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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그리고 미래는
채식 권하는 사회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2021년 06월호



최근 우리나라에서 채식을 권장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생태전환사회를 위한 실천운동으로 채식을 권장하는 것이다. 생태전환사회란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 수 있도록 행동을 전환하는 사회다. 생태전환사회가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많이 하던 생활 방식에서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 전반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냉난방 방식을 피하고, 음식을 조리하거나 유통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도 줄여야 한다. 육식을 줄이거나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기를 생산하는 데 소비되는 물과 에너지의 양이 다른 식품에 비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소고기 450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식 7kg과 물 9천L가 필요하다. 이때 소비되는 물의 양은 같은 무게의 토마토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물의 90배로 한 사람이 1년간 매일 7분간 샤워하는 데 소요되는 양이다. 곡식의 양으로 따지면 생산하는 소고기 무게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곡식이 필요하다.
또한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에 해당한다. 소형차 한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젖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이 거의 같다. 한 사람의 평균 식생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66.5%는 고기와 유제품이 차지한다. 가축 사육은 수질·토양 오염의 주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농촌의 경우 맑은 개울물을 보기 힘들다. 농촌에 사는 사람은 줄었지만 가축 사육량은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육식은 물과 곡식 사용의 증가, 온실가스 배출 증가, 수질·토양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육식 섭취를 줄이자는 것이 생태전환사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이 의견을 들어보면 그 당위성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사람은 채식과 육식을 함께 하는 잡식의 특성을 갖고 있어 식생활에서 육류 섭취를 금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채식을 권하는 사람들은 전면적인 육식 금지보다는 월요일에만 고기를 먹지 않는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권하거나, 부분적인 채식을 권한다. 채식을 실천하는 방법은 완전하게 고기를 먹지 않는 완전 채식 외에도 채식과 함께 우유 또는 계란까지는 먹는 경우, 생선 또는 닭고기까지 먹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 평상시에는 채식을 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고기를 먹는 간헐적 채식 등 매우 다양하다. 어쩌면 매일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부분적인 채식에 동참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고기 섭취량은 세계 평균인 연간 34kg보다 훨씬 많은 51.5kg이다. 이는 일본의 35.7kg, 중국의 49.8kg, 멕시코의 46.7kg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주요 육류 수출국인 호주의 90.2kg, 미국 90kg, 아르헨티나의 86.6kg보다는 훨씬 적다. EU의 64.8kg, 러시아의 60.8kg에 비해서도 다소 낮은 수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의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독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9%, 이스라엘 8.5%, 영국 6%에 비해 우리나라는 3%에 불과하다. 참고로 육식을 많이 하는 미국의 경우도 우리보다 약간 높은 3.2%가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다만 최근 다양한 채식 권장 운동으로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통계와 생태전환사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도 육식을 줄이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생각된다. 개인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완벽한 채식은 아니지만 간헐적인 채식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채식을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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