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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쳐쓰기의 기적
온라인 소통의 치트키
송숙희 글쓰기 코치,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끌리는 단어 혹하는 문장』 저자 2021년 07월호



실리콘밸리의 스타 기업가인 그는 소통도구로 이메일만 이용했다. 밤낮없이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회신도 10분 안에 보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던 그가 이메일을 보내지도 응답하지도 않았다. 나중에 보니 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돌입한 그 무렵이었다. 이제는 sjobs@apple.com 계정의 이메일을 보낼 수도 받을 수도 없다. 그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다. 그가 이메일을 애용한 이유는 빠르고 명료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서비스가 일과 일상의 소통을 대체하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통이 자리 잡으면서 줌(Zoom) 같은 도구를 활용하는 화상회의가 대세가 됐다. 이러한 와중에도 이메일은 비즈니스 소통에서 그 위엄을 유지한다. 중요한 소통일수록 이메일을 이용하니까. 의심할 여지 없이 이메일 글쓰기는 일의 성과를 좌우한다. 이메일 쓰기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오류와 고쳐쓰기를 안내한다.

한꺼번에 왕창 보내기? NO! 1메일 1안건 보내기!
편지는 답장을 받아야 제맛이다. 이메일도 원하는 내용의 회신을 받아내야만 일단락된다. 그렇기에 한 통의 이메일에는 하나의 안건을 담아야 회신이 빠르다. 복수의 안건을 하나의 이메일에 담을 경우 회신에서 누락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메일은 소통도구인 만큼 용건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 안부를 묻거나 자기소개를 하느라 핵심적인 용건이 뒤로 밀리는 것만큼 최악은 없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메일 끝에 용건을 강조하는 것이다. 무엇을 언제까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하기를 바라는지 등 원하는 바를 분명히 요청해 상대가 빠르게 회신하도록 돕는다.
다만 이메일 소통의 단점은 ‘동시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메시지가 오가는 데 대기시간이 발생한다. 대기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메일을 여러 차례 주고받을수록 소통도 늘어진다. 가급적 복수의 안건전달은 피하되, 한 통의 이메일에 내용 전반을 일목요연하게 담아 전함으로써 소통시간은 줄이고 소통효과는 키워보자.

인사로 때우는 제목 대신에 용건을 알리는 제목으로
업무상 보낸 이메일의 회신을 여유 있게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빠르게 회신을 받아 일의 성과를 내고 싶다면 제목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상대는 누가 무슨 이유로 이메일을 보냈는지를 제목 한 줄로 간파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협업이나 투자를 제안하는 메일에 ‘안녕하세요? ???입니다’ 같은 인사와 자기소개로 제목을 채우거나 ‘급한 일로 메일 드립니다’같이 읍소하는 제목을 쓴다면 빠르고 명료한 소통을 자랑하는 이메일 효과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알 수 있게 하려면 키워드를 포함해 쓴다. 그러면 빠르게 읽히거니와 쓴 사람도 받는 사람도 메일함에서 검색하기도 쉽다.

텍스트 덩어리보다는 단락 구분해서 잘 읽히게
이메일은 한눈에 내용이 파악되게 써야 한다. 이메일 한 통이 하나의 텍스트 덩어리로 보이면 상대는 폭탄 맞은 느낌에 피하고 싶어진다. 내용이 많을 경우, 4~5개 단락으로 구분하고 글머리 기호나 중간 제목을 사용해 잘 읽히게 구성해야 한다. 비즈니스 레터로서의 이메일 쓰기도 돈을 들여 배우는 미국에서는 ‘이메일은 5줄로!’라는 불문율이 통용된다. 저 말을 번역하면 ‘어떤 내용이든 이메일은 한눈에, 한 호흡에, 한 번에 읽게끔 써라!’다. 간단하지 않은 내용은 개조식으로 정리해 쓰면 한눈에 잘 읽힌다. 중요한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그 부분을 다른 색으로 강조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글로벌 광고회사 사치앤드사치(Saatchi & Saatchi)의 밥 실러트 전 회장은 이메일을 읽으면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 파악된다고 말한다. 명민한 사람인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어떤 발상과 사고를 하는지, 그래서 주목할 만한 사람인지 이메일만 보고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필자가 강의하며 만난 경영진과 임원들도 실러트와 비슷한 생각과 관점을 갖고 있었다. 이메일은 오디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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