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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의 혁신토크
AI 교육혁명
이주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2021년 04월호



AI 교육혁명은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가르치는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가르치는 방식도 혁명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무엇을 가르칠지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AI 시대에 엄청난 속도로 생산되는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역량(Data Literacy), 컴퓨터 사고력과 공학원리에 관한 이해(Technological Literacy), 인문학적 이해와 디자인 역량(Human Literacy)의 3L이 요구된다. 여기에 덧붙여 창의력(Creativity),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협력(Collaboration), 소통(Communication) 역량을 의미하는 4C도 갖춰야 한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해결책 제공하는 AI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지식을 학습하고 암기하는 교육이 필요하기는 한 것일까? AI 시대에는 지식 교육은 핵심개념과 필수 내용에만 집중하고 지식을 적용·분석·평가·창조하는 높은 수준의 학습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렇게 AI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에게 난제를 던지고 있지만 동시에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해결책도 제공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AI 개인교사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AI 개인교사를 활용해 모든 학생이 개개인의 학력 수준과 학습 속도에 맞춰 맞춤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프로젝트 학습 등의 능동학습과 성공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AI 개인교사와 같은 맞춤학습 코스웨어(courseware)를 1학년 수학, 화학, 생물 등 기초과목에서 활용해 큰 효과를 봤다. 이후 이를 확대해 현재 매년 2만 명의 학생이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75개 과목으로 확대해 학부 학생의 75%가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러한 혁신의 결과 애리조나주립대는 2002년부터 2019년까지 학생 수를 5만5천 명에서 12만 명까지 늘리면서 가족 중 최초로 대학생이 된 학생의 수도 7,560명에서 2만3,583명까지 늘려 다양한 계층에 골고루 대학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AI 개인교사의 놀랄 만한 성과는 AI가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학습 경로를 제공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수학 과목의 경우 AI 개인교사는 수학에 소질이 있고 기초가 있는 학생에게는 난이도를 빠르게 높여가며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수학에 약한 학생에게는 난이도를 완만하게 높이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전혀 다른 유형의 문제를 학습하게 한다. 교수가 교실의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강의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에게는 재미가 없다. 반대로 수학을 못하는 학생은 강의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흥미를 잃는다. 그러나 AI 개인교사는 이러한 강의의 근본적 한계를 극복한다.
그렇다고 교수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애리조나주립대의 수학수업에서 교수는 강의 중심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현실과 관련된 문제들을 수학적 원리를 적용해 학습하도록 지원하는 등 새로운 역할을 한다. AI 개인교사가 교수의 강의 부담을 줄이면서 교수는 프로젝트 학습과 같은 ‘하이터치 학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AI는 교사나 교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역할이 전환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는 교사들의 학생상담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AI 챗봇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기본적인 질문이나 자주 하는 질문에 일차적으로 답변하도록 함으로써 교사의 상담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교사는 AI가 할 수 없는, 학생들의 심리적 상태나 정서적 변화를 고려한 보다 깊이 있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학생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화된 교육이 가능해진다. 애리조나주립대에서는 학생들의 전공과목 선택에 e어드바이저를 운영하고 있다. 이 AI 상담시스템은 4년 안에 졸업할 수 있도록 개인별로 전공지도를 제공해 매 학기 졸업에 필요한 과정을 제대로 이수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해 준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불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을 위험이 있는 경우 학업자문위원회가 해당 학생의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학교 행정에 챗봇과 같은 AI를 도입하는 것은 미래 학교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알고리즘 편향, 개인 데이터 사용 등은 아직 논란
미국 카네기멜론대는 AI를 기반으로 한 스텔릭(Stellic)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의 진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이 진로 템플릿을 이용해 학습계획을 수립하면, 그 계획에 맞게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지 분석해 교사에게 전달한다. 또한 학생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돕고,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학생 수준을 기반으로 세워진 성과 분석시스템은 새로운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과거의 학생 경험에 비춰볼 때 성공적으로 과정을 마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이 어떠한지를 보여줄 수 있고, 그에 맞게 학생을 지원하고 진학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학생들의 진학률과 졸업률을 높일 수 있다.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미래의 대학 전공과 진로에 맞춘 교육을 실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AI 교육은 아직 많은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AI 교육의 효과에 대해 보다 많은 엄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물론 최근 AI 교육의 놀랄 만한 긍정적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코 충분한 실증적 근거가 확보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AI 교육과 관련된 알고리즘의 편향 문제, 개인 데이터의 사용 문제 등 윤리적 이슈들이 아직까지 충분히 논의되고 규범화되지 못하고 있다. AI 교육으로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지나치게 늘어나고 중독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돼야 한다. 국가적으로는, AI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시작해 수십 개의 AI 교육 유니콘을 갖고 부상하는 중국, AI 개인교사를 개발하고 학교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은 미국 등 AI 교육 양대 강국의 틈에서 우리나라를 AI 강국으로 발전시킬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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