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칼럼
임정욱이 만난 혁신기업가“배민 · 카카오 이후 플랫폼 향한 시선 달라져···채용하다 보면 스타트업은 아직도 마이너”
임정욱·김미희·이승건·김용국 2020년 12월호
 


때: 2020년 11월 13일(금) 오전 10시
장소: 서울 TBT 회의실


임정욱 오늘 이 자리는 『나라경제』 창간 30주년을 맞아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짚어보고자 마련됐다. 여러분이 창업할 때만 해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척박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모두 느낄 거다. 각자 생태계 변화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생태계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말씀해달라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 멘토링 등 도움 받아”
김용국 우리는 2016년 창업할 때부터 생태계 도움을 많이 받은 케이스다. 예를 들어 롯데액셀러레이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덕분에 투자도 유치했다. 스타트업은 경험보다 의지만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성공한 분들의 멘토링을 통해 스케일업할 때 겪었던 경험을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또 우리 같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소위 PMF(Product-Market Fit)가 중요하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포커스 인터뷰 같은 것으로 PMF를 찾아내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런데 생태계에서 경험을 쌓은 유명한 분들의 조언이나 피드백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진짜 필요한 것만 찾아서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런 식으로 생태계의 큰 도움을 받았다.
김미희 대기업에 오래 있다 보니 스타트업 생태계를 전혀 몰랐다. 그래서 스타트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트위터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전해주는 이 세계의 소식을 접하면서 창업 계획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또 창업 당시 액셀러레이터 기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롯데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매쉬업엔젤스 이렇게 세 군데서 투자를 받았다.

“펀딩 규모 10년 전과 완전히 달라져”
임정욱 이승건 대표님은 창업한 지 오래돼 더 많은 변화를 느끼겠다.
이승건 우리 때는 그런 액셀러레이터가 없었다. 2010년 창업했을 때 일단 펀딩이 너무 힘들었다. 그땐 시리즈A가 보통 8억에서 10억 원 사이였는데 그 정도는 요즘 엔젤 단계에서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펀딩 규모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유니콘이나 글로벌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들의 밸류를 높게 쳐준다. 또 대기업과 연관된 사업이 아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큰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예전과 달리 플랫폼과 IT에 대한 이해를 갖고 투자하는 VC펀드들의 이러한 시선 자체가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생태계라는 것이 있기는 있었던 것 같은데 약간 그들만의 세상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커뮤니티나 모임, 체험 기회도 많아져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 씁쓸하고 행복하다, 예전의 저는 그 혜택을 못 받아서(웃음).
임정욱 VC들을 인터뷰한 모 기자가 한번은 이런 말을 하더라. 한국 VC들의 시각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 계기가 잘 안 될 거라 생각했던 배달의민족과 카카오가 터지는 것을 보고 그런 회사에 투자할 용기가 생겼다고. 그래서 나중에 토스에 투자한 거라더라. 성공사례들이 나오니까 더욱더 과감하게 플랫폼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요즘 벤처 투자가 이렇게 늘기는 했지만 현장에서 여러분이 느끼기에도 스타트업에 충분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김용국 회사 입장에서 보면 투자는 항상 모자라는 것 같다(웃음). 투자를 받아보면 1억~5억 원선이나 5억~10억 원선의 투자를 받는 것으로 나뉘는데, 유독 5억~10억 원 사이가 비어 있다. 액셀러레이팅이나 엔젤 단계 같은 첫 단계 투자유치는 쉽다. 또 양산품이 나오거나 IPO(기업공개)가 될 것 같은 단계에선 30억~100억 원 유치는 수월하다. 그런데 매출이 나오기 전, 상품을 만들어야 되는 단계에서는 증명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펀딩이 어렵다.
임정욱 TBT가 지금 그 단계에서 투자하는데 사실 투자 의사결정 판단이 상당히 어렵다. 김미희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미희 과거에 비해 투자자 풀이 많아졌다고는 감적으로 느낀다. VC 접근성도 좋아졌다. 그런데 초기 단계에서는 투자유치가 용이한 반면, 시리즈 B, C, D로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시리즈 B, C 단계에서 큰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매출은 크지만 이익이 많이 남지 않는 상태라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고 이익도 대규모로 남길 거라는 확신을 보여줘야 투자유치가 가능하다. 그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임정욱 큰 투자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토종자본으로 유니콘을 만들어야 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여기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이승건 돈에는 국경이 없다. 우리 돈만으로 우리 스타트업을 키우자는 것은 위험한 생각인 것 같다. 그것이 판단을 왜곡해 버블이 생길 여지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는 유니콘들을 보면 외국자본이 많이 투자했다. 그만큼 그 외국자본은 스마트머니였던 거다. 결국은 국내자본도 외국자본들처럼 스마트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투자 기회가 있으면 국내자본도 해외 스타트업에 많이 투자해야 한다. 실제로 잘하는 투자사들도 있다. KTB네트웍스를 보면 국내 투자사인데 중국에도 오피스가 있고 미국이나 동남아에도 대규모 투자를 많이 하고 좋은 성과도 많이 낸다. 전 세계적으로 나오는 혁신적인 딜들을 보면 한국은 과감한 베팅이 부족했던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한국시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져 있어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가 너무 어렵다. 미국에서 투자를 하려고 해도 한국의 「상법」이나 규제환경 등이 예측이 안 되다 보니 투자를 안 하고 만다. 시장도 작고. 시장이 작으면 그만큼 장벽을 없애줘야 하지 않나. 게다가 우린 언어 장벽도 있다. 우리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더 맞춰나가면 좋을 것 같다.

