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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제로 웨이스트를 향한 도전
임지영 칼럼니스트 2021년 06월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50년 뒤 서울은 여름이 1년 중 절반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사하라 사막에서와 같은 불볕더위에 살게 된다는 충격적 연구결과도 있다.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점에 우리는 와 있다. 새삼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가 주목받는 이유다.

위기에 내몰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캠페인…
일상의 작은 실천과 함께 하는 제로라이프 생활자들

제로 웨이스트는 말 그대로 낭비가 없는 사회를 목표로,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운동이다. 몇 년 전부터 개념 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와 ‘용기내(다회용기를 내어 재사용하는)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과 배달·포장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불필요한 포장 쓰레기 감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하루 평균 848톤으로 팬데믹 이전인 전년 동기 대비 15.6%나 증가했다. 비닐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톤으로 11.1% 증가했다. 이러한 일회용품 사용 증가와 환경에 대해 높아진 경각심으로 제로 웨이스트 원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해한 하루를 시작하는 너에게』를 쓴 신지혜 저자는 “어느 순간 에코라이프와 욕망 사이 밸런스를 맞추게 됐다”며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더 큰 실천을 평생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요가 강사인 저자는 함께 야외에서 요가를 하면서 명상, 친환경 마켓, 비건 베이킹 등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커뮤니티 ‘나투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한때는 그도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등 욕실 제품을 향기별로 열다섯병 올려놓고 쓰던 ‘소비인간’이었다. 취미 삼아 하던 요가 수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가치관뿐 아니라 말하고 행동하는 삶 전체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한 명의 완벽한 실천보다 여럿의 잦은 지향이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을 만든다”고 말한다.
‘초식마녀’ 박지혜 작가는 비거니스트로, 제로 웨이스트 삶을 지향한 지 올해로 7년째다. 고기 없는 밥상을 생각할 수 없다던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 이틀 채식을 시도하고, 비닐로 겹겹이 음식을 싸서 주던 엄마가 다회용기를 쓰는 변화들을 경험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실천을 제안하고 격려하는 이어짐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 “텀블러나 에코백 하나를 수백 번 이상 써야 환경보호 효과가 있어요. 환경을 생각한다는 이유로, 수많은 텀블러나 에코백을 사 모으고 있는 건 아닌지도 생각해 봐야 해요.”

거절하기, 줄이기, 썩히기 등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5가지 방법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방법은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첫 단계는 ‘거절하기’다. 거절하기는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쉬운 실천방법으로 명함, 빨대 등과 같이 무료로 나눠주는 것들을 거절함으로써 불필요한 폐기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줄이기’다. 줄이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재사용 빨대, 텀블러 활용으로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있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배달앱에 일회용품 선택항목을 추가해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마트에서는 장바구니를 대여해 주는 등 불필요한 일회용품을 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세 번째는 ‘재사용하기’고, 네 번째는 ‘재활용하기’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은 ‘썩히기’다. 일회용품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옥수수 전분이나 천연 펄프로 제작된 100% 생분해되는 제품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비닐봉지보다는 종이백을 사용하거나 친환경 소재로 만든 백을 사용하면 분해가 훨씬 쉽다.
일상의 제로 웨이스트는 이제 기업의 ‘ESG 경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ESG 경영이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친환경이고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경영을 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투자대상 기업 CEO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을 통해 기후변화를 고려해 앞으로 지속 가능성을 투자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파리기후협정 재가입, 2050년까지 탄소중립 동참, 청정에너지에
2조 달러 투자 등을 내건 것을 보면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또한 ESG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ESG 행보도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무라벨 PB생수를 출시했고 친환경 생분해 빨대를 확대 도입했다. 한화 또한 재생에너지 기업으로는 최초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인 ‘RE100’을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그린 디벨로퍼’로 나아가겠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도 동력보일러를 친환경연료인 LNG로 전환하는 등 탈탄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의 방점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찍혀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과도기로 당장 눈앞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앞으로 객관적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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