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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코로나 뉴노멀···아바타로 실제 같은 공연·쇼핑 즐긴다
김민정 KOTRA 일본 도쿄무역관 차장 2021년 06월호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이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제4차 유행으로 도쿄도에는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3번째 긴급사태선언이 적용됐다. 긴급사태선언하에서는 음식점·백화점 영업시간 단축, 이벤트 개최 제한 등 외출 자제를 유도하는 다양한 조치가 실시된다. 긴급사태선언이 아니더라도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불요불급한 외출 자제에 협조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과 소비자는 비대면·비접촉 일상화 시대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아바타를 매개로 한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이러한 돌파구의 하나로 주목받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그런 활동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아바타로 버추얼 오피스에 출근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료와 음성대화

도쿄 시부야는 많은 인파가 몰려 지역 특유의 문화를 형성하고 확산시키는 거리로 유명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계속 외출 자제를 촉구하면서 시부야도 예전에 비해 사람들의 통행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본의 통신 대기업 KDDI와 시부야미래디자인, 시부야구 관광협회 등은 ‘시부야5G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를 통해 ‘버추얼 시부야’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거리에 인파가 몰리지 않으면서도 대중에게 시부야만의 문화나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버추얼 시부야를 통해 사람들은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PC, 가상현실(VR) 디바이스로 아바타를 조작해 현실감 있게 재현된 시부야 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보이스 채팅을 통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친구와 함께 잡담을 하며 문화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버추얼 시부야에 오픈한 라이브하우스에서는 아바타 손님들이 모여 연주를 즐기면서 박수를 치거나 코멘트를 할 수도 있다.
버추얼 시부야는 새로운 구역에 추가 오픈하면서 확장하고 있다. 5월 말에는 하라주쿠 지역이 추가됐고, 이를 기념해 버추얼 점포 오픈, 신인 스타 발굴 오디션 등 기간 한정 가상공간 이벤트도 개최됐다. 버추얼 점포에서는 원격지에 있는 친구나 가족과 바로 옆에서 대화하면서 하라주쿠 거리에 있는 가게에서 실제로 쇼핑을 하는 듯한 체험이 가능하다. 이벤트 기간 중에는 실물 점포와 연동된 이커머스 기능을 탑재해 실제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고 구입한 상품은 집으로 배송해 준다. 버추얼 시부야에는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누계로 약 50만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돌아다니면서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사고파는 이벤트들도 개최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지하철을 타고 전시장에 도착한 후 그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게임 등이 있으면 출품자와 이야기를 하거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아바타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까이 다가가면 그들 간에 하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형 이벤트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이나 지자체, 교육기관도 아바타 기술을 활용한 가상공간에서의 대형 이벤트 개최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대학이나 학원가에서도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흘러가기 쉬운 온라인 수업의 보완책으로 아바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사무실 면적을 줄이거나 사무실을 아예 없애는 곳도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실제 사무실을 대체하기 위한 버추얼 오피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원격근무로 직원들 간 커뮤니케이션이 감소하고 소외감이 증대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으로는 아바타가 활용되고 있다. 아바타는 직원들 간 잡담도 가능하게 하면서 화상회의나 채팅만으로는 부족한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을 보완해 주고 있다. 아바타로 버추얼 오피스에 출근한 직원은 가상의 사무실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직원들 간 음성대화를 통해 다른 직원들의 존재나 상태를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단순히 기존 사무실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재현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사업부나 그룹 기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예전에는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하지 않았던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아바타 접객으로 대면 스트레스 경감,
전문인재 공유 등의 효과도

비대면·비접촉을 실천하면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하는 아바타 접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아바타 접객과 관련된 대표적 제품으로는 유사이드유(UsideU)의 ‘타임렙(TimeRep)’, 히로즈(HEROES)의 ‘아바토크(AvaTalk)’ 등이 있다. 아바타 접객 관련 제품 및 기술은 수년 전에 소개됐지만 직원 감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로 보급이 지지부진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를 도입하거나 이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전보다 늘고 있다. 아바타 접객은 슈퍼마켓 식품 판매, 신용카드 가입 권유, 화장품 판매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아바타 접객은 원래 목적이었던 비대면·비접촉 대응 외에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아바타 접객을 통해 접객 직원들도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업무를 할 수 있어 원격근무가 가능해졌다. 또한 불만 고객으로부터 접객 직원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아바타 접객은 인원이 제한적인 전문인재의 공유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한 은행에서는, 전문지식을 가진 직원이 없는 소규모 점포에서 전문지식이 필요한 대출 안내 등의 업무를 해야 할 때 아바타를 활용해 다른 점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고객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에 대해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직원과의 직접 대면 상담을 불편해 하는 분야에서도 아바타를 활용한 상담이 도입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류업체 와코루(Wacoal)는 여성 고객들이 대면서비스를 불편해 하는 속옷 관련 구매 상담에 아바타를 활용하고 있다. 와코루는 아바타를 활용한 고객 응대를 향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바타 상담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대면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의 상담 창구에 도입되기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아바타 접객은 자율주행 로봇과 결합한 아바타 로봇 형태로 확산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접객 직원이 고객을 직접 방문해 상담과 지원을 하는 듯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5월 중순부터 도쿄도와 오사카부 등을 중심으로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이 본격 시작됐지만, 그 진행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7월 말까지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지만, 이마저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지자체가 14%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백신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비대면·비접촉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기업과 소비자가 아바타 활용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아바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공간 초월 등 여러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만큼 집단면역이 형성된 후에도 코로나 이전보다는 확실히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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