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오늘 일상을 떠올려보자. 아침에 아이폰 알람을 듣고 일어나 코스트코에서 사 온 켈로그 시리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아마존으로 여름 샌들을 하나 구매하고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지하철역에 도착하면 매장에 들러 커피를 찾아 회사 정문에 들어선다. 정신없이 맥북으로 업무를 본 뒤 식사를 하러 나간다. 점심 메뉴에 코카콜라 한 잔을 곁들이고, 사무실로 돌아와 가방을 챙겨 곧장 외근을 나간다. 머리가 아파 퇴근길 약국에 들러 타이레놀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씻은 뒤 존슨앤드존슨 로션을 바르고 침대에 누워 본방사수를 못 했던 드라마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 앱을 연다.
이처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는 미국 기업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미국 기업은 전 세계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번 6화에서는 왜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간단히 짚어보고,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직구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최대 규모에 매력주 많은 미국시장,
주주 대접도 최고 수준
미국증시를 향한 관심이 날로 뜨겁다. 동학 개미는 국내증시를 지키고 서학 개미는 밤새 태평양을 건너 미국주식 지분을 열심히 늘리는 중이다. 지난 4월 28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 4대 증권사에 올해 등록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대행서비스 신청 건수는 총 5만6,72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574건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해외주식을 사고판 규모는 1,983억 달러(약 220조 원)로 2019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고, 그중 90% 이상이 미국주식에 대한 투자다. 우리는 왜 미국주식에 열광하는 걸까?
첫째, 미국 주식시장은 세계 1위 규모다. 2018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상장주식 시가총액(이하 시총)에서 미국은 30조4,363억 달러로 세계 1위다. 2위 중국은 6조3,249억 달러, 3위 일본은 5조2,968억 달러고, 한국은 1조4,412억 달러로 10위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미국 시총이 전 세계 주식시장의 45%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위다. IMF의 2021년 GDP 추정치를 살펴보면, 1위는 미국으로 22조6,752억 달러, 2위는 중국 16조6,423억 달러, 3위는 일본 5조3,781억 달러며, 한국은 10위로 1조8,067억 달러다. 그만큼 미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미국시장엔 매력적인 기업이 많다. 미국은 주식시장 규모가 큰 만큼 상장기업 수도 많다. 지난해 8월 미국 시총 1위인 애플은 시총 2조 달러를 넘으며 우리나라 코스피시장 전체보다 더 큰 기업이 됐다. 심지어 이 수치는 2019년 IMF 통계 기준으로 세계 GDP 순위 8위인 이탈리아의 경제규모(1조9,886억 달러)와 맞먹는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미국에는 세계적인 기업이 많다. 특히 전통적인 기업뿐 아니라 FANG(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구글)과 같은 4차 산업 기업도 전 세계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넷째, 미국 기업에는 주주친화적 정책이 자리를 잡았다. 미국은 오랜 금융역사 동안 주주친화적 정책이 지배해 왔고, 주주들의 이해와 요구를 중요시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됐다. 주주들과 이익을 나누기 위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도 많다. 제대로 주주 대접을 받으려면 미국주식이 좋다는 뜻이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도 배당률을 높이고 분기 배당으로 바꾸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직접 미국주식 거래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 상장된 펀드나 ETF를 통해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우선 미국에 직접 투자할 경우는 수수료가 적다. 직접 개별 주식을 매매하거나 미국 운용사 상장 ETF를 사면 아무래도 개인이 품을 더 팔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계좌를 유치하기 위해 증권사마다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 거의 0%대의 수수료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 단, 주식 양도에 따른 소득세가 있으며(연간 손익통산, 공제 250만 원)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분리과세된다. 아무래도 직접투자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 및 기업에 대한 공부는 필수다.
반면 국내 상장된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나 펀드를 거래하면 수수료(0.1~1.5%)는 좀 더 들지만 시차를 신경 쓰지 않고 거래할 수 있어 편하다. 거래 시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15.4%가 발생하며, 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된다. 단, 올해부터 혜택이 다양해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이용하면 한도까지 세금 혜택을 좀 더 받을 수 있으니 최대한 활용하면 좋다.
참 쉬운 미국주식 직접투자···
중소형주 추종 매수세 등은 주의
하지만 미국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기존 계좌에 해외거래 계좌를 추가하면 끝이다. 시차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예약 매수·매도를 이용하면 편하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체크해 보자.
반드시 낮에 예수금을 환전해 둬야 한다? 아니다.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증권사도 많고, 환전은 밤에도 가능하다.
시세창에 보이는 숫자는 실시간이다? 아니다. 15분 지연 시세가 제공되고 매월 8달러를 내야 실시간 시세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시간 시세 무료제공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미국주식은 상하한가가 없다? 맞다. 우리나라는 위아래 30% 상하한가가 있다. 1일 가격 상승 및 하락 폭을 제한함으로써 위험을 줄인다는 의미다. 미국시장은 상하한가가 없어 더 위험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높다.
매매 주체에 대한 수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없다? 맞다.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실시간 수급 데이터가 없어 철저한 기업 분석을 통해 판단해야 하는 시장이다. 즉, 옆 사람 보고 뛰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다양한 주식정보 채널을 통해 미국시장 정보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다만 중소형주는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잘못하면 밈(meme)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투자 인플루언서 유튜버를 통해 소개돼 국내 투자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종 매수에 나서는 식의 거래가 두드러지는 종목을 ‘밈 주식’이라고 한다. 다음 7화에서는 ‘미국 배당주로 제2의 월급통장 만들기’를 통해 미국주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