“제조업은 제품의 고객과 시장을 빨리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임정욱 이제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질문을 하려 한다. 김용국 대표님은 40대 중반에 삼성전자에서 나와 창업했다. 지금까지 기발한 제품을 만든 많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나와서 화제가 됐지만 양산 단계에서 품질을 맞추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링크플로우는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며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다. 대기업 출신이라는 것이 창업하는 데 도움이 됐나?
김용국 40대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회사 경험이 15년 정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안에서 개발이든 제조든 충분히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한 것이 있어 수월했다. 우리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고 불리고 싶은데 다들 ‘제조업’ 스타트업이라고 한다(웃음). 어쨌든 제조업은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많이 만들어야 좋은 질의 제품이 나온다. 그런데 처음부터 많이 팔지 못하면서 높은 질의 제품을 만들려다 보니 제품이 비싸진다. 그러니까 또 안 팔리는 악순환이 생긴다. 그래서 초기에는 품질의 마감이 덜 되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을 찾아서 집중해서 만들어줘야 한다. “좋은 팀과 나쁜 시장이 만나면 시장이 이긴다. 나쁜 팀과 시장이 만나면 시장이 이긴다. 좋은 팀과 좋은 시장이 만나면 특별한 일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진짜 맞더라.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제품의 고객과 시장을 빨리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정욱 한국은 제조업 스타트업을 하기 좋은 환경인가?
김용국 평균 정도 되는 것 같다. 좋은 점은 새로 나온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력이 높은 것이고, 단점은 생각보다 시장 자체가 작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옆에 있다 보니 제품을 만들고 조금만 있으면 중국에서 비슷한 저가제품이 나와 가격경쟁에서 밀린다. 중국의 경쟁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커 심리적 허들을 넘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시장 주류로 인식돼”
임정욱 김미희 대표님은 교육 분야에 있는데, 상대적으로 교육에서 규제 때문에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또 교육 하면 한국이라 시장이 작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김미희 규제는 다른 분야보다 덜한 것 같다. 한국 교육시장 자체는 50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오프라인이 대부분이고 특히 K12(초중고 12년)가 압도적으로 큰 시장인데, 이번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지각변동을 겪었다. 아무래도 강제적으로 라이브 클래스의 경험이 주입되다 보니 화상교육이나 우리 같은 온라인 수업들은 과거엔 마이너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주류로 인식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온라인 교육시장이라는 카테고리가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정욱 코로나19가 온라인 교육시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줬나.
김미희 전 세계적으로 교육이 단절된 인구가 12억이라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그 단절된 12억의 인구가 온라인 교육시장의 잠재적인 고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에서는 위챗 라이브 클래스에 등록한 수만 1억 명이라고 한다. 엄청난 규모다. 대규모의 유니콘이나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 글로벌 에듀테크 스타트업에서 탑3에 들어가는 회사 대부분이 우리 같은 라이브 클래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K12를 타깃으로 오프라인 학교 수업이나 학원 수업을 대체하는 모델들을 갖고 상당한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어학에 포커스를 둔 우리는 어학이 여행 수요와 같이 가는 측면이 있어 코로나19로 수요가 떨어졌다. 그래서 전략을 재빠르게 수정해 초중고를 타깃으로 한 화상수업을 올 8월에 론칭했고, 호응이 좋아서 이쪽 방향으로 더 많이 풀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국내 온라인 어학이라는 1조 원밖에 안 되는 작은 시장에서 싸웠다면 앞으로는 120조 원의 K12를 포함한 글로벌 온라인 튜터링 마켓을 플랫폼 기반으로 타기팅하려고 계획을 수정해가는 중이다.

