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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현안 해결에 G7 파트너로 인정받은 한국
이지윤 외교부 다자경제기구팀장 2021년 07월호
 

영국인의 사랑을 받는 휴양지 콘월에서 지난 6월 11~13일 G7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세계를 주도하는 G7 정상들이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한국도 호주, 인도, 남아공과 함께 초청국으로 참여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지난 몇 년간의 정상회의 성과 부진을 극복하고 G7이 단결해 세계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리의 G7 참여는 글로벌 선도국가로 격상된 우리 위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지금은 코로나19, 세계경제 침체, 기후변화 등 현안이 중첩된 전 세계적 위기상황이다. 동시에 세계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기도 하다. 미얀마 사태 등에서 나타나듯 권위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권위주의 국가들에 의한 사이버 공격과 경제적 위협도 자행되고 있다. 인종차별, 극단주의, 불평등 심화와 같은 민주사회 내부의 위협 요인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7은 최근 몇 년간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2018년 캐나다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자유무역 등 의제에 대한 논쟁 끝에 미국의 거부로 공동성명 합의에도 실패했다. 2020년 미국 정상회의는 코로나19와 미국 대선 일정으로 아예 개최되지 못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했고 기후변화, 코로나19와 같이 미국의 리더십이 필요한 다자협력 의제를 외면했다. G7을 포함한 다자주의가 쇠퇴하면서 국제사회가 당면한 과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많았다.

저소득국에 10억 회분 백신 제공,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등 합의
그러다 지난 2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G7 정상회의가 대면으로 개최됐다. G7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전 세계에 고조됐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G7은 ‘미국의 귀환’과 ‘다자주의의 부활’을 알렸다.
코로나19 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참석국들은 선진국과 개도국 간 백신 격차를 해소할 목적으로 내년까지 10억회 분의 백신을 저소득국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치료제·진단기기를 100일 만에 개발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미래 팬데믹 대비체제 강화를 위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를 개혁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심화되는 글로벌 불평등과 개도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적용, 1천억 달러를 목표로 하는 IMF 재원 조달 및 특별인출권(SDR) 재분배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도 중요한 성과다. 또한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해 G7 국가들이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했다. G7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범을 만드는 것은 아니며, 합의 사항들에 대해서도 세부 이행과 관련된 쟁점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올해 개최를 앞두고 있는 10월 말 이탈리아 G20 정상회의, 11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와 10월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 등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추동력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성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로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다. 특히 올해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권역별 주도국들인 호주, 인도, 남아공과 함께 초청을 받았고, 코로나19,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기후위기 등에 대응하는 핵심의제인 보건, 열린사회와 경제, 기후변화·환경 세션에 참여했다. 초청 자체가 우리나라가 국제 핵심현안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G7의 기대를 방증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가 바라는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세계의 코로나19 극복에 가장 중요한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을 위해 ‘코백스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에 올해 1억 달러, 내년 1억 달러 규모의 추가 기여를 공약했다. 또한 백신 허브를 세계 곳곳에 구축해 생산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고 한국이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회의에서 다수의 G7 정상들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응을 선도하는 모범 방역국가라는 평가를 내놨다.

2년 연속 초청받은 우리나라, 환경 등 핵심세션 참여해 논의 주도
기후변화·환경 세션에서 우리나라는 선도 발언을 요청받아 논의를 주도했다. 우리는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구조상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기후위기에 대응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을 약속하고 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적으로도 그린 뉴딜을 통해 녹색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P4G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해 국제사회의 탄소중립과 민관협력 의지를 결집한 ‘서울 선언문’을 도출했다. 우리가 기후변화·환경 세션에서 선도발언자로 선 것은 이러한 노력이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또한 이번 정상회의에서 G7 국가들 및 초청국들과 함께 ‘열린사회 성명’을 채택했다. 인권, 민주주의, 표현·언론의 자유, 법치주의 등의 가치를 세계로 확산해 나가고, 인종차별, 불평등, 혐오와 차별 등 민주주의 사회의 내부적 위협에 공동 대응하며, 신기술 개발 및 규범 수립 과정에서 이러한 가치가 반영되도록 G7 국가들이 협력을 심화해 가자는 내용이었다. 특히 신기술 개발 및 규범 수립에서의 협력은 기술 선도국인 우리나라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합의다. 또한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G7의 인도·태평양 전략 또는 구상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가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의 역할이 커진 만큼 부담도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번 팬데믹에서 겪었듯 다른 나라의 위기가 곧 우리의 위기가 되는 연결된 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개도국의 경제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 자유무역체제 강화를 위해 협력하면 우리의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선순환의 연계고리가 작동한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그 혜택도 더욱 분명하다.
우리는 이번 정상회의 참여를 통해 국제 리더들인 G7 국가들과 국제현안 해결에 대등하게 참여하는 파트너가 됐다. 국제현안 해결에서 우리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우리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하는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이다. 책임이 무거워질수록 우리의 목소리도 커질 수 있으며, 그것이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우리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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