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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이 만난 혁신기업가
고슴이가 설명하는 ‘쉬운’ 뉴스, MZ세대에게 통하다
임정욱 TBT 공동대표 2021년 07월호




매주 월, 수, 금요일 새벽 어김없이 내 메일함을 찾아오는 뉴스레터가 있다. MZ세대를 겨냥해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라는 슬로건을 건 ‘뉴닉’이다.
지난 6월 23일 뉴닉의 뉴스레터 제목은 ‘쿠팡 화재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후폭풍과 문제에 대해 뉴닉의 귀여운 캐릭터 ‘고슴이’가 조근조근 해설해 주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크게 불이 났어요”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설명하면서 중간 제목에는 “이번에는 어땠길래 탈퇴운동까지 간 거야?”라며 독자 입장에서 의당 나올 만한 질문을 던지고 알기 쉽게 해설해 준다. 그리고 한국전력공사의 3분기 전기료 동결 이슈,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 등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정해서 설명한다. 어려운 용어 없이 핵심만! 이렇게 스마트폰 화면으로 쭉쭉 읽으면 한 5~10분 만에 요즘 돌아가는 주요 시사 이슈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대화하듯 친근한 문체로 33만 독자 모아
뉴닉의 김소연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년 반 전이다. 2019년 1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개최한 테헤란로 커피클럽에서 뉴닉에 대한 설명을 처음 들었다. 20대들이 만든 이메일 뉴스레터서비스라니! 구독자를 쉽게 모을 수 있을까? 과연 수익모델을 만들고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당시만 해도 김 대표의 겁 없는 도전이 성공할지 반신반의했다. 기존 언론사들도 이메일 뉴스레터를 운영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년 반이 지난 지금 뉴닉은 33만 명이 구독하는 한국의 1등 이메일 뉴스레터서비스로 성장했다. 웬만한 신문이나 잡지 등 기존 뉴스매체를 능가하는 독자 규모다. 유료마케팅 한번 없이 입소문만으로 이렇게 독자를 늘렸다. 오히려 요즘에는 기성 매체들이 이메일 뉴스레터를 만들어 뉴닉을 추격하고 있다.
투자유치 성과도 좋다. 2019년 벤처캐피털 500스타트업 등으로부터 6억 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최근에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25억 원의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뉴스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으로는 보기 드문 성과다. 뉴닉에는 이런 성장을 궁금해 하는 많은 언론사의 미팅 요청이 이어진다. 모 시사주간지 편집장은 자청해서 뉴닉에서 인턴으로 근무해 보기도 했을 정도다.
기존 대형 언론사들도 성공하지 못했던 이메일 뉴스레터 분야에서 어떻게 언론사 경험도 전혀 없는, 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20대 창업자가 이런 성과를 만들어냈을까. 뉴닉의 김소연 대표를 찾아가 봤다.
“신문 등 기존 매체의 뉴스 기사는 한자어도 많고 형식적이고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위터에서 젊은 친구들이 대화하듯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쉽게 뉴스를 전해 주고 싶었어요.”
이제 27세의 김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 14학번이다. “학교 친구들 중 창업한 친구는 하나도 없어요. 대부분 금융회사나 대기업에 갔죠.” 김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 취업준비보다는 합창반 등 다른 활동을 열심히 했다. 가장 열중했던 것이 인액터스라는 창업동아리 활동이었다. 스타트업 모델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아리였다. “시각장애인들이 합법적으로 안마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선릉과 합정에서 안마센터를 운영했어요. 1년여 동안 이 활동을 하면서 사업감각을 키웠죠.”
2017년에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로버트케네디 인권센터에서 일해 볼 기회를 잡았다. 6개월간 인턴을 하면서 미국에서는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한 이메일 뉴스레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도 될 것 같았다. 창업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2018년 한국에 돌아와 대학동아리 친구인 빈다은 씨를 설득해 뉴닉을 함께 창업했다.

뉴닉의 비전은 모든 연령층 겨냥한 콘텐츠 스타트업
창업 후 처음 6개월간은 다양한 뉴스 포맷과 문체를 실험했다. 그리고 지금의 뉴닉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콘텐츠 작성방법을 탄탄하게 매뉴얼화해서 누가 써도 뉴닉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반말투, 편지형식 등 다양한 포맷을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친근한 질문과 답변 형식, 그림 문자 등을 활용해 어려운 시사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지금의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는 뉴닉스타일이 많이 퍼져서 기성 언론에서도 이런 식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콘텐츠는 8명의 에디터가 주제를 선정해서 만든다. ‘뉴니커’라고 불리는 뉴닉 독자들의 피드백과 데이터가 뉴스 콘텐츠로 반영된다. “이메일 뉴스레터를 발행할 때마다 수백 건 이상의 독자 피드백이 들어옵니다. 그것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내부 데이터로 활용합니다. 어떤 글, 어떤 이미지를 넣었을 때 더 많이 끝까지 읽히는지 확인하고,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분석합니다.”
이렇게 뉴니커들의 궁금증에 맞춰 분석적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한 덕분일까. 매주 한 번씩 뉴닉 뉴스레터를 열어보는 독자가 13만 명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반 정도는 끝까지 읽는다고 한다. 그럼 뉴니커는 어떤 사람들일까. “취업과 진로, 돈과 재테크, 삶의 태도 등에 고민이 많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들이 주로 읽습니다. 여성 구독자가 80%며, 또 전체의 80%가 20대입니다.”
김 대표 또래의 20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뉴스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2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투자금을 확보한 뉴닉은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 중이다. “이제는 밀레니얼만 겨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모든 연령층이 우리의 독자입니다. 세상이 궁금한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시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영화, 요리 등 버티컬 콘텐츠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3분기에는 모바일앱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메일이라는 형식을 벗어나 앱을 통해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뉴니커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는 콘텐츠 혹은 지식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이다. 성장을 위해서 올 초만 해도 8명이던 직원을 지금은 20명까지 늘렸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3명 채용했다.
수익모델은 어떨까. 지금 뉴닉의 이메일 뉴스레터는 공짜다.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브랜드 광고로 이미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구독자 층이 상당한 만큼 앞으로 브랜드 광고, 유료 멤버십 등을 통해 매출을 올려갈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앱 출시 이후 세미나, 라이브,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양한 유료화 상품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며 유료화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의 특성상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젊은 세대는 매너리즘에 빠진 기존 신문, 방송에서 벗어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창업자들이 새로운 형식의 뉴스 생산에 도전해 MZ세대를 사로잡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뉴닉이 보수적인 언론계에도 큰 자극이 되고 있는 것이다. 뉴닉의 진격이 이메일을 넘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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