“규제의 재조정,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임정욱 이승건 대표님, 핀테크 쪽은 어떤가? 토스를 시작할 당시, 그러니깐 5년 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잘 성장했는지 그리고 아쉬운 점은 없는지?
이승건 일단 핀테크에서 제일 염려되는 부분은 규제다. 다행히 한국은 중국에서 좋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정부와 언론에서도 핀테크산업의 필요성과 그 혁신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 보니 정책적으로 금융업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수월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참 어렵고 아쉬운 것이 일회성으로 법이 개정되거나 정책이 한 번 바뀌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규제를 재조정하는 과정들이 어떻게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정부도 그런 것 때문에 규제 샌드박스 같은 것을 많이 하는데 현재 규제 샌드박스가 지정되는 양이 급격히 줄고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가 제일 염려된다.
임정욱 한국의 핀테크 업계가 많이 성장한 것이 사실이고, 이제는 모든 금융권이 핀테크의 중요성과 여기에 대한 위협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토스같이 작은 스타트업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테크 공룡들을 이겨낼 수 있느냐라는 시각이 예전부터 있었고, 카카오뱅크가 나올 때도 토스 저러다 안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다. 앞으로의 경쟁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승건 규모에 상관없이 기업들이 경쟁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결국은 시장에서 고객이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에 네이버나 이런 곳에 대한 규제가 많이 들어갔는데 안타까운 게 시장에서 우리 같은 플레이어들이 경쟁하게 그냥 두면 우리가 알아서 밟을 것은 밟으며 경쟁한다. 어떻게 보면 네이버, 카카오에 비해서는 훨씬 작지만 네이버, 카카오를 이기는 그림을 만들 때 더 좋은 선례가 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우리만의 조직문화로 승부수 띄워 인재 유인”
임정욱 다음으로 인재채용 이야기를 해보자. 생태계가 잘 되려면 좋은 인재가 많이 창업을 하고 또 좋은 인재들이 스타트업에 들어와야 하는데, 최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조사한 결과만 봐도 아직까지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실제 현장에서 채용을 해보면 어떤가?
김미희 초기엔 정말 어려웠다. 예정된 면접을 취소하거나 합격을 해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면접도 지원자에게 우리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 오히려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튜터링이 TV 광고를 하면서 달라졌다. 그나마 지원자 풀이 조금 생겼다. 하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스타트업을 불안정한 커리어라고 생각한다고 느낀 것이, 회사의 비전과 안정성에 대한 질문이 많다. 여전히 업계가 아직은 마이너인 것 같다. 여담이지만 배달의민족이나 토스같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스타 스타트업들이 인재를 다 데리고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은 유명한 스타트업에서 먼저 일을 해보고 싶어 하고 그 다음에 우리 같은 스타트업을 찾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린 독특한 조직문화라든지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 등으로 계속 승부수를 띄워 유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임정욱 그런 노력과 경쟁은 좋은 것 같다. 2000년대 중반에는 모든 인터넷 업계에서 네이버가 인재를 다 데리고 간다고 했다. 그땐 거의 증오할 정도로 네이버 욕을 했다(웃음).
이승건 우리 쪽은 오히려 직원들이 창업한다고 하고, 작은 기업으로 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자꾸 나가서 걱정이다. 토스는 이미 많이 큰 것 아니냐며 업사이드가 더 있는 기업으로 가겠다는 것 때문에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다.
임정욱 토스 같은 데서 로켓성장을 경험한 친구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인데 굉장히 신선하다. 링크플로우는 어떤가.

