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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제는 다 커버린 코딱지들에게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 2020년 12월호



‘종이접기의 전설’, ‘종이접기 대마왕’, ‘금손’, ‘초통령’ 등 어느 순간 많은 수식어가 내 이름 앞자리에 눌러앉았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주어진 아이들을 위한 작은 사명으로 생각하고 한 길만 걸어온 것뿐인데, 이렇게 많은 찬사가 나에게 주어졌다.
종이접기, 종이조형, 입체놀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만 나올 듯한 말이었고 어린 친구들만 하는 인지발달영역의 교육이었다. 이 쉽고도 어려운 종이접기를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것뿐인데, 많은 사람이 시청하고 공감해줬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한답시고 뛰쳐나왔다. 객기로 시작한 일은 잘 풀리지 않았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버린 30대의 나에게 ‘종이접기’라는 단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커리큘럼도 없고 체계적인 가르침도 없던 시절, 무작정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종이접기에 도전했다.
‘30대 가장이 종이접기라니?’ 주위 많은 사람이 손가락질했다. 그래도 목표를 가지고 묵묵히 종이접기 일을 계속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알려지게 됐고 KBS 어린이 프로그램 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1988년 9월의 일이다. 나이도 있고 해서 망설이다가 결국 출연하기로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이후 수많은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종이접기를 하며 정신없이 20년이 지나갔다. 많은 ‘코딱지’ 친구가 좋아해주고 격려해줬다. 한번도 겹치지 않는 아이템을 방송하려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결국은 나의 스펙이 됐고 즐거움이 됐다.
몇 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 찾아왔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출연 제의가 와 아무런 기대 없이 출연했건만,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온갖 매체에 내 이름이 올랐다. 옛날에 나와 함께했던 전국의 다 큰 코딱지들이 채팅창에 ‘반가워요’, ‘눈물 나요’, ‘저도 다 컸어요’, ‘아직도 아무것도 못 해요’, ‘사랑해요’ 등 수많은 글을 올렸을 때, ‘아, 그 예전 코딱지들이 다 커서도 나를 잊지 않고 있구나’ 하는 고마움에 생방송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많은 친구의 격려에 난 아직도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결국은 수많은 기회 중에 가장 값어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전 내가 나오던 TV에서 함께 종이도 접고 만들기도 하던 친구들, 이제 엄마 또는 아빠가 된 다 큰 코딱지들한테 이야기하고 싶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사랑합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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