77.9%로 같은 기간 동안 6.7%p 올라갔다. 이와 함께 결혼이나 임신·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여성의 수는 점차 감소하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 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볼 때 노동시장에서의 변화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예컨대 2019년 70.7%인 남성고용률과 비교해보면 여성고용률은 50% 초반대로 대단히 낮은 데다, 우리나라 여성의 높은 학력수준을 고려할 때 남녀 간 임금격차는 지나치게 크다. 여성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6,358원으로 남성 임금근로자(2만3,566원)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여성고용의 현재 수준은 OECD 국가 비교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여성고용률은 OECD 국가 평균(2019년 65.3%, 15~64세)에 훨씬 못 미칠 뿐 아니라 성별임금격차는 OECD 국가 가운데서 줄곧 최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삶은 조금씩 나아진다고는 하나 ‘일’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 변화와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많은 여성은 가정만큼 일에 대한 우선도를 높게 두고 있으며(2019년 49.5%), 가정보다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여성도 34%에 이를 만큼 여성의 삶에서 일의 중요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맞벌이 가구의 여성은 여전히 가사노동의 1차 책임자로 남성(54분)보다 하루에 2시간 13분 더 많은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 이는 2014년에 비해 고작 6분이 감소한 수준이다.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 10명 중 4명은 경력단절을 경험한다.  
양성평등은 사회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가치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경제적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핵심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높은 학력수준과 능력을 갖춘 여성인적자원의 낭비는 사회적으로 대단히 큰 손실이며 국가경쟁력에도 부정적이다. 물론 그동안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노동시장에서 여성참여율을 제고하고 경력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접근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를 통해 각 직종 및 직급에 여성의 참여가 증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력개발과 일가족양립 정책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성별직종분리 및 남녀 간 임금격차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통계지표를 통해 나타난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삶은 그동안의 성과가 여전히 미흡함을 보여준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성고용은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삶을 개선함으로써 양성평등을 실현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도전과제다. 양성평등은 노동시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 영역에서 인식과 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정책 전반에서의 성인지적 관점과 성주류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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