“인재 역량,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과 차이 있어”
김용국 2016년에 창업한다고 나올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아서 지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주니어급들이 많이 지원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잘 모르는 주니어보다는 한 명의 경험 많은 시니어가 낫다는 결론에 도달해 잘한다는 사람을 찾아서 직접 데려오는 형태로 채용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불안정하다는 인식은 코로나19 영향도 있는 것 같다. 그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은 기회의 땅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위험한 시기라 큰 데 소속돼 있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옛날에 함께했던 동료들을 데리고 오려고 해도 예전 같으면 쉽게 움직였을 텐데 지금은 좀처럼 오려고 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이승건 전체적인 산업 관점에서 보면 대학에서 교육시켜 배출한 인재들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준비된 인재들이어야 하는데, 그 역량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갭이 크다는 느낌이다. 최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개발자가 너무 없다”는 이야기를 한 기사가 나왔다. 이렇게 산업계에서 인력 교육과 양성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10만 명 양성한다든지 하는 식의 정책으로 그 차이(discrepancy)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다.

“규제의 큰 틀이 네거티브로 바뀌길”
임정욱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잘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말씀해달라.
이승건 한국의 기업가에 대한 시선이 아쉽다. 기업가들은 기업가의 역할이 있다. 정말 적은 돈으로도 수만 명의 고용창출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악덕 기업주 같은 이미지만 남아 있다. 기업가에 대한 애정과 존중과 존경이 사회 전반적으로 존재했으면 좋겠다. 또 기업가들에 대한 사회정책을 결정할 때 기업가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바뀌면 좋겠다.
김용국 우리 같은 경우에는 바디캠류나 웨어러블 카메라를 시작할 때 법적으로 막힐 줄 몰랐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블랙박스에 사람 얼굴이 찍히는 것은 괜찮은데 바디캠이나 웨어러블캠에 찍히는 것은 안 된다. 「개인정보 보호법」에서는 고정형 CCTV만 규제를 한다. 바디캠이나 블랙박스는 들어가 있지도 않은데 이게 약간 합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영역에 있다. 보안회사들과 이야기하면 이것이 누가 나한테 문제를 삼으면 애매하기 때문에 도입이 힘들다고 한다.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은 자유롭다. 쉽지는 않겠지만 규제 자체의 큰 틀을 화이트리스트 모델에서 블랙리스트 모델(네거티브 모델)로, 즉 ‘이것만 하지 말고 다른 것은 다 해도 돼’라는 식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김미희 요즘 앱스토어 인앱결제(애플리케이션 유료 콘텐츠 결제 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앱마켓 운영 업체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결제하는 방식) 이슈가 있다. 인앱결제가 시행되면 거의 30%의 수수료가 부과돼 이로 인해 무너지는 스타트업이 많이 생긴다. 구글에서는 우리 같은 경우는 라이브 클래스여서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데, 구글도 큰 조직이어서 본사에서 보면 또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는 그레이 영역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모바일 플랫폼은 앱스토어를 통할 수밖에 없어 구글이나 애플이 갖고 있는 스토어가 거의 공공재에 가까운 수준이 됐기 때문에 생태계를 잘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임정욱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분 같은 용감한 창업가들이 더욱 많이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도 창업가를 영웅으로 여기며 물심양면으로 계속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장시간 토론에 감사드린다.
정리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