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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그리고 미래는
부족한 도시녹지, 입체녹화로 해결하자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2021년 05월호


우리나라의 도시 인구집중, 특히 수도권 인구집중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2021년 현재 전체 국민의 약 92%가 도시지역에 살고, 전체 국민의 50% 이상이 수도권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 인구집중은 지가 상승, 건축물 과밀화 등의 토지 문제를 수반하면서 도시의 녹지 부족을 가져왔다. 또한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으로 인해 도시공원으로 지정됐으나 토지 매입이 이뤄지지 않은 많은 지역이 공원에서 해제돼 녹지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시 전체 지역에서는 시민 1인당 5㎡, 시가화 공간에서는 시민 1인당 3㎡의 공원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 도시는 외곽지역이 대형 산림으로 이뤄진 곳이 많고, 이런 지역 대부분이 도시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1인당 5㎡의 공원 확보가 어렵지 않다. 서울시의 경우 시 외곽의 북한산, 관악산, 수락산 등이 도시공원으로 지정돼 도시 전체 면적 대비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이 11.5㎡로 넉넉한 편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생활권 내에서 찾아갈 수 있는 공원 면적은 1인당 5.7㎡로 도시공원 전체 면적의 약 반절 규모다. 이를 구 단위로 보면 금천구는 1인당 1.6㎡, 은평구는 1인당 2.6㎡로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생활권 공원의 기준인 ‘집에서 250m 이내’에 공원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해 보면 그 수치가 매우 낮게 나온다. 많은 공원이 산자락, 강변 등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생활하는 곳 주변에 공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높은 토지가격으로 생활권 내 공원 조성은 사실상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1년 서울시의 공동주택지역 평균 공시지가는 1㎡당 약 800만 원인 반면, 공원을 조성하는 비용은 1㎡당 약 10만 원이다. 공원 조성이 어려운 것이 조성비용이 아니라 토지보상비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방법이 입체녹화다. 입체녹화는 자연지반뿐 아니라 별도의 토지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옥상이나 벽면, 실내를 녹화하는 것이다.  다만 녹화비용이 자연지반의 약 4배 이상이나 된다. 하지만 시가화 지역을 녹화할 경우 토지 비용이 공원 조성비의 80배 이상임을 감안하면 인공지반 녹화비용은 매우 경제적인 편이다. 이미 서울역 주변 고가도로 서울로7017이나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녹화됐다. 일본의 경우에도 오사카의 난바파크나 후쿠오카의 아크로 스퀘어 등 도시재개발 사업을 통해 옥상과 벽면을 녹화함으로써 부족한 도시녹지를 효과적으로 확충한 사례가 있다. 고밀 개발된 싱가포르도 호텔과 공공건물을 입체녹화해 쾌적한 정원 속의 도시로 만들고 있다.
도시에서 녹지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공간이 됐다. 그래서 ‘그린 인프라’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린 인프라는 도시녹지가 도로, 철도와 같은 필수 기반시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공원과 녹지 조성이 토지보상비라는 큰 암초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입체녹화를 추진한다면 현대의 조경과 건축 기술로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소규모 옥상정원 조성 등으로는 생활권 도시공원 확충에 한계가 있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시재개발이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신규 건축물에 입체녹화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를 관리하는 주체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시민들의 입체녹화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쾌적한 녹색도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녹지가 풍성한 녹색도시를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곳